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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삼촌은 어머니에게, 나는 진짜 예쁘긴 하지만, 그건 좋은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말했다. 도대체 왜 아닌데? 어머니가 물었다. 그러자 삼촌이 대답했다. 그건 쟤 외숙모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에요. 자기 속에만 들어 있고, 아무에게도 기쁨을 주지 않는 그런 아름다움이요, 마땅히 기쁘게 해줘야 할 사람에게조차 한 번도 주지 않지요.
---pp 110~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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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과 살면 얼마나 편할까. 그가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가 갑자기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끊임없는 긴장감을 참아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보다 우월할 것이다.
---pp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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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점점 더 그가 미웠다. 나 자신도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다. 마치 요니가 나를 계획적으로 속인 것 같았다. 그런데 가장 절망스러웠던 것은 이런 것을 그에게는 말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건 아주 우습게 들리는 일이었다. 그를 미워하기도 하고, 나를 미워하기도 하다가, 여차하면 우리 둘을 다 미워했다. 그가 살았던 집 뒤로는 아주 커다란 공원이 있었다. 거기서 나는 내가 함께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던진 질문을 그에게도 했다. 전에는 내 혀에서 타올랐지만 지금은 진부하고 미지근해진 질문. 나를 늘 변함없이 사랑할 테야? 그런데 그에게서 응, 이라는 대답이 너무도 쉽게 나와서, 아니, 라는 대답만큼이나 실망스러웠다. 우리에게는 늘 바위 위에 앉아서 훌쩍이며 눈물을 삼키던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길을 잃었다. 우리 둘 다. 빨간 하늘 아래 하얀 바위 사이에 앉아 있는 고아가 된 쌍둥이처럼, 무리를 놓쳐버린 양 두 마리. 나는 내내, 어떻게 다시 정상적인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pp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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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텐 처음이었지, 안 그래? 그래요, 아저씨는요?
그는 늘 그렇듯 만족스럽게 웃었다. 어떻게 그렇겠니? 한창 때를 파리에서만 보냈는데, 나는 다 해봤어, 다, 그래서 나한테도 그렇게 힘든 거야. 힘들다구요? 내가 놀라서 물었다. 그래, 나한테는 이제 모든 게 다 지루해. 이게 너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건 잘못 생각하는 거야. 이건 극복하기 힘든 일반적인 권태야. 매번 강한 자극이 필요하지, 그런데 결국 그것도 효과가 없어지지. 단순히 하는 섹스, 남자, 여자, 들아가고, 나오고 하는 그런 섹스는 나한테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체조하는 것보다도 재미가 없어. 기교적이 면에서는 맞는 말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감정의 문제는요? 아저씨가 관심 있는 여자랑 섹스할 때는 분명 다를 거 아녜요? 그런 섹스는 분명 아저씨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거 아녜요, 안 그래요? 대화와 같은 거잖아요, 그렇지 않은가요? 왜 너는 내가 대화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니? 그가 투덜거렸다. 내가 섹스에 대해서 말한 것은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야. 자극은 점점 더 강한 걸 원하지, 감정? 그런 거 이젠 몰라, 살아갈수록 인간은 더 동물적인 되든가, 애 같아지든가 둘 중의 하나지, 여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욕구야. 나는 갑자기 실망스러웠다. 마치 무슨 독약을 삼키고 아무리 후회해도 이제는 몸에서 빼낼 수 없게 된 것처럼 완전히 결정타를 날린 실망감이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내 삶을 망가뜨렸고, 그는 지루함에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자 그는 자기의 곱상한 손을 내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나를 위로했다. 너 내가 아까 거기서 샤울과 있는 너를 보았을 때 처음으로 너를 제대로 본 거 알아? 처음으로 너에게 끌리는 나를 느꼈어. 네 위에서 그가 내뱉는 신음 소리가 내게 전해졌어. 하지만 이 말은 나를 더 실망시킬 뿐이었다. 그래서 어쩔 건데요? 아무것도 없어, 왜 뭘 꼭 해야 하니? 하지만 전 당신을 사랑하는데요. 그러자 그가 다시 물었다. 왜 나를 사랑하는 거지? 나의 무엇을 사랑하는데? 매번 내 눈에 자기가 얼마나 굉장해 보이는지 다시 듣고 싶어하는 그의 욕구가 거부감을 일으켰다. 게다가 그것이 이미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또다시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자기중심적이고, 사려가 없고, 유치하고, 오만하고, 감정이 메말랐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말은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말해봐, 나의 어떤 점을 사랑하는 거지? 그가 다시 물었다. 정말로 그게 알고 싶다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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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유럽을 열광시킨 새로운 작가의 등장
2000년 8월 18일, 독일 텔레비전 문학방송의 간판프로였던 ‘문학사중주’에서 이 작품《모독》은 출연했던 네 명의 비평가(라이히 라니츠키, 지그리트 뢰플러, 헬무트 카라섹, 엘케 아이덴라이히) 모두가 열광적으로 옹호한 유일한 작품이었다. 특히 진행자인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자신이 최근에 읽은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했으며 이제 히브리 작가들, 특히 여성 작가들로부터 전도 유망한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고 평했다. 당일 방송은 ‘문학사중주’ 방영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이 방송 직후 《모독》은 독일은 물론 유럽 문학 시장을 석권했고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아마존 서평란에는 충격과 경탄에 찬 독자 서평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서 초판이 나온 지 3년 만에《모독》은 전세계 17개국에서 번역되었다. - 극도의 에로티시즘과 고도의 종교적 사유, 그 누구도 엄두내지 못했던 독창적 글쓰기 ‘문학의 진정한 축제, 보기 드문 수작.’ ‘신랄하고 시적이고 때로는 잔인하며, 언제나 마음을 울리는 문장,’ ‘불안할 정도로 탁월한 소설.’ ‘리얼한 대화, 정확한 문장, 상징과 암시의 빼어난 융화.’‥‥‥. 온라인 서점 독자서평란에 올라온 각국 독자들의 독후감이다. 살레브 소설 읽기의 백미는 한번 잡으면 단숨에 독자를 흡인하는 속도감일 것이다. 살레브는 기존의 소설 문법을 과감히 포기한다. 마침표 대신 나열되는 수많은 쉼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공간을 건너뛰는 현란한 문장들. 이처럼 독특한 문법을 통해 이야기의 호흡을 수시로 조절하는 한편,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하는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또 하나 살레브가 독자를 유인하는 두 가지 요소가 성(sex)과 성(聖)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사유의 영역일 것이다. 특히 섹스에 대한 살레브의 솔직한 묘사는 범람하는 정보에 웬만큼 단련된 독자들도 당혹스러우리만큼 도발적이고 노골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여타의 작품들이 빠지기 쉬운 싸구려 환상이나 유혹의 함정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스라엘에서 성서학을 전공한 지식인답게 작가는 상황의 중요 국면들을 놀라운 종교적 통찰로 수놓고 있다. 전작 《남편과 아내》에서 보여준 살레브의 문학적 탁월함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 새로운 소설, 새로운 작가의 발굴 이스라엘의 저명한 문필가 집안 출신인 체루야 살레브는 2000년 벽두, 소설《모독(Love Life)》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현대 히브리문학의 대표주자이다. 살레브는 푸른숲 출판사가 역량 있는 해외 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중국의 소설가 위화(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살아간다는 것》의 작가)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하는 소설가이다. 이미 나온 작품 《남편과 아내》에 이어 푸른숲은 살레브의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