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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편지
20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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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아버지의 사과편지
인사
신체발부
옆집의 신
기념사진
아이들의 밤
좁고 긴 바다

오카루 간페이
덧없이 지는 벚꽃
차 안의 여러분
네즈미하나비
치코와 그란데
김밥 가장자리
학생 아이스크림
물고기 눈과 티눈
이웃집의 냄새
토끼와 거북이
간식시간
길에서 주운 것들
옛날 카레
콧대 신사록
야채어묵
계란과 나

작가의 말
해설 : 추억을 읽는 장인
옮긴이의 말 : 꽃 진 자리에서 추억을 만나다
아버지의 사과편지
인사
신체발부
옆집의 신
기념사진
아이들의 밤
좁고 긴 바다

오카루 간페이
덧없이 지는 벚꽃
차 안의 여러분
네즈미하나비
치코와 그란데
김밥 가장자리
학생 아이스크림
물고기 눈과 티눈
이웃집의 냄새
토끼와 거북이
간식시간
길에서 주운 것들
옛날 카레
콧대 신사록
야채어묵
계란과 나

작가의 말
해설 : 추억을 읽는 장인
옮긴이의 말 : 꽃 진 자리에서 추억을 만나다

저자 소개 1

무코다 구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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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niko Mukoda,むこうだ くにこ,向田 邦子

일본 최고의 드라마 작가이자, 에세이스트, 소설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드라마 작가로 전직한 후, 절묘한 대사와 정교한 구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데라우치 간타로 일가」「아수라처럼」 등 1천여 편이 넘는 드라마 각본을 썼다. 첫 에세이집 『아버지의 사과편지』로 독자와 평론가 모두를 사로잡으며 “추억의 장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0년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도 입지를 굳혔으나, 1981년 집필을 위해 대만을 여행하던 중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82년 ‘무코다구니코상’이 제정된 이래 최고의 드라마 각본에 상을 수여해오고 있으며, 무코다 작품 관련 전시가
일본 최고의 드라마 작가이자, 에세이스트, 소설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드라마 작가로 전직한 후, 절묘한 대사와 정교한 구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데라우치 간타로 일가」「아수라처럼」 등 1천여 편이 넘는 드라마 각본을 썼다. 첫 에세이집 『아버지의 사과편지』로 독자와 평론가 모두를 사로잡으며 “추억의 장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0년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도 입지를 굳혔으나, 1981년 집필을 위해 대만을 여행하던 중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82년 ‘무코다구니코상’이 제정된 이래 최고의 드라마 각본에 상을 수여해오고 있으며, 무코다 작품 관련 전시가 매년 열릴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 작가 사와치 히사에는 무코다의 글을 ‘소설적 에세이’라고 평했는데, 이는 그녀의 에세이가 소설과 같은 선명한 구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 『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 역시 집필 당시의 에피소드와 과거의 추억 사이를 오가며 완성한 소설과도 같은 40여 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다양한 일화 속에서 인간 본성을 세밀하고도 유쾌하게 읽어낸 이 책은 우리가 기꺼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면면을 페이지마 다 펼쳐 보인다. 뛰어난 ‘인간관찰자’ 무코다 구니코가 유머를 잃지 않는 가운데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국내에 소개된 또 다른 책으로는 에세이집 『아버지의 사과편지』(2009)와 소설집 『수달』(200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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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96g | 140*204*30mm
ISBN13
9788982181245

책 속으로

우리 집 개를 두고 다른 집 개를 귀여워하는 것은 조금 켕기는 일이긴 해도 거기엔 떨치기 힘든 묘한 재미가 있다. 나는 가끔 우리 개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집 개를 쓰다듬거나 데리고 놀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하다못해 간지럼 하나를 태우더라도 우리 집 개보다 더 귀여워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면서 미묘한 반응의 차이를 맛보는 것이다. 상대 강아지도 주인의 눈을 피해 의외로 대담하게 한순간 교태를 보이다가, 주인 눈에 띄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 척을 한다. 바람피우는 재미란 이런 것일까 하고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 p.254

출판사 리뷰

나오키상 수상작가이자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작가
‘인생의 달인’ 무코다 구니코가 들려주는
가난한 밥상과 내세울 것 없는 가족에 대한 그리운 예찬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작가 무코다 구니코가 펴낸 첫 에세이집 『아버지의 사과편지父の託び狀』(1978). 1981년 비행기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까지 절묘한 대사와 정교한 구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시간됐어요」「아수라처럼」「데라우치칸타로 일가」 등 1,000여 편이 넘는 텔레비전 드라마 각본을 써온 무코다 구니코는 이 책을 통해 추억의 저편을 따뜻한 인간적 통찰로 감싸는 뛰어난 에세이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 엄격하고 권위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어린 시절 가족에 관한 기억을 감동적으로 길어낸 이 책과 작가를 두고 “쇼와시대(1926~1989년), 일본 근현대의 살아 있는 서민의 역사” “에세이의 전범” “추억의 장인匠人” 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추억을 읽는 장인, 무코다 구니코

걸핏하면 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르던 권위적인 아버지, 도쿄 공습이 시작되어 불길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최후의 만찬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따뜻하게 차려 먹은 가마솥 밥과 고구마튀김, 늦은 밤 아버지가 연회에서 싸온 음식을 먹기 위해 일어나 커다란 머리를 기우뚱거리며 졸던 남동생, 간식으로 먹던 그리운 불량과자, 한밤의 택시기사에게 요금 대신 아파트 열쇠를 건넨 어처구니없는 실수, 술집 화장실에 원고료가 든 핸드백을 빠뜨려 술집 전체가 발칵 뒤집힌 사연, 월급봉투를 놓고 내린 택시를 따라잡으려 누구보다 빠른 달리기 선수가 되었던 엄마……
스물네 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는『아버지의 사과편지』는 쇼와시대 일본의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한 무코다 구니코의 어린 시절 추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가 그리는 추억의 풍경들은 저마다 가슴속 깊숙이 품고 있던 아련한 기억들을 건드린다. 때로는 힘들고 상처가 되었던 일들도 무코다 구니코의 온기 어린 시선을 통과하면 미소를 지으며 ‘추억할 만한’ 것이자 그 자체 한 시대의 역사적 기록이 된다. 그것은 바다 건너 일본인의 생생한 시간여행이지만,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근현대의 기억과도 멀지 않기에 더더욱 눈길이 간다.

추억은 너무 진지하게 확인하지 않는 게 좋다. 몇십 년 동안 그리움과 기대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풍선을 자기 손으로 펑 터뜨리는 것은 아깝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어린 시절 먹었던 우동가루 카레를 만들어달라고 결코 조르지 않는다. (253쪽)

뒤늦게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도착한 아버지의 사과편지,
빨간 펜으로 적어놓은 가슴 먹먹한 아버지의 사랑


그런데 도쿄에 돌아와보니 할머니가 “네 아버지한테서 편지가 왔더구나” 하시는 것이다. 두루마리에 붓으로 쓴 편지에는 평소와는 좀 다른 투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말미에 쓴 것만은 지금껏 기억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각별한 수고”라는 한 줄이었는데, 그 문장만큼은 빨간 펜으로 줄을 그어놓았다. 그것이 아버지의 사과편지였다. (18쪽)

어느 추운 겨울 아침, 간밤 아버지의 손님들이 문지방에 토해놓은 토사물을 어머니를 밀치고 성난 손길로 청소하던 어린 딸 무코다 구니코. 그때 아버지는 마루 끝에 서서 말없이 보고만 계셨다. 그런데 도쿄로 돌아오니 편지가 와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아버지의 사과편지』의 중심에는 초등학교 졸업이란 학력으로 보험회사에 급사로 들어가 젊은 나이에 지점장이 되어 한 가정을 꾸려온 아버지가 있다. 늘 집안이 들썩하게 화를 내며 가족들을 몰아붙이고, 때로는 게이샤의 부축을 받으며 불콰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던 아버지를 두고 무코다 구니코는 그때는 “그런 아버지가 너무도 미웠다”고 적는다. 그러나 저자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아버지의 슬픔을 간과하지 않았다. 어린 딸에게 아버지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했지만 가끔씩 약점을 드러내는 너무나 약한 사람이기도 했다. 끝내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한 아버지의 어색한 사과편지를 떠올리며 무코다 구니코는 말한다. “추억은 너무 완벽한 것보다 약간은 부족한 듯 사람 냄새가 나는 편이 더 그립다”고.

김밥 끄트머리는 밥에 비해 박고지와 김이 많아서 맛있다. 그런데 이것은 아버지도 무척 좋아하여, 엄마는 그걸 모았다가 작은 접시에 담아서 조간신문을 펼쳐든 아버지 앞에 내어놓는다. (……) 김밥 끄트머리가 아버지 쪽으로 가기 전에 그것을 썰고 있는 엄마 쪽에 손을 갖다 대는 바람에 자주 혼나곤 했다. “위험하잖아. 손을 베면 어쩌려고.” 결국 끄트머리는 내 앞으로 두세 개 정도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른?이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뭐든 가운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어묵이든 양갱이든 끄트머리는 엄마나 할머니가 먹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그런데 김밥만큼은 끄트머리가 좋다는 것이다. (……) 한때 드라큘라 저금통이 유행한 적이 있다. 돈을 얹으면 ‘끼익’ 하고 사람의 시선을 끄는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작고 파란 손이 나와서 음흉하달까 무자비하달까, 기분 나쁜 손놀림으로 돈을 낚아채고는 쏙 들어갔다. 뭔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소풍날 아침, 신문 뒤에서 손을 뻗어 김밥 끄트머리를 집어 먹던 아버지의 손을 연상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어 웃었지만, 갑자기 따뜻한 물을 마시고 난 것처럼 가슴속이 따뜻해졌다. 부모자식 간은 불가사의한 법이다. 이런 철없는 작은 원망도 그리움으로 통하니 말이다.(162~164쪽)

아버지는 남자면서도 생김새를 따지는 편이었다. “구니코는 코가 퍼져 있으니까 앉을 때라도 똑바로 앉아라.” “눈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네 코는 안경을 걸쳐도 미끄러지는 코니까.” (……) 아버지에게 없는 풍요로움과 밝음이 엄마 주변에는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의 그런 부분을 사랑한 게 틀림없지만, 동시에 시기심도 있지 않았을까. 간혹 엄마나 외갓집을 비난할 때 뭉툭한 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 걸 보면 그런 추측이 간다. 나는 아버지의 그런 점이 몹시도 싫었다. 그런 탓인지 어쩐지 몰라도 나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쓸 때 남녀 주인공 모두 콧대가 높지 않은 사람을 상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딱따구리처럼 오똑 솟은 코를 가진 사람은 생각이나 말도 콧대가 낮은 인간과는 미묘하게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259쪽)

대중과 소설 독자, 평론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고의 글쟁이


『아버지의 사과편지』는 곤궁한 밥상에 대한 예찬이며, 내세울 것 없는 가족에 대한 예찬이다. 스물네 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땡볕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만나는 한바탕 소나기처럼 시원하다. 어린 시절 갖고 놀던 딱지며 인형처럼 애절하다. 서랍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잔고 두둑한 통장처럼 든든하다.--옮긴이

어떤 이들에게는 칠팔십년대 사람들을 텔레비전 앞에 꼼짝 못하게 해놓고 울고 웃게 만든, 한 시대의 감수성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드라마 작가였고, 어떤 이들에게는 뛰어난 소설가였으며, 어떤 이들에게는 한 세기의 추억을 어루만지는 최고의 에세이스트로 기억되는 무코다 구니코. 그녀의 글은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하면서 에세이의 전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책이 나온 지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관련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982년에는 ‘무코다 구니코 상’이 제정되어 매해 최고의 드라마 각본에 상을 수여해오고 있다.

칠팔 년 전에 아카사카에 있는 어느 호텔에서 대본을 쓰느라 갇혀 있을 때였다. 호텔측에서는 마침 전국 시장회의가 있으니 하룻밤만 넓은 다다미방으로 옮겨달라고 했다. 좁은 방에 싫증이 난 참이어서 기뻤는데, 새 방에 들어가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다미가 오륙십 장은 깔린 넓은 방 한가운데 병풍을 둘러쳤는데, 앉은뱅이책상 하나만 오도카니 놓여 있었다. 대문호라면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변변치 못한 신출내기 글쟁이일 뿐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궁상맞은 인간이다. 두더지가 갑자기 땅 위로 내쫓긴 형국처럼 몸속이 근질거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책상을 끌어다 방구석으로 가져갔다. (……) 몇 년 전인가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에밀 졸라의 전기 영화로, 드레퓌스 사건에 연루된 졸라가 서재에서 집필 도중 죽게 된다. 램프의 불완전 연소가 원인이었다. 그때 그의 서재는 위세도 당당한 넓은 방이었는데, 책상은 방 한가운데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그런 위치에서 걸작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역시 나 같은 사람과는 그릇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 나는 글을 쓰는 인간의 용모나 체격은 작품과 미묘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의견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하나 더, 서재의 넓이와 책상 위치 역시 관계가 깊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날, 그런 상상을 하다가 밤을 새워버렸고, 결국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동서고금의 큰 인물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책상이야말로 거실 한구석 벽에 우렁이처럼 달라붙어 있는, 참으로 한심하기 없는 작은 책상이다. 책상 위에는 작은 맥주 병. 살라미 소시지의 끄트머리 쪽에 톱날처럼 뾰족뾰족한 부분을 씹고 또 씹으며 쓰고 있다. 필통에는 차마 버리지 못하고 넣어둔 몽당연필……(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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