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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트는 아침은 음악의 샘
2. 불후의 소리를 빚어낸 명연주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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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머는 이따금 이차크 펄먼과 견주어 이야기되고는 한다. 그러나 펄만과 크레머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두 사람 모두 기교에 뛰어나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펄먼의 연주에는 톤이 따스하고 감미로운 노래가 있지만 모든 것이 너무 수월하게 흘러버려 혀끝을 달콤하게 해줄 뿐 깊이 음미할 여운이 없다. 그러나 크레머는 수월하게 연주하되 안이함이 없고 노래가 흐르되 달콤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시게티처럼 깊은 곳의 심금을 뒤흔들어 전율한 만한 열락으로 우리를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다. 펄먼은 자신이 낙천가임을 내세워 신체적인 장애를 말끔히 극복했음을 과시하면서 고뇌의 흔적을 전혀 보여주지 않지만, 크레머는 그의 고독을 내세우려고는 하지 않는다. 크레머는 이따금 하이페츠와 견주어지기도 한다. 그 톤에 다같이 냉기와 고독이 서려있다는 점에서라면 그들 두 사람만크 서로 닮은 연주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하이페츠의 고독이 아무도 오르질 못한 높이에서 묘기를 펼쳐 보이는 공중 트래피스트의 고독이라면, 크레머는 그 기교를 지성의 필터로 걸러내고 있는 구도자의 괴로움에 젖어있는 그럼 고독이다.
--- p.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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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비평가 이순열의 수상집을 담은 『뜰에는 나무를 가슴에는 음악을』이 출간되었다.
제1부 '동트는 아침은 음악의 샘'은 신화, 문학, 미술, 건축, 철학, 영화 등 모든 예술과 클래식 음악 사이의 교감을 우아하고 독창적인 필치로 엮어 낸 수필 모음이다. 제2부 '불후의 소리를 빚어낸 명 연주자들'은 세계 유명 연주자 총 23명의 음악 만남을 통해 공감하는 열락의 순간을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다. 피아니스트 에드빈 피셔, 글렌 굴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마르타 아르헤리치, 클라라 하스킬, 로잘린 투렉,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 기돈 크레머, 핑커스 주커먼, 김영욱, 정경화, 게르하르트 타슈너.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자클린 뒤프레, 알랭 뫼니에, 리코더 주자 데이비드 먼로.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 마리아 칼라스, 에마 커크비 등.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음악동아>편집장과 편집위원을 지낸 저자의 박식한 음악 해석은 많은 이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음악 초심자로부터 음악 애호가, 음악 마니아까지 폭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객석>, 철저히 주관적이고 직관의 시선으로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 '광대'와 '연주자', '예술가'가 서 있는 지점을 분명히 갈라놓고 있다. 거장급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경량급'이니, '원숭이'니 하는 식의 거침없는 입담에서 가벼운 음악 만들기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모자람이 없는 온전한 자신감에는 저자가 평생을 매달려 온 맑고 지조 있는 음악에 대한 확신이 녹아 있다. "모든 것이 망가져 버리고, 더 이상 맑은 물이 흐르지 않는 우리 시대에 '4월이 오면 감미로운 소나기가 산천 초목 젖줄을 대어! 라고 초서와 같이 노래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욕망과 추억이 뒤섞이고, 언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는' 잔인한 4월의 갈등 속에서 윌는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노래를 다시 부르지 않으면 안된다" 저자가 예를 든 초서의 <캔터베르 이야기>와 엘리어트의 <황무지>는 현재 우리 앞에 있는 예술의 시대에 엄숙하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