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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못된 여자다
26명의 여자들이 섹스, 고독, 일, 모성, 결혼에 관한 진실을 말하다
캐시 하나워 편 / 번역집단 유리 역
소소 200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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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l 캐시 하나워

1. 동거 - 굴레 없는 사랑인가, 책임 없는 사랑인가?
내가 폭발할 땐 당신이 참으세요 l E. S. 마두로
내 소녀시절 맹세와 건달 애인 l 베로니카 체임버스
멀리 있어 아름다운 그대 l 젠 마샬
만남, 헤어짐, 그리고 사랑은 계속된다 l 사라 밀러

2. 섹스 - 요부로 살 것인가, 아내로 살 것인가?
그대 안의 요부를 깨워라 l 신시아 클링
내 남자를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l 헤이즐 맥클레이
뉴밀레니엄 여자가 사는 법 l 케리 헐리
새벽, 그는 아직 집에 없다 l 한나 파인

3. 결혼 - 결혼, 사랑의 무덤인가, 완성인가?
인생은 완벽하기에는 너무 짧다 l 케이트 크리스틴슨
나는 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되었는가? l 카렌 카르보
마흔 넷 노처녀, 웨딩마치를 올리다 l 낸시 워틱
이혼 이후 l 다프네 머킨
남편이라는 이름의 낯선 이방인 l 질 비알로스키
내가 결혼하지 않는 8가지 이유 l 캐서린 뉴먼

4. 일 vs. 가정 - 싸울 것인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황제마마, 엄마 대령했사옵니다 l 크리스틴 옥트롭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l 호프 에델만
인도에서 날아온 봄 철새들 _ 손님 치르기 전쟁 l 치트라 디바카루니
엄마의 반지 l 헬렌 슐만

5. 모성애 - 엄마는 답을 알고 있다
아빠가 엄마의 울타리를 넘어올 때 l 로리 아브라함
난 아일 때린 적 없어 l 엘리사 샤펠
나에게는 못된 여자가 필요하다 l 수잔 스콰이어
페미니스트는 딸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l 나탈리 앤저
난 누구에게도 생명을 준 적 없지 l 팸 허스턴

6. 에필로그 -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여자가 되어가고 있습니까?
나는 행복하다 l 엘렌 길크리스트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l 비비안 고닉
내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이유 l 나탈리 쿠즈

저자 소개

역자 : 번역집단 유리
번역작업이란 유리를 통해 원작을 들여다보듯 해야 한다는 대학원 시절 ‘사부’의 지론에 따라 이름을 ‘유리’로 정했다고.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과 출신의 미모의 젊은 여자(?) 여섯 명으로 구성된 번역집단 유리는 정식 과정으로 번역을 공부한 첫 세대들답게, 원저자의 뇌리를 스친 섬광을 포착하고, 가슴 밑바닥을 긁어내고, 숨소리까지 전달하는 완벽한 번역을 하고 싶다는 깜찍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 맏언니 윤미경을 필두로 박은숙, 김기영, 박수미, 이문희, 언니들보다 더 믿음직한 막내 곽미경까지, 앞으로의 활약을 눈여겨봐 달라고.
저자 : 캐시 하나워
소설『언니의 육체 My Sister's Bones』의 작가.『엘르 Elle』,『미라벨라 Mirabella』,『셀프 Self』,『글래머 Glamour』,『마드무아젤 Mademoiselle』등 여러 잡지들에 기사, 에세이, 비평, 소설 등을 발표하고 있다.『글래머』와『마드무아젤』에 서평란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7년 동안 잡지『세븐틴 Seventeen』의 인간관계 어드바이스 칼럼을 쓰고 있다. 역시 작가인 남편 다니엘 존스, 아들, 딸과 함께 매사추세츠 서부에 살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58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0247025

책 속으로

…그래서 밤이면 밤마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잠든 척하고 나면) 나는 빨래는 쌓아 놓은 채, 전화 응답은 미뤄둔 채, 학교 서류는 비워둔 채, 원고는 끝내지 않은 채 온라인으로 기어들어가 친구들에게 내가 사는 꼴을 설명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면서 분노의 이메일을 날렸다. 그리고 나는 뭔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많은 여자들, 특히 나처럼 일과 결혼과 그리고 더러 아이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야심 있는 여자들(대부분 작가들인데)은 하나같이 화가 나 있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으며, 스트레스에 지쳐 있다는 사실. “남편이 아이가 아니라 조수나 하나 만들어 줬음 좋겠어,” 한 친구가 내게 답 메일을 보냈다. “남편한테 말했지, 뭔가 달라지지 않으면 떠나겠다고 말이야. 결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른 친구가 말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덧붙였다. “어제는 진짜로 우리가 이혼하고 각자의 아파트로 돌아간 다음 다시 데이트를 시작하는 공상을 다 했다니까.” “직장에선 하루 종일 쾌청이야. 근데, 집에 돌아오면 그때부턴 괴물이 돼.” 세 번째 친구가 말했다. “못된 년이 되는 거지.”

‘집안의 암캐.’ 불량한 여자. 못된 년. 그렇다. 내가 느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버지니아 울프가 ‘집안의 천사’라고 불렀던 것과 정반대의 것. 골이 잔뜩 난 암캐.

…<플럭스> 말미에서 오렌시타인은 여자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자신들의 경험을 서로 공유하라, “나이와 환경을 뛰어넘어 대화하라”는 것이었다.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내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온갖 상황에 처해 있는 온갖 나이대의 친구들로부터 평안과 조언, 공감과 지혜를 그러모으는 것. 더 많은 여자에게 말을 걸수록, 그들이 화가 나 있든 아니든, 나는 기분이 나아졌고, 내 삶과, 이유가 뭐든 역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여자들의 삶에 대한 통찰이 깊어졌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해 왔던 ‘메일 주고받기’를 확장하고, 더 많은 여자들을 이 나눔과 드러냄의 장에 초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비슷한 가정에서 자란 여자들이든 덜 보수적이거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여자들이든, 결혼은 하고 아이는 갖지 않는 여자들이든 아이는 낳고 결혼은 하지 않는 여자들이든, 이혼한, 더러는 두세 번 이혼한 여자들이든 독신에 아이가 딸리지 않은 여자들이든, ‘특별한’ 관계의 여자들, 이를테면 혼외관계가 용인되는 열린 결혼을 한 여자들이든, 누군가와 내연의 관계에 있는 여자들이든. 하여간 어떤 여자든. <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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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 왜 ‘집안의 암캐들 The Bitch in the House’ 인가?

보다 젊고 행복한 시대를 사는 여러분은 그녀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집안의 천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를 겁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간단히 그녀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말할 수 없이 따뜻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착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녀한테는 눈곱만큼의 자기 욕심도 없습니다.
그녀는 집안일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척척 해 냅니다.
그녀는 날마다 스스로를 희생시킵니다.
닭고기를 먹을 땐 제일 맛없는 부위를 골라 먹고,
추운 날엔 외풍이 드는 곳을 골라 앉습니다.
한마디로 그녀는 체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자기 자신을 위한 소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소망들에는 언제나 귀를 기울입니다.
- 버지니아 울프, ‘여성 서비스 연맹’에 제출한 글인 <여성의 직업>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집안의 천사(the angel in the house)'를 죽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원제는 ‘집안의 암캐(The Bitch in the House)’다. 천사 vs. 암캐, 착한 여자 vs. 못된 여자. 아마 누구랄 것 없이 거의 대부분의 현대 여성들이 벌이고 있는 전쟁일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혹은 말빨 좋은 저널리스트, 작가, 자유기고가, 교수 등 대부분 프로 작가들인 26명의 미국 여성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26개의 에세이로 구성된 책으로서, 모든 여자들이 인생을 살면서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다양한 국면의 문제들 - 사랑, 연애, 동거, 섹스, 외로움, 결혼, 불륜, 커리어와 집안일의 갈등, 남편과의 관계, 아이 키우기, 자아 찾기, 홀로서기 - 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글을 모았다. 26곳의 전쟁터에 관한, 세상 모든 여자들의 전쟁 같은 삶에 관한 상세 보고서.
2.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여자가 되어갑니까?

2. 못된 년들!

이 책은 여자들의 시선이 그려내는 오늘날 여자들의 전쟁 같은 삶의 세밀화다. 전쟁의 총성과 포화와 비명과 외침과 울음과, 순간순간 선포되는 화해와 평화의 축포와 환호가 생생히 들리는 아주 리얼한 세밀화다. 왜 자신이 소리 내고, 화내고, 시비 걸고, 분란을 일으키는 못된 여자, ‘집안의 암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내밀한, 그러나 당당한 고백이다. 오늘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여자들의, 여자인 나의 자화상이다.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딸린 종속변수가 아니라 독립변수로 놓는 순간, 여자들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그 전쟁의 장(場)은 남녀관계 그 자체일 수도 있고, 가사분담, 경제적 관계의 재정립, 육아문제, 가정이라는 울타리일 수도 있다. 너무도 분명하고 평화롭고 조용했던 그곳들에 긴장과 동요가 생기기 시작한다. 질서와 규칙이 흔들리고, 침묵이 깨진다. 못된 년들!

3.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시대는 변했다. 변하긴 변했는데 “반쯤” 변했다. <플럭스Flux>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오렌시타인의 말을 빌자면, 오늘날 우리 시대는 “낡은 삶의 양식과 기대는 무너졌지만, 새로운 발상들은 아직 파편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또 종종 상호 모순적”인 상태다. 과거에는 정해진 질서와 규칙에 따라 살아가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남녀 모두 각자의 주어진 조건 내에서 하나하나 타협하고 절충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말하자면 A부터 Z까지 모든 것들을 (심지어 설거지를 누가 할 것이냐 같은 언뜻 보면 아주 사소해 보이는 문제까지도) 상호관계 속에서 결정해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것은 좋은 의미에서 독립적인 결정의 여지, 즉 자유의 확대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일상적인 수준에서 매일매일 치러야 하는 고난의 전투를 의미한다.
요즘 유행처럼 인구에 떠도는 싱글족, 동거족, 싱글맘, 커리어우먼, 열린 결혼, 불륜, 이혼, 주부 남편, 가사분담, 공동육아, 대안가족 등의 언어들은 그러한 새로운 남녀관계의 변화들을 시사한다. 이제 모든 남녀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던 단일한 인생 루트는 점점 무효화되어 가고, 대신 일일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기 자신의 욕망과 조건은 물론 또 다른 직접적인 당사자인 또 다른 개인(애인 혹은 배우자)의 욕망과 조건까지 고려해야 하는, 선택과 합의에 의한 삶의 양태만이 유효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점점 힘을 잃어가고는 있지만) 과거의 가치와 질서들의 저항까지 더해져 삶은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이 혼란 속에 들어있는 당사자들은, 특별히 누구랄 것 없이 변화된 시대에 적응해 살아가야 하는 모든 보통의 남녀들은 (전례 없이 당연해지고 사회적으로 부추겨지는) 자신들의 욕망과 (여전히 존재하는 기존 질서와 규칙의 저항에서 비롯되는) 불안과 죄책감 사이에서 지독한 혼란을 겪겠지만, 그 지독한 혼란은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인 것이다.

4. 나는 내가 원하는 여자가 되어간다

…나는 내가 언제나 새롭게 반복되는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가 아닌 다른 뭔가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고 그리고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애를 낳고 다시 직장을 나가고 그리고 일과 애와 남편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본문 중의 <뉴밀레니엄 여자가 사는 법>에서

‘~해야 한다’와 ‘~하고 싶다’ 사이. 정해진 규칙과 불안한 욕망 사이.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여자들의 선택의 기준은 이제 (거의 시대적 당위로서) ‘~하고 싶다’로 기우는 것 같다.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어지럽히는, 혹은 그것들에 수정과 변화를 요구하는 말하자면 일종의 선전포고가 될 수도 있겠다. 질서가 혼란으로, 평화가 불안으로, 침묵이 소란으로, 안락함이 불편함으로, 모든 고정되고 견고했던 것들이 무엇이든 가능한 유동적인 것들로 변한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인내할 것을, 그 혼란을 지혜롭게 인내할 것을, 더 나아가 그 혼란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해낼 것을 요구한다.

우리 둘 가운데 ‘잘못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완전히 잘한 사람도 없다. 잘못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었다. 눈알이 핑핑 도는 회전목마 위에 우리는 함께 올라 있었다. 본문 중의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

우리는 이제 싸움을 하되, 어떻게 하면 분통을 터뜨리거나 문제의 핵심을 놓치거나 감정에 휘말리거나 서로를 비난하거나 혹은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하지 않으면서 싸울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러면서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작업을, 서로 같은 편에 서서 싸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갈등과 혼란의 터널 끝에서, 갈라지고 엇갈리고 도저히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던 우리 둘의 기대와 편견과 두려움의 늪으로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진정한 결혼의 불완전한 알몸을 보았다. 본문 중의 <인생은 완벽하기엔 너무 짧다> 에서

'못된 여자들’이 창조해내려는 새로운 질서는 전쟁 같이 치열한 싸움을 동반하되, 대화와 타협 그리고 합의에 기반을 둔다. 남자는 싸워야 할 대상이되, 그는 적이 아니라 파트너다. 물론 때로는 대화와 타협에 실패하여 관계 자체를 청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에 그랬듯이 어느 일방의 승리 혹은 굴복에 의한 관계의 지속보다는 다른 새로운 관계의 모색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합의의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창조적 해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녀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것이 아니라 충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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