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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부르고 대답하는 듯 찬송을 하는 소리가 들리고 종을 울리는 등, 사이비 종교 의식에서 사용하는 뻔한 소리가 들렸다. 한참 시간이 흐르자 마구간 안에서 들리던 의식을 올리는 소리가 섹스를 나누는 게 분명한 소리로 바뀌었고, 바람이 세지기 시작했다. 지평선 쪽에서 구름이 몰려오며 그쪽에서부터 비가 내리는지 주변이 더욱 깜깜해졌다. 몇 분이 지나자 내가 있는 곳에도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오르가슴을 느끼는 듯한 첫 번째 교성이 울려나오자 하늘을 가로질러 번개가 번쩍거렸다. 다행스럽게도 뒤집어 쓴 비닐과 덤불 덕분에 몸은 젖지 않은 상태였고, 번개는 아직 집 가까운 곳까지 다가오지는 않고 있었다.
마침내 암살 음모에서 그들이 맡은 역할을 알아차렸다. 총리가 비행기를 타고 몸을 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날씨라면 누구도 헬리콥터를 이용해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며, 그러면 목표물을 지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꼼짝없이 당하고 말 터였다. 개인적으로 그런 식의 작전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총리가 빠져나갈 때를 기다렸다가 헬기에 미사일을 몇 발 쏘는 편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식으로 눈에 띄고 싶은 것일 수도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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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존재 자체가 비밀인 정부 기관 소속 요원인 동시에 마법사이며 국가 적대 세력을 척결하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세상에 철저하게 숨겨진 고대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그 어떤 군인보다 더욱 빠르고 은밀하게 적들을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전달된 빨간 서류철. 그 안에는 마법으로 총리를 암살하고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싶어 하는 마녀 테러리스트들의 명단이 들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최첨단 심리 기법과 오컬트, 무정부주의가 결합해 만들어진 단체 ‘현명한 자매들’이었다. 현명한 자매들의 와해와 총리 암살 방지를 위해 잭의 상관은 신입 요원을 자매들 조직에 침투시키기로 결정하고, 잭은 그녀의 보호를 맡게 된다. 그러나 예상 외로 강력한 자매들의 능력에 신입 요원은 물론 잭마저 그들의 손아귀에 떨어질 위험에 처하고, 자매들의 음모는 거의 성사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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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
본격 하드보일드 판타지 액션 『헌터스 문』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헌터 잭과 총리를 암살하려는 비밀 단체 현명한 자매들의 숨 막히는 대결을 그리고 있다. ‘하드보일드 판타지 액션 소설’이라는 말 그대로 『헌터스 문』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든 복합적인 요소들로 일단 손에 잡으면 끝을 보지 않고는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과격한 액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행하는 잭의 모습은 액션 영화의 그것과 닮아 있고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영혼에 빙의하거나 소실된 고대 마법을 아무제약 없이 사용하는 모습은 판타지 소설의 상위 서클 마법사와 같다.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엑소시스트였다는 작가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헌터스 문』의 세계관과 주인공 잭의 활약상은 어느 것이 진짜 현실이고 어느 것이 가상인지 경계가 모호한 혼돈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현실감 있는 새로운 혼돈의 세계 『헌터스 문』이 창조해낸 세계에는 마법이 실존한다. 다만 각국 정부는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마법의 존재를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그동안 세상을 뒤집어버리거나,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영적인 장소 부근을 어슬렁거리던 수많은 단체들은 정부의 비밀스러운 대처에 의해 결국 우스꽝스러운 꼴로 자멸하고 만다. 심지어 영국의 대처 수상이 보수당 경선에서 탈락한 것이 무언가 마법적인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한다. 마법은 진짜 있는 것이고, 다만 그 존재가 숨겨져 있을 뿐이라는 허황된 것 같지만 묘하게 현실감 있는 이 설정은 테러나 폭력, 섹스와 같은 현실 세계와 만나 더욱 있을 법한 일이 된다. 『헌터스 문』에서 마법과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세뇌 기술이다. 실제로 미국 정보부 등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정보를 빼낼 때 쓰기도 한다는 이 기술은 테러리스트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무기이다. 그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서 진짜 마법사 잭에게 뒤지지 않는 마법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다. 마법이 중요한 설정 중에 하나지만 그와 상반되는 적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심리 기법을 이용한 세뇌 기술이라는 점은 『헌터스 문』을 실제 세계와 더욱 가깝게 만드는 또 다른 무기가 된다. 그대로 따라하면 정말 될 것 같은 마법 의식에서부터 테러리스트의 생활, 대테러 진압 작전과 그에 소용되는 최신 무기와 세뇌 기술까지. 저자는 마치 그것들 모두를 직접 경험한 것처럼 현장감 있게 이 모든 것을 전달한다. 영안실 직원이나 술집 매니저, 경호원, 엑소시스트 등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저자의 모든 이력이 『헌터스 문』 안에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절대 양립할 수 없는 두 조직의 전면 대결 『헌터스 문』의 주요 대결은 잭이 받은 임무에서 시작됐지만 잭과 조직만의 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쪽과 세상을 반전시키려는 세력 사이의 전쟁이기도 한 것이다. 현상 유지를 원하는 잭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테러리스트 ‘현명한 자매들’이다. 잭과 정부 기관이 남성 중심의 마초적 집단이라면 현명한 자매들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페미니즘 단체이다. 잭의 상관은 손쉽게 그들을 처리(사실은 일방적인 학살)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잭과 신입 요원만을 투입하지만 상대는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다. 남성과 여성, 국가 권력과 테러 단체, 과연 이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우리는 적당히 겁을 줄 수 있는 사기꾼 골동품 거래상을 상대하는 게 아니야. 저들은 테러리스트들이라고. 국가에 반하는 활동을 해온 전력이 있는 집단이고 사람들 목숨을 해치려고 일을 꾸미고 멀쩡한 사람을 머리가 돌게 하기도 한단 말이야. 캐런 경우만 해도 그래. 2년 전만 해도 그녀는 마법에 관심을 둔 평범한 교사였어.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며 살았던 모든 걸 증오하는 혁명가가 되어 죽었단 말이야. 물론 개인적인 자기계발을 거쳤는지도 모르지만, 왠지 정신을 다른 사람에게 지배당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야. ……당신이 우리 국에 들어올 때 했던 맹세 기억해? 우리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거야. 저 아랫집에 사는 어린아이가 벽장에서 괴물이 튀어나와 자신을 잡아먹을 거란 걱정 없이 안전하게 잘 수 있게 해주어야 해. 누군가 자기 정신을 채가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정신적인 방향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해주는 거야.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믿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해. 아니면 대혼란을 겪든지 마녀 사냥을 벌여야겠지. 우리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나마 다른 두 가지 상황보다는 덜 끔찍하니까 어쩔 수 없어. _ 본문 중에서 선인가, 악인가 ― 헌터 잭 주인공 잭은 ?회의 혼란을 막고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점에서 선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그가 하는 행동은 악당에 가깝다. 자신의 진짜 정체는 절대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십분 활용하여 불쌍한 공무원들을 닦달해대고, 단지 자신이 한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죄 없는 사람을 걸레처럼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 자신의 뒤를 쫓는 사람은 외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람이라도 거리낌 없이 고문 도구들을 늘어놓고 괴롭히고, 아무리 테러리스트라지만 여자를 잡아서 고문이나 세뇌를 하다 죽어버려도 ‘어쩔 수 없지’라고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내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잭이라 부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은 음악이지만 직업은 마법사고 성격은 개차반이다. 마법을 익히고 나서 5년쯤 지났을 때 그들이 날 찾아왔다. 그들은 내가 재능이 있다고 했다. 그들이 말하길 나는 너무 똑똑하고 유능하고 어쩌고저쩌고해서 사람들 대부분이 들어보지도 못한 방식으로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건 당연했다. 사실은 제안을 거절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제안을 받아들여 커다랗고 오래된 건물들이 있는 시골에 가서 마법을 제대로 많이 배웠다. 그 밖에도 무기 사용법을 포함해서 다른 사람의 하루를 망쳐놓을 수 있는 온갖 기술을 익혔다. 그들은 내가 교육을 마치자 군부대로 보내 훈련을 받게 했다. 군에서 받은 훈련을 통해 ‘마법 지팡이를 든 빌어먹을 놈’으로 탈바꿈한 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서슴지 않고 쓰는 사람이 되었다. 교육을 마치자 그들이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일을 시작한 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직업이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괜찮고, 특히 보수가 매우 훌륭했다. …… “사실 자네를 뽑은 이유는 여자 수십 명을 없애라는 지시를 받아도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야. 우리 국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그런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든. 난 자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사실 어쩌면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들 가운데 제일 불쾌한 인간일 수도 있지. 하지만 쓸모 있을 데가 있어. 바로 이런 일이지. 그러니까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알았나?” _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