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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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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년여 만의 신작이자 12번째 스튜디오 앨범
2004년 막바지에 선보인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 이후 4년이 약간 넘는 기간 만에 선보이게 되는 이 앨범 [No Line On The Horizon]은 이들의 통산 12번째 정규 스튜디오 작으로 전작인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등의 음반을 프로듀싱했던 플러드(Flood)를 맞아들여 일렉트로니카의 색채를 강화했던 [Achtung Baby](1991)라든가, 오랜 동지 브라이언 이노와 결별하고 하위 비(Howie B)를 프로듀서 및 엔지니어로 맞아들여 만든 [Pop](1997) 앨범에서와 같은 파격적인 변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그런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게다가 도합 15개의 트로피를 선사해 [Pop] 앨범의 시행착오를 만회하게 해준 두 장의 앨범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와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의 프로듀서진인 "스티브 릴리화이트(Steve Lilywhite)-브라이언 이노(Brian Eno)-다니엘 라노아(Daniel Lanois)"의 삼각편대가 이번에도 그대로 참여하고 있는 것에서도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흡사하면서도 일정 부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것을 알 수 있다. 블루스 록의 영향력이 살짝 엿보이는 'Stand Up Comedy'라든가 초기 사운드를 가미한 몇 몇 곡들, 그리고 가장 실험적 느낌이 강한 'Fez-Being Born' 등이 그런 변화의 시도를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힙합 아티스트인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의 윌아이엠(Will.i.am)이 'Magnificent'에서 키보드 연주를 선보이고 'I'll Go Crazy If I Don't Go Crazy Tonight'의 키보드 연주와 프로듀싱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앨범과 동명 타이틀 트랙인 'No Line On The Horizon'은 브라이언 이노의 영향력을 엿보게 하듯이 앰비언트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록 넘버다.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비트가 중독성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Magnificent'를 보자. 초기의 유투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이 곡에는 윌 아이 엠이 참여해주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귀에 계속 와서 박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오직 사랑만이 마음을 새롭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Only love can reset your mind)". 이와 같이 유투는 치열한 비판의 메시지보다도 더 파급력이 큰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Moment Of Surrender'는 7분여에 이르는 대작이다. 싱코페이션이 사용된 비트와 중독성 짙은 베이스 라인도 인상적이지만 다소 관조적인 느낌을 담아냈던 [Joshua Tree](1990) 앨범 때를 떠올리게 하는 엄숙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에지(The Edge)의 기타 솔로도 감상의 포인트. 서정적인 인트로로 시작되는 미디움 템포의 'Unknown Caller'는 2000년작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앨범의 분위기를 단번에 떠올리게 한다. 중동 풍의 퍼커션이 가미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 한편 'I'll Go Crazy If I Don't Go Crazy Tonight'은 가벼운 팝 스타일의 곡이지만 'Beautiful Day'나 'Sweetest Thing' 등과 같이 대중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는 훅을 지니고 있는 곡으로 특히 필 스펙터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프로듀싱이 인상적이다. 앨범의 첫 싱글로 선택된 'Get On Your Boots'는 전작의 히트 싱글 'Vertigo'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 사실 펑크의 영향이 엿보였던 'Vertigo' 때만 해도 독특한 사운드로 화제를 모았었는데, 이미 음악 팬들의 귀에 익숙해진 사운드인 만큼 별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듯. 에지답지 않은 퍼즈 톤의 기타 사운드와 여기에 살짝 가미된 힙합의 느낌은 보다 진일보한 시도. 물론 "국가 간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I don't want to talk about the wars between the nations)"라는 구절을 들으면 이제 유투가 심각한 메시지보다는 사랑 이야기를 노래하는 밴드로 변절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을 할 수도 있지만, 'Cedars Of Lebanon' 등 여전히 이슈가 되는 소재들을 토대로 한 곡들을 감안하면 이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Stand Up Comedy'는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떠올리게 만드는 블루스에 기반한 사운드를 담아냈다. 앨범 작업 기간 동안 에지가 새로운 다큐멘터리 [It Might Get Loud] 작업과 관련해 레드 제플린 출신인 지미 페이지(Jimmy Page) 및 화이트 스트라이프스(White Stripes)의 잭 화이트(Jack White) 등과 자주 어울렸다고 하는데 에지는 그들의 기타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세련된 편곡을 지양하고 마치 원테이크로 레코딩된 듯한 자연스러움을 담아낸 것이 삿히려 매력 포인트. 'Fez'와 'Being Born'이 이어져 있는 'Fez-Being Born'은 도입부의 앰비언트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트랙으로 앨범의 여타 수록곡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실험성 짙은 사운드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전통 민요에 가사를 입힌 서정적인 트랙 'White As Snow'에 이어지는 곡은 마치 느린 템포로 랩을 뱉듯 하는 유투의 창법이 인상적인 'Breathe'. 역시 기존 유투의 음악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다소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이 나쁘지 않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Cedars Of Lebanon'은 멜로디가 인상적인 차분한 발라드 곡으로 화자는 레바논의 종군 기자. 노래에는 브라이언 이노의 2005년 앨범 [The Pearl] 수록곡인 'Against The Sky'가 샘플링되어 쓰였다. 유투의 이번 신작은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 꽉 찬 내용물을 담아내고 있다. 팬들의 귀에 익은 친숙한 유투 사운드와 급격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사운드가 적절히 안배되어 있다. 대중들로부터 환영 받을 수 있는 인상적인 곡들은 물론, 음악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과연 이번 앨범이 이들에게 2010년 초 열릴 그래미 시상식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안겨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건 이들이 그래미 최다관왕의 기록을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2009. 2. 5. 원용민(음악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