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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리오를 위하여
2 카산드라의 눈동자 3 한때 바람에 나부끼는 은백색 초원이 있었던 섬의 이야기 Ⅰ 4 바람의 유래 5 도키코 이모의 일기 6 한때 바람에 나부끼는 은백색 초원이 있었던 섬의 이야기 7 펠리컨을 찾는 사람들 8 야스요 문서 9 한때 바람에 나부끼는 은백색 초원이 있었던 섬의 이야기 Ⅲ 10 늪지가 있는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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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난 가보를 관리할 여유가 없단 말이다.”
“그럼 팔아버리면 되잖아요.” “못 팔아.” “하지만 오래된 물건이라면 탐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걸.” “오래되긴 오래됐지. 그건 내가 보증해.” “그럼 왜.” “그래도 못 팔아. 왜냐하면 겨된장이거든.” “겨……된장요?” 설마 잘못 들었겠지. 나는 믿어지지 않아 되물었다. “그래. 겨된장.” “겨된장 장아찌 만드는 그거?” “그래. 달리 또 뭐가 있겠니?” 어째서 그런 물건이 가보가 된다는 거지? 할 말을 잃은 나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이모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그런 물건이 가보냐고, 묻고 싶은 거지?” 근시인 이모는 나에게 바싹 다가와 말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옛날에 말이다, 야반도주하다시피 고향 섬을 떠나온 너희 증조부모님이 딱 하나 갖고 나온 것, 그게 이 겨된장이야. 전쟁 중에 공습경보가 울리는 와중에도 너희 외할머니는 다른 것 다 제치고 제일 먼저 이 겨된장을 들고 집을 뛰쳐나오셨다는구나.” “목숨을 걸면서까지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가보가 된 이유군요?” “그렇지.” “하지만 기껏해야 겨된장일 뿐인데 갖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쉿.” 이모는 갑자기 긴장한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 “‘기껏해야’ 같은 소린 두 번 다시 하면 안 돼.” 도대체 왜? 나는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아아, 겨된장은 매일매일 관리해줘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그것 때문이에요?” “응, 그것도 있지.” “하지만 이젠 이모 혼자니까 불만 가질 사람도 없는데, 성가시면 버려도 되잖아요.” “버릴 수 있었으면 이런 걱정 안 하지. 한 번이라도 관리를 게을리 했다간 아주 난리가 난단다.” “막 구려지나?” “시끄러워져.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내가 이번 일로 도키코네 집에 와서 만사 제쳐두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겨된장 찾느라 사방을 뒤진 거였다.” 겨된장이 불평을? 나는 다시금 이모를 뚫어져라 보며 제정신인지 의심했다. 이모가 이런 농담을 하는 사람이었나? --- p.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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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독신 여성인 구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독신으로 지내던 막내 이모가 돌아가시자, 그녀가 살던 아파트를 물려받아 이사를 하게 된다. 다만, 이 맨션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한 가지 이상한 조건을 수락해야 했는데, 그것은 바로 외가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가보 「겨된장」을 매일매일 정성껏 관리해줘야 한다는 것. 집안의 가보라는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기껏해야 겨된장이라는 생각에 선뜻 맨션으로 이사를 한 구미였지만, 이 「겨된장」이라는 것이 수상하다! 고작 매일매일 저어주었을 뿐인데 겨된장에 절인 소박한 채소 반찬은 회사 동료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가 하면, 고작 하루 관리를 소홀히 했더니 「겨된장」은 꿈에 나올까 무서운 목소리로 우렁차게 울어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구미는 겨된장 속에서 수상한 알을 발견하게 되고 급기야 그 알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소년이 태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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