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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_ 새로운 자본주의의 새로운 문화

1장 관료제의 변화
자본주의의 불안정한 속성
사회자본주의
관료제 쇠창살의 해체
새로운 조직의 특징
통제의 강화와 권위의 상실
세 가지 사회적 적자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자각

2장 능력주의와 퇴출의 공포
퇴출과 교육의 관계
퇴출의 공포
능력주의와 장인정신
잠재력이 중시되는 진짜 이유
권력화된 지식

3장 정치의 몰락
신경제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
욕망의 소멸을 부추기는 방법
제품의 실제 효능과 환상
정치 소비자로서의 시민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

4장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개인의 자질
변화의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
사건과 경험의 축적
개인 유용성의 발휘
장인정신

역자 후기_ 사람 냄새나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학자

저자 소개 1

리처드 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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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Sennett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세에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세에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창립했다. 미국노동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네스코와 유엔해비타트 등 유엔 산하 여러 기구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속기관인 ‘자본주의와 사회 센터’의 선임 연구원이자 교육 및 연구를 통해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 ‘테아트룸 문디’의 의장이기도 하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아카데미, 영국학술원, 왕립문학회 등 여러 학술 단체의 회원이며, 2006년 헤겔상, 2010년 스피노자상,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 등을 받았다. 도시사회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무질서의 효용』을 비롯해, 『살과 돌』, 『공적 인간의 몰락』, 『눈의 양심』과, 1998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인’이란 평을 얻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 노동사회학의 명저로 평가받는 『계급의 숨겨진 상처』,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뉴 캐피털리즘』 등을 썼고,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스스로 삶을 만드는 존재인 인간(호모 파베르)이 개인적 노력, 사회관계, 물리적 환경이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하는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 3부작을 구성해 『장인』, 『투게더』를 썼다.

리처드 세넷의 다른 상품

역자 : 유병선
강릉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일요신문」,「평화신문」,「경향신문」의 편집부, 국제부, 경제부 기자 및 국제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경향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보노보 혁명』(2008, 부키)『밀레니엄 키워드.com』(2001, 웅진닷컴)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3쪽 | 458g | 152*224*20mm
ISBN13
9788960861671

책 속으로

거대한 제도가 여러 조각으로 해체되었지만 사람들의 삶은 공동체가 아니라 해체된 제도의 파편 속에 갇혀 있다. 노동은 가족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일터는 예전 동네와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낯선 이방인들이 스쳐 지나가는 간이역처럼 돼버렸다. 한곳에 정착하고 살기보다는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유목민처럼 떠돌이 삶이 글로벌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거대한 제도는 깨졌지만 더 많은 공동체는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pp.5∼6

18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1백 년에 걸쳐 기업들은 기업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고용 노동자의 수를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기법을 터득했다. 그런데 이처럼 안정을 추구하는,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자유시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기업들이 내부 조직관리에 힘쓴 결과였다. 기업들은 군대의 조직 모델을 자본주의사회에 적용함으로써 혁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p.30

새로운 조직은 MP3 플레이어처럼 작동한다. MP3 플레이어는 노래를 디지털 처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음역만을 연주하도록 프로그래밍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연한 조직은 주어진 시간에 처리 가능한 많은 업무 가운데 취사선택해 집중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기업들이 정해진 공정에 따라 정해진 방식으로 무언가를 생산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p.62

내가 30년 전에 연구한 피라미드 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그때는 조직 내부의 불안과 공포 사이에 정서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불안anxiety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반면 공포dread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알고 있는 상황이다. 불안은 상황이 분명하고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면 공포는 고통이나 불운이 분명해질 때 고개를 든다. 과거 피라미드 조직에서 실패는 곧 공포와 직결됐다. 하지만 새로운 조직에서 실패는 불안의 영역에 속한다. ---p.68

민족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의 껍질 속에 웅크리고 있는 선진국 노동자들의 외국인에 대한 공포는 개도국 노동자들이 생존경쟁에서 자신들보다 우월하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그 불안은 현실 속에서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 거기에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인적자원이 이동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선진국의 인적자원이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도 포함된다. ---p.111

새로운 자본주의의 변화무쌍한 조직체계에서 장인정신의 입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어떤 일을 그 자체를 위해 잘하는 것’이라는 장인정신에 대한 정의에 그러한 문제의 단서가 있다. 어떤 일을 잘하는 방법을 알게 될수록 그 일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기간에 일을 처리하고 다시 다른 일로 옮겨가야 하는 조직과 제도 아래서는 어떤 일을 깊이 파고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첨단 조직들은 이른바 ‘한우물파기’를 반기지 않는다. ---pp.126∼127

능력주의라는 관료제의 작동원리는 개인의 능력을 지켜주는 쇠창살처럼 견고한 보호막을 만들어냈지만 그것은 개인을 외톨이로 만드는 독방일 뿐이다. ---p.134

오늘날 소멸하는 열정은 극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구경꾼 소비자에겐 어떤 물건을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다는 열망보다는 지금까지 가져보지 못한 것이기에 갖고 싶다는 열망이 훨씬 더 크다. 잠재력의 효능이 과장됨에 따라 구경꾼 소비자들은 사용하지도 않을 복잡한 기능을 갖춘 물건에 욕심을 내게 된다. ---p.191

사회자본주의는 군대를 본뜬 민간제도를 통해 공동 계획을 창조했지만 연대solidarity의 쇠창살이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에 비해 새로운 제도는 주변부로 밀려난 개인과 집단에 대해 자유란 이름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새로운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정치의 약점이 바로 무관심이다. ---p.194

시간의 틀이 짧고 불규칙한 첨단 조직들은 구성원들에게서 서사적 삶narrative movement을 앗아간다. 서사적 삶이란 간단히 말해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건과 경험들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p.218

출판사 리뷰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의 진보학자 토니 블레어의 지적 조언자
리처드 세넷이 밝히는 새로운 자본주의와 가치의 충돌


* * * * *

세계화와 신경제의 성장 신화 속에 숨겨진 함정

세계화와 혼돈의 시대, 경제?사회?정치는 물론 개인과 공동체의 삶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다시 찾아온 퇴출의 공포와 세계적 위기에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전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의 석학에게 길을 물었다.
『뉴캐피털리즘The Culture of the New Capitalism』은 미국을 대표하는 좌파 지식인으로 석학 반열에 오른 리처드 세넷이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를 진단하고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혜안과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책이다. 세계화와 신경제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에 대한 현상 분석이 아니라 퇴출의 공포로 대변되는 불안정한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는지에 주목한다. 새로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새로운 제도들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흔들어놓고 있는지를 막힘없이 풀어낸다.
현재 영국 런던정경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리처드 세넷은 노동 및 도시화 연구의 최고 권위자다. 사회학뿐 아니라 예술, 역사, 문학, 정치 경제 이론까지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한 그는 유럽 지식인 사회에서 주목받는 몇 안 되는 미국인 학자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지적 조언자’라 불리었다. 이 책에서 그는 노동 윤리를 비롯해 능력과 재능에 대한 우리의 태도, 공공부문과 민간 조직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퇴출의 공포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세넷은 이처럼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새로운 문화를 유리그릇처럼 작은 충격에도 쉬 깨어질 천박한 문화라고 하며 이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제안한다.

관료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각

1960년대의 진지하고 급진적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공룡처럼 거대해진 대기업과 정부 등의 관료제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들은 이러한 비대하고 복잡하며 경직된 제도야말로 개인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쇠창살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여겼다. 관료제가 자신의 인생을 다른 누군가가 설계한 틀에 맞춰 살아가도록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이 불안정하고 퇴출의 공포가 심화되어 삶의 서사narrative가 흔들리고 있는 근래에 이르러 관료제의 장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관료제의 최대 유산은 ‘조직화된 시간organized time’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회관계는 발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개인들이 다른 것보다 중시하는 삶의 서사는 평생에 걸친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제도를 필요로 한다. 관료제의 쇠창살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간의 틀을 규정한다. 더구나 관료제는 권력과 명령을 해석하고, 현장에서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료제는 개인들이 조직의 구성원으로서의 또 다른 자아agency를 느끼게 해줄 수 있다. 심지어 미국의 복지국가 제도와 같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조직에서조차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은 스스로 뭔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그곳에 머물려고 한다.
요컨대, 사람들은 관료제를 안정이나 연대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관료제는 격변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고용 및 승진을 보장해주는 관료제를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 하겠다.

개인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혁명

이 책의 핵심 단어를 하나만 꼽는다면 ‘서사’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삶을 연속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줄 수 있는 어떤 연관성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오늘날의 새로운 자본주의의 속성이라고 리처드 세넷은 진단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장기적 관점을 버리고 단기적인 승부를 하라. 남과 깊이 사귀지 말고, 손해 보면서 호의를 베풀지 말라.”는 것이 이 시대의 이상적인 가치로 강요되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는 불확실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도덕적 압박을 가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자본주의와 구분되는데, 이러한 압박이 삶의 서사와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만들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빠른 속도로 이합집산을 되풀이하고 필요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을 선택적으로 고용하며 효용성이 사라졌을 경우 즉시 해고해버리는 고용 문화가 개인으로 하여금 내년은, 10년 후는, 그리고 삶의 마지막은 어떠하리라는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로써 개인은 머릿속으로 스스로의 삶의 연속적인 이야기를 구상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MP3형 사회와 월마트식 정치의 실체

무엇이, 어떻게 서사쟀 고리를 단절시키는가? 세넷은 컨설턴트와 MP3, 그리고 월마트 등 일상의 언어로 새로운 경제·사회·정치의 특성을 손에 잡히게 설명한다. 컨설턴트들은 기업의 구조조정에 끼어들어 조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지만 결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변화를 재촉할 뿐 무엇을 위한 변화인지를 설명하지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도 않는 신경제는 컨설턴트식 경제라 할 수 있다.
음반이나 테이프를 사용하던 이전의 오디오와 달리 MP3는 특정 음역만을 연주하고 수시로 듣고 싶은 노래들을 마음대로 바꿔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정해진 역할을 정해진 순서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융통성 있게 순서를 바꾸는 방식이다. 조직의 경우 이처럼 새로운 작업 방식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조직 피라미드의 중간층을 없애는 간소화delayering를 가능하게 한다. 조직의 일부 기능을 외부나 다른 곳에서 아웃소싱함으로써 경영진은 조직 내부의 복잡한 층들을 통폐합할 수 있다. 주력 업무에 따라 고용을 늘리거나 줄이면서 신축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노동계의 비정규직화, 간소화, 비선형화nonlinear sequencing가 심화되고 이러한 변화가 서사의 여지를 없앤다는 게 세넷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제·사회적 변화는 월마트식 정치로 나타난다. 정치 조직의 중앙집중화는 곧 지방 조직과 다양한 이해집단의 중재에 기초해온 기존 정당정치를 해체하고 소비자들이 매장의 선반에 널려 있는 고만고만한 비누 가운데서 상표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듯, 정치 지도자들의 홍보 전략도 비누 판촉처럼 되어간다. 그리고 시민들도 상표만 다를 뿐 내용물은 비슷한 상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정치를 단지 소비할 뿐이다.
이처럼 천박한 문화는 유리그릇처럼 작은 충격에도 쉬 깨어질 것이라는 게 세넷의 전망이다. 삶의 서사를 끊어놓은 지배체제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넷은 현대사회의 유동화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삶을 속박하던 제도로부터 개인이 보다 자유로워진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단지 보다 자유로워진 개인들이 잃어버린 서사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미래

이전 관료제에 비해 새로운 조직과 제도는 더 작아진 것도 보다 민주적이 된 것도 아니다. 권력의 중앙집중화가 심화되고 권력에서 권위가 떨어져나갔다. 새 제도는 구성원의 소속감을 약화시키고, 참여의 기회를 줄이며, 상층부의 지시를 적절하게 해석해주는 중간 기능도 없애버린다. 아울러 조직 내 비공식적인 신뢰의 고리를 차단하고, 마침내 구성원들로 하여금 스스로가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만든다. 제도에 머물면서 보장받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 것이 이같은 사회적 퇴화의 핵심적인 원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개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학자로서 지난 10년간 미국의 중산층을 꾸준히 인터뷰해온 세넷은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표류하지 않게 단단히 붙들어주는 문화적 닻이라고 말한다. 일과 권력의 변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를 평가할 수 있게 해주는 가치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넷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문화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가치로 서사적 삶의 회복, 개인 유용성의 발휘, 장인정신의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삶의 서사를 되찾는 것이다. 서사적 삶이란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건과 경험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세넷은 그 방법론으로 기존 노동조합을 대체하는 ‘병렬조직’의 설립과 일자리 나누기, 새로운 상황에서 시간을 재구성함으로써 사람들이 길게 보고 삶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비공식적 관계들을 통해 스스로를 쓸모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주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쓸모 있고 공공의 선에 부합하는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그 한 가지 방법이다. 국가는 자원봉사를 통해 유익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지위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권위를 확보하게 된다. 개인 입장에서도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분에서 일할 때 보다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요컨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은 사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며 공적으로 인정받은 존재를 가리킨다.
세 번째는 장인정신을 갖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뭔가를 잘해냈다는 만족감을 갖길 원하며, 자신이 이룬 일에 대해 믿음을 갖고자 한다. 하지만 새로운 질서는 일터에서든 교육이나 정치 분야에서든 누구나 갖고 있는 이러한 욕구를 채워주지 않을 뿐더러 채워줄 수도 없다. 자기에게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뭔가를 제대로 해낸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퇇 장인정신의 요체다. 그리고 자신의 이해득실을 초월한 그러한 헌신만이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 헌신이 없다면 사람들은 생존경쟁의 살벌함 앞에 무릎 꿇고 말 것이다.

사람 냄새나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학자

“그는 무척 활발하고, 교제의 폭이 넓으며, 사람들과 막힘없이 대화를 나눈다. 하도 사통팔달해서 어떤 모임에서든 다른 참석자 모두를 합쳐도 그의 박식함을 따라가기 힘들다.” 『제3의 길』의 저자로 잘 알려진 앤서니 기든스는 리처드 세넷을 이렇게 평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르네상스형 석학이라는 뜻으로 말이다. 다른 이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든스의 인물평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한 소리만은 아닌 듯싶다. 이 책은 그런 세넷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1963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를 관료제의 쇠창살로 명명하고 그의 전복을 외쳤던 신좌파 운동가에서 석학 반열에 오른 리처드 세넷이 새로운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추천평

지금까지 어떤 사상가도 구조조정과 재조직화, 아웃소싱으로 대표되는 기업 문화의 끔찍한 변화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하지만 세넷만큼은 예외다. 그처럼 놀라운 통찰력을 지닌 지식인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이 책에서 세넷은 사통팔달한 지식과 샘솟는 지성, 확고한 도덕적 세계관으로 새로운 기업 문화를 해부한다. 대단히 지적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러므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바버라 에렌라이히, (『빈곤의 경제Nickel and Dimed』저자)
사람을 좋아하는 르네상스형 석학, 리처드 세넷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
윌 휴턴 (<가디언> 전 편집장)
거대 담론과 일상의 실례들을 교묘하게 넘나들며 예리한 통찰력으로 빚어낸 성찰이 돋보이는 역작!
더글러스 레 (『도시: 도시화와 그 종말City: Urbanism and Its End』저자)
심오하고 도발적인 발상으로 가득 찬 책. 세넷 특유의 복잡 미묘한 함의와 독창성은 경탄을 자아낸다.
매들린 번팅, 영국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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