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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대받은 자들의 반항
· 스파르타쿠스 : “노예도 인간이다” 검투사들의 반란 · 스텐카 라진과 푸가초프의 농민반란 : 돈 강에 연인을 바치고 · 전봉준(全琫準) : “내 목을 잘라 그 피를 거리에 뿌려라” 2.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 · 바쿠닌 : 다혈질의 낭만적 무정부주의자 · 크로포트킨 : 성인(聖人)같은 혁명가 · 체 게바라 : 20세기의 신화를 창조한 혁명가 · 호치민(胡志明) :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 3. 정치적 사상적 지적 모험가들 · 볼테르 : 프랑스 혁명의 아버지 · 니체 : 우상(偶像) 파괴자의 고독한 절규 · 도스토예프스키 : ‘인간의 연옥’에서 쓴 기록들 · 푸셰 : 프랑스 혁명의 사생아 · 베블런 : 천민자본주의의 비판가 4. 꿈꾸는 자들의 고뇌와 좌절 · 크롬웰 : 청교도 혁명의 주역 · 로베스피에르 : 청렴한 공화주의자의 고독 · 홍수전(洪秀全) : 태평천국의 꿈은 깨지고 · 김옥균(金玉均) : 삼일천하의 꿈 · 트로츠키 : 배반당한 혁명가의 비극적인 종말 5. 실체 없는 반역 · 묘청(妙淸) : “일천년이래 최대의 사건” · 신돈(辛旽) : 성인(聖人)과 요승(妖僧)의 두 얼굴 · 정여립(鄭汝立) : 실체 없는 모반 · 허균(許筠) : 당쟁의 희생자 · 47인의 무사들 : 일본적인 너무나 일본적인 6. 성 윤리에 저항한 이단아들 · 카사노바 : 환락적인 로코코시대의 모험가 · 노애(··) : 남근으로 진(秦)나라를 뒤흔든 사내 · 사드 : 성 윤리의 파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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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역사적 인물들을 25편의 이야기 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2천여 년 전의 로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로부터, 20세기 체 게바라에 이르기까지 굵은 역사적 자취를 남기고 간 인물들의 이야기는 담담한 서술 속에 독자들의 눈앞에 살아난다. 그들 시대에 스스로를 열정으로 불지폈던 인물들의 삶은 반항 그 자체이다.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어 보려는 시도와 생각은 정치적 행위로 또는 학문적 저서나 문학 작품 등으로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역사속에서 권력의 성채를 장악한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베풀듯이 권력을 내어준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그 권력을 더욱 굳건히 지키려고 무수히 많은 피억압 대중들의 값비싼 피와 죽음을 요구하였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들은 성난 파도가 되어 권력의 성채를 에워싸고 마침내 성채를 그들의 수중에 넣기 전까지는 바람이 이는 대로 엎드리는 갈대처럼 권력자들의 명령에 복종할 뿐이었다. 권력자들의 모진 학대와 수탈이 피억압자들의 인내를 되돌려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해질 때 피억압자들은 행동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런 인내의 한계점이 오더라도 모든 시기의 민중들이 반항의 물결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민중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명령에 복종하고 혹시나 밉보여 재산을 빼앗기고 목숨을 잃게 되지나 않을까 두려움에 떨었다. 역사의 제단에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반항인이 나타나서 그들과 함께 성채가 아닌 들판에 권력을 수립하고 성채로 진격할 것임을 선언할 때 비로소 억눌렸던 민중들은 곳곳에서 반항인의 깃발아래 모여들었다. 이 새로운 권력이 순식간에 궁성에 있는 권력을 무너뜨리는 경우 그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었다. 그것을 혁명이라고 부른다. 성채에 있던 기존 권력과 들판에 등장한 새로운 권력이 대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기존 권력의 정보망과 전쟁 수행능력이 새로운 권력을 압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경우 들판에 있던 권력은 훈련된 기존 권력의 군대에 짓밟혀 무참히 죽음을 맞아야 했다. 반항인들이 수립한 들에 있던 권력이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대개는 권력의 성채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그들은 반역자로 체포되어 사형대에 올라야 했다. 권력의 성채를 접수한 경우에도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권력의 성채에서 혜택을 누리던 기존 지배층의 반발로 너무도 쉽사리 무너져 버리기도 한다. 권력을 유지하지 못한 새로운 권력자는 하룻밤사이에 권력을 내놓고 쫓겨났다. 그것은 권력이 가진 속성으로 양날의 칼처럼 적을 칠 때 사용되던 칼날이 바로 반항인의 목을 겨누게 되면서 반항인들은 불가피하게 패배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런 현상은 반항인의 손아귀에 있던 경찰과 군대가 돌변하여 그들을 체포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크롬웰, 로베스피에르, 묘청, 트로츠키 등 권력을 잡았던 반항인들이 살아서든 죽어서든 그 권력을 놓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항인들이 내쫓기는 현상을 반동이라고 한다. 반동은 반항인이 권력자가 되어서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않을 때 그리고 권력에 대한 성격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여 권력을 노리는 자들의 동향에 대한 대응 능력을 상실할 때 발생한다. 이 책에는 반항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인물로 프랑스 혁명기의 푸셰가 포함되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프랑스 혁명을 깨트리고 로베스피에르를 단두대로 보내게 만들고 권력을 나폴레옹 1인 독재로 회귀시키는 장본인이다. 그는 권력의 속성을 가장 정치(精緻)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반항의 좌절 이면에는 내부 밀고자 형태로 반항을 좌절시키는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푸셰는 내부 밀고자와 같은 그런 인물은 아니다. 그는 반항의 실패는 외부요인 보다는 내부요인이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인물처럼 보인다. 푸셰와 같은 인물은 반항인들 틈 속에 숨어서 활동한다. 다만 그런 인물들이 정체를 드러내느냐 마느냐는 반항인들이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반항인들이 아무리 훌륭한 대의로 무장했다고 할지라도 권력을 민중을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기존 질서를 회복하려는 세력을 제압할 능력이 없다면 반항인들은 실패하게 된다. 그때 푸셰같은 인물이 활개를 치게 되는 것이다. 반항이 처음부터 정치적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반항은 모든 사람들이 순응하며 받아들이던 기존의 질서, 정신, 가치 체계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어떤 사회에서든 기존 질서를 통해서 얻는 이득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 기존 사회 질서를 깨뜨림으로써 보다 공평한 기회를 갖게 되는 사람들도 함께 존재한다. 사회질서라고 말할 때 그 질서는 어떤 계급이나 계층에 속하느냐,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 어떤 피부색을 가졌느냐, 어떤 성별에 속하느냐, 어떤 지역 출신이냐 등에 따라서 분할되는 인습화된 질서를 말한다. 그 질서가 극단적 차별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에 반대하는 반항인들은 문필가로서 그런 사회적 질서를 질타하는 저작물을 내서 민중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그들의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 영향력의 크기는 제한되지 않고 정치가 행해지는 권력의 성채에도 유입된다. 그런 사상적 영향을 받은 행동가들이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 뛰어들게 되는데 그런 활동은 바로 반항 운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문필가들의 영향에 의해 확보된 새로운 지지층이 사회체제와 가치체계를 바꾸게 되면 그 반항은 역사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볼테르, 니체, 도스토예프스키, 베블런 등은 문필의 위력을 통해 반항인들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반항인들의 존재는 권력의 성채에서 내려오는 명령에 엎드리기만 하는 민중의 삶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민중들에게 일깨워준다. 반항인들의 존재는 역사를 전진시키는 힘으로 작용하였다. 때에 따라서 역작용으로 민중들은 반항인의 존재 이전에 있었던 기존 권력의 억압 사회만도 못한 광포한 폭력의 시대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폭력적 반동조차도 반항인들이 뿌려놓은 씨가 들판에서 자라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극단적 차별과 탄압이 존재할 때 반항은 봄날 들판에서 자라나는 풀처럼 인간사회에 되돌아왔음은 인류의 진보가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반항인들의 실패는 다른 나라의 반항인들의 실패와는 다른 면모가 있음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항은 근본적으로 권력획득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 저자는 들판에서 수립된 권력이 궁예와 견훤 정도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왕건이나 이성계는 궁궐 내부의 정변에 의해서 권력을 잡은 경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이런 역사적 배경은 중앙 집중화된 권력이 너무도 강력하여 권력투쟁이 궁정 내부의 권력을 공유하던 반대파들에 대한 숙청의 형태로 나타나게 됨을 설명해준다. 바로 묘청, 신돈, 정여립, 허균 그리고 김옥균의 사례가 그것을 보여준다. 궁성 내부에서 권력을 담당할 인원은 제한되어 있고 그것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불가피하게 권력투쟁은 궁궐 내부이거나 궁궐 외부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반대자를 밀고와 모함을 통해서 숙청시키는 것이었다. 고려와 조선에서 권력의 성채는 하나였고 궁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면서 반항했던 자들과 그 안의 내부 투쟁에서 패배한 자들은 반역자의 멍에를 써야만 했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이 반항인들에 대한 금기를 키워왔고 그들에 대한 영웅적 대접이 매우 미약한 현실적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많이 소개되었던 인물들과 함께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반항인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였다. 그런데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점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대략 10~20여 쪽에 걸쳐서 언급하다 보니 많은 의미있는 부분이 생략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 책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저작이나 그들의 전기로 가는 진전된 독서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 교양서로 멈출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