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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발췌한 글들_랠프 월도 에머슨
서문_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자연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_레이철 카슨 자연의 가르침, 디서플린에 관하여_앨리슨 호손 데밍 인류는 불을 통해 성장해왔다_몰리언 데이나 우리가 저마다 땅의 시를 적어 내려갈 때_킴 스태퍼드 로키산의 노장들, 브리슬콘소나무를 찾아서_데이비드 해스컬 자연의 무심함 속에 사는 영광_후안 마이클 포터 2세 한 방울의 물이 비구름이 된다는 것, 루미부터 에머슨까지_알리레자 타그다라 바닷가에서 파도와 포말에 기대어_벳시 숄 코로나와 늦겨울의 연못 수영_윌리엄 파워스 ‘기억’이라는 지리_아키코 부시 새들의 야간 비행_킴벌리 리들리 산호초가 부르는 더 깊은 곳으로, 프리다이빙!_폴 베넷 생명체들의 보금자리, 오크나무_더그 탤러미 정원에서 반反정원으로, ‘야생 정원’_지니 블롬 우정과 물의 생태계_토머스 L. 월츠 우리는 본래 농업 인류였다_진 바우어 삶은 삶으로 이어진다_월리스 코프먼 자연의 계절들_맥스 모닝스타 도깨비산토끼꽃으로 영혼을 치유하다_데브 솔 삶은 조수와도 같다_캐슬린 딘 무어 & 에린 무어 옮긴이의 말 이 책에 실린 기고자들의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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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저마다 보금자리를 찾아다니는 민들레 홀씨들이 공중 가득 눈송이처럼 소용돌이쳤다. 날개 달린 단풍나무 씨앗 하나가 나무에서 떨어져 내가 읽고 있던 책 위에 내려앉았다. 세상은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공중에서, 문자 그대로 생존과 부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 p.18 우리는 무언가 진실하다(true)고 말할 때 그 단어의 뿌리가 나무(tree), 휴전(truce)과 유사하다는 걸 안다. 우리는 나무의 한결같은 성격과 유연한 정신에서 진정한 삶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을 때 훼손되기 쉬운 땅과의 긴 전쟁을 벌여온 우리는 비로소 평화로운 공존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p.55~56 세상의 어느 곳이든 수천 개의, 아니 어쩌면 수백만 개의 시간들이 공존한다. 땅은 우리에게 인간의 시간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과는 다른 박자에 대한 상상력을 펼쳐보라고 외친다. --- p.67 나는 솔방울이나 벌보다 위대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나와 운명 사이의 문제다. 나를 필요로 하지도 보살피지도 않으면서 내가 이룰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환영해주는 세계에 산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유의 완벽한 본보기다. --- p.73~74 천문관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철새들이 하늘의 ‘고정’된 점, 즉 북극성을 중심으로 도는 별들을 보고 가을에는 남쪽으로, 봄에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과학자들이 천문관의 인공 하늘에서 북극성의 위치를 옮기거나 별자리들의 회전축을 다른 별로 삼자 새들은 그에 따라 방향을 바꾸었다. --- p.120 농업 개혁은 토지 이용과 정부 정책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문화적 진화까지 요구한다.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권력에 심취했던 것처럼 육식에 이끌렸다. 가장 큰 부와 권력을 가진 사회가 가장 많은 육류를 소비하고, 가장 큰 해악을 끼쳐왔다. 이제 과학자들은 우리가 인류세를 살고 있다고 경고한다. --- p.164 자연은 지극히도 아름답고 잔혹하며, 내가 아무리 무수하게 애원해도 통보도 없이 나를 버려둔 채 나아가고 변화해왔다. 자연은 자애롭지도, 악의적이지도 않으며 무심할 뿐이다. 우리는 전체의 일부이고, 자연은 그걸 안다. --- p.182 |
“자연은 하나의 언어다.”
시인, 에세이스트, 해양생물학자, 동물복지 활동가, 야생생태학자가 써 내려간 자연의 언어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거릿 풀러 등 당대의 사상가와 작가 들에게 큰 영향을 준 랠프 월도 에머슨(1803~1882)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연은 하나의 언어다. 나는 이 언어를 배우고 싶으며, 이는 새로운 문법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의 언어로 쓰인 위대한 책을 읽기 위해서다.” 몬슨예술갤러리 수석고문이자 메인주 계관시인을 역임한 스튜어트 케스텐바움은 에머슨이 말한 ‘자연의 언어’에서 출발하여 “자연은 어떤 식으로 말하고, 우리는 어떻게 귀 기울이는가”라는 주제 아래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를 기획하고 엮어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뒤집혔던 5월의 어느 날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되는 그의 서문은 혼돈 속에서도 제 할 일을 다하는 단풍나무 씨앗과의 조우를 전하며 자연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생태학과 환경과학, 동물 보호, 조경 디자인, 약초 재배에 이르기까지 자연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움직임과 소요들이 때로는 진지하고 열띤 음성으로, 때로는 고요하고 나지막하게 전해진다. 이제 에머슨의 말대로 ‘자연의 언어로 쓰인 위대한 책’의 페이지를 한 장씩 펼쳐보자. 천 년을 사는 로키산의 브리슬콘소나무, 북극성을 따라 움직이는 새들의 야간 비행,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한 연못 수영…… 우리 삶을 둘러싼 대괄호 ‘자연’이 전하는 경이로운 이야기들 로키산의 브리슬콘소나무는 천 년을 산다. 젊은 나무들도 17세기, 18세기에 태어났다. 곧게 뻗은 다른 소나무와 달리 브리슬콘소나무의 가지는 엉키고 뒤틀렸다. 어떻게 이 나무들은 이렇게 오래 살까? 소나무의 특징 및 물리적, 환경적 요인에 관한 고찰은 시간에 대한 관념으로까지 나아간다. 데이비드 해스컬은 말한다. “브리슬콘 소나무는 긴 시간이 아니라 다른 시간을 산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어둠 속을 유영하는 새들의 ‘야간 비행’은 또 어떨까. 해먹에 누워 밤하늘을 감상하던 과학 저술가 킴벌리 리들리는 대부분의 명금이 과열과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밤에 이동하고, 철새들이 별자리의 움직임을 비행 보조물로 삼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과학자 윌리엄 파워스는 코로나 락다운으로 시작한 늦겨울 연못 수영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잊고 있던 몸의 감각을 되찾으며 “질병과 격리의 시대에 삶을 헤쳐 가는 건 육체가 아닌 정신”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여행 작가가 전하는 프리다이빙을 통해서는 심해의 푸름 속에 오직 나뿐인 아찔하고도 생생한 ‘망각의 자유’를, 뉴욕 도심을 벗어나 산책하며 인종차별의 상처를 달래는 저널리스트를 통해서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자연의 무심함이 주는 위로’를, 하루 14시간씩 흙에서 일하며 지속가능한 농법을 실천하는 농부와 우연히 날아든 우는비둘기를 통해 도깨비산토끼꽃의 치유력을 발견하는 약초 재배자의 이야기에서는 ‘자연과 하나 된 삶의 기쁨’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숭배의 교훈을 배우는 이다” _랠프 월도 에머슨, 『자연』 이 책은 랠프 월도 에머슨의 에세이 『자연』에서 시작되어, 우리의 삶을 둘러싼 대괄호 ‘자연’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자연에 관한 성찰은 나 자신으로, 더 나아가 우주로까지 확대되며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로까지 이어진다. 에머슨의 『자연』에 따르면 우주를 끌어안기 위한 필요조건은 개개인의 고독이다. “혼자가 되려면 별들을 보라. 천상의 세계에서 오는 그 빛들은 우리가 접촉하는 것들로부터 우리를 분리시켜줄 것이다.” 이처럼 자연은 물리적 제한으로부터 우리의 지평을 넓히고, 언어와 종교, 정치로 인한 분열을 야기하지 않는 저 광활한 우주의 세계로 우리들을 연결시킨다. ‘자연’ 안에서 우리는 그렇게 홀로이자 ‘함께’인 존재가 된다. 이 책에 실린 스무 편의 글들은 인간으로서 경험 가능한 다채로운 자연에 대한 그림을 짧지만 힘 있는 목소리들로 하나하나 그려놓았다. 자연을 닮은 듯, 아름답고도 자유로운 모습을 한 이 책은 자연이 하는 말들에 보다 귀 기울이기를, 그리하여 그 말들이 우리 영혼과 정신에 가닿기를 바라고 있다. 자연과의 질서를 회복하고 조화를 되찾을 때, 우리의 삶은 또다시 삶으로 이어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