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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
여름 숲 너와 나, 우리 마법의 양탄자 착한 요정 또 하나의 눈 아주 작은 세상 생명의 소리, 생명의 맥박 가을 교향곡 영원한 치유 어떤 편지 |
Rachel C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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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치던 어느 가을밤이었다. 그때 로저는 세상 빛을 본지 20개월이 지난 아이였다. 나는 로저를 담요로 감싼 채 비내리는 어둠 속 바닷가에 앉혔다. 저 멀리, 우리의 눈길이 미처 닫지 않는 바다 저 끝에서, 거대한 물결이 우르릉대며 춤추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것은 어슴푸레하게 하얀빛을 띠고 있었다. 세상을 뒤흔들 듯 커다란 소리를 내며, 물결은 이내 우리 곁으로 밀려와 무수한 포말로 스러졌다. 로저와 나는 즐거움에 겨우 크게 웃었다.
로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의 신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던 것이다. 물론 나는 삶의 거의 대부분을 바다와 사랑에 빠져 보낸 어른이었다. 하지만 로저와 나는 그날 밤 분명히 같은 기분을 느꼈다. 드넓기 그지없는 바다, 세상을 뒤흔들 듯 우르렁대는 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안고 있는 넉넉한 어둠. 우리는 이 모든 것에 가슴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밤이 지나고 비바람은 잦아들었다. 그리고 얼마 뒤, 나는 다시 로저와 함께 바닷가로 나갔다. 이번에는 바닷가의 가장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들고 간 손전등의 희미한 불빛만이 겨우 어둠 한 구석을 밝히고 있었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밤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물결이 부서지는 소리, 끊임없이 불어대는 바람 소리, 실로 지극히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크고 위대한 것에 이르는, 그 모든 것들이 살아 있는 시간이자 장소였다. 로저와 나의 이 각별한 밤은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밤이기도 했다. 우리는 유령게를 찾았다. 모래와 비슷한 색을 띠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 녀석들을 로저와 나는 낮에도 가끔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유령게는 주로 밤에 활동한다. 녀석들은 밤바다를 거닐지 않는 동안에는 해변에 작은 구멍을 파고 숨어 있다. 마치 바다가 가져다 줄 그 무엇인가를 조용히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 pp 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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