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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목소리
어느 나무의 회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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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땅속 가장 깊은 곳에서

무릎 꿇은 사람의 키를 넘지 않았던 그때에는
보람 없이 첫 열매를 맺었던 시절
새벽에 그들은 내게로 와서 한 사람을 목매달아 죽였다
당신들의 사랑을 내게 얘기해
슬픈 폭풍우
도시와 매연은 다가오고
죽은 이들의 목소리인가?
태양은 옛 모습을 잃고

이것이 인간의 종말일까?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1

카롤 잘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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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e Zalberg

카롤 잘베르그는 파리에서 작가, 번역가,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레아와 목소리들』(2002), 『초록 목소리 : 어느 나무의 회상록』(2002), 『그들의 집에서』(2004), 『릴리 리비에라의 죽음과 삶』(2005), 『수평의 어머니』(2008), 『그리고 나를 데려가 주기를』(2009)이 있다. 또한 여러 편의 작품집에도 글을 실었다. 「카카 미노사 노엘」에 ‘영웅, 나의 아버지’(2008)를, 소설집 「나를 사랑해 줘」(2002)와 「B에서 Z까지」(2007)에 단편을 발표했고, 「예술계 장인들의 몸짓과 말」(2004)에도 글을 실었다. 또 그녀의 시
카롤 잘베르그는 파리에서 작가, 번역가,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레아와 목소리들』(2002), 『초록 목소리 : 어느 나무의 회상록』(2002), 『그들의 집에서』(2004), 『릴리 리비에라의 죽음과 삶』(2005), 『수평의 어머니』(2008), 『그리고 나를 데려가 주기를』(2009)이 있다.

또한 여러 편의 작품집에도 글을 실었다. 「카카 미노사 노엘」에 ‘영웅, 나의 아버지’(2008)를, 소설집 「나를 사랑해 줘」(2002)와 「B에서 Z까지」(2007)에 단편을 발표했고, 「예술계 장인들의 몸짓과 말」(2004)에도 글을 실었다. 또 그녀의 시는 「프랑스와 프랑스어권의 젊은 시인들」(2004)과, 장 오리제가 엮은 「프랑스 시선집」(2004)에 실렸다. 어린이를 위한 글 ‘비올레트의 비밀’은 「프티트 프랭세스」 2006년 2월호에 실렸다.

그녀의 다양한 작품들은 비평가들과 수많은 독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초록 목소리 : 어느 나무의 회상록』은 첫 번째 소설에 주는 상인 마을의 책 예선까지 올랐고, 이탈리아를 위한 프랑스 소설 뮈라 상의 최종 선발작 세 편 가운데 하나로 올랐다. 『레아와 목소리들』은 마리안느 상을 받았고 『그들의 집에서』는 위조 소설 상을 받았다. 『라니아가 떠난 날』은 2008년 SGDL 청소년 문학 대상, 몽타뉴 도베르뉴 문학상, 발드구르 피스벵 발롱 죄네스 드 님므 문학상, 그랜느 드 렉퇴르 상, 고야 데쿠베르트 상, 그리고 바타유 데 리브르 상을 받았다.
역자 : 하정희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수료했고, 메릴런드 주립대 대학원에서 영어교육(TESOL)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기억창고』『패밀리』『시시포스』『마지막 대부』『아인슈타인의 편지』『꿈을 그리는 소년 메리레』『소녀의 눈동자』『일 년 내내 벌 받는 일학년』『내 이름은 다람쥐』 등이 있고, 영한대역문고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오즈의 마법사』『그리스 신화』『바스커빌 가의 사냥개』가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53쪽 | 17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6228301

책 속으로

인간들은 너무나도 미약하고 미숙한 존재여서, 일상의 힘든 삶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하지만 첫 열매를 맺기도 전에 이미 나는 말들이 마지못해 끌려 나가 위험 앞에서도 용감하게 달리다가 죽임을 당하고 하이에나와 독수리의 밥으로 버려지는 끔찍한 전쟁을 목격했다. 솜이나 양털로도 충분한데 짐승의 가죽을 벗겨서까지 옷과 가방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19p.

그는 또한 동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오랫동안 관찰하곤 했다. 특히 미세한 동물들과 그것들의 맹목적으로 통제된 행렬, 집단적인 움직임, 그리고 다수의 이익을 위해 종종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방식 속에서 인간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이는 그것들의 모든 특성에 푹 빠져들었다. 그것은 차라리 인간에 대한 환각이라고 해도 좋았다, 개인을 가리고 지워버리는 집단적인 체제에 대한 유혹적이며 현기증 나는 관념이라고 해도……. --- p.44.

이봐, 난 전에는 꽤 미남이었다고.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여자가 내 생김새를 좋아했다는 뜻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건 아니고, 내가 남한테 어떻게 보이는가가 나랑 무슨 상관이겠어. 그런데 지금 와서 과거를 생각해보니까, 내가 잘 생겼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얼굴만 그랬던 게 아니라 몸까지, 왜냐하면 난 튼튼했고 똑바로 걸었으니까. --- p.95

인간들은 그들이 멀리 쫓아낸 깨끗한 바람을 찾아서, 점점 더 많이 이곳으로 왔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아직도 자연과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었는데, 그들도 한때는 우리처럼 자연의 자식이었으나, 지금은 파렴치하게 그것을 배신하고 있었다. 인간들은 그들이 진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에 도취한 나머지, 기술과 창조의 욕구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가능한 것, 치명적인 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고, 그들의 발원지인 자연에 대해 아무런 책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 p.102

인간들은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그들은 녹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을 위해 숲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인공적이며 우스꽝스러운 호수가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생긴 상흔을 덮었다. 그나마 인간들이 우리에게 준 것이 있다면 오리와 백조였고, 그림같이 예쁘고 잘 길든 그것들이 예전 우리의 새들을 대신하고 있었다. --- p.104

행복이 불행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더 가치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제가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저 지긋지긋한 운명, 아니면 즐거운 운명만 있을 뿐인데. 그리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승부를 가릴 뿐이지요. 사람들에게 권력을 쥐어주면 그들은 매번 그것을 이용해 고통과 죽음을 퍼뜨립니다. 변명, 웅대한 계획 내지는 옹졸한 분노 같은 것들은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문제는 그 때문에 희생자들을 만든다는 것이죠. --- p.121

과거 삼림의 유적들은 새로운 건설공사가 진행될 때마다 사라져갔다. 내 주변은 물론이고 숨통을 죌 듯 가까운 곳까지 도처에서 직선의 숲이 솟아올랐다. 인간들은 왜 나를 살려줬을까? 태양도, 빛도 잊게 할 만큼 높고 조밀한 이 감옥 한가운데에, 인간들의 건축물 외에는 일체 아무것도 자랄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인 이 공간 속에, 어째서 나같이 늙은 나무를 남겨뒀을까?

--- p.133

출판사 리뷰

나무의 목소리, 초록 목소리
인간들을 향한 일침, 초록 목소리

소란을 잠재우려고 더 큰 소리를 지르고,
낙서를 방지하려고 더 지저분한 낙서를 하고,
나무를 보호하자며 더 많은 나무를 베어내서 알리고,
죽어가는 강을 살리자며 강 바닥을 파헤친 후 둘레에 콘크리트 옹벽을 치고,
몇몇 전쟁을 막는다며 더 큰 전쟁을 일으키고,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겠다며 더 많은 이들을 죽인다.

세기가 흐르는 동안, 불도저가 땅을 뒤엎는 순간에도, 인간들이 그 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곤 하던, 한 나무의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전쟁으로 망가지고 콘크리트로 뒤덮이는 중에도, 나무는 수많은 이에게 마지막 은신처가 되어주었습니다. 세월을 견디며 하나씩 파인 나이테만큼이나 깊고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이 지켜봐 온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초록 목소리』를 통해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연의 진리를 알게 됩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향해 몸을 던지며 그것을 뛰어넘고자 애쓰는 존재가 우리 인간들입니다.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연의 구성원인 인간은 자신의 속에 내제된 자연을 잊어버리고, 자연에 대한 결핍감이 극한에 이를 때에야 뒤늦게 통증을 느낍니다. 소박한 자연의 뜻을 거스르고 더 확실하고 더 빠르게 죽음 속으로 뛰어드는 인간의 무지를 일깨워줍니다.
나무는 초록 목소리로 인간과 자연을 더없는 서정성으로 노래합니다. ‘비밀의 꽃이나 입안에서 녹아드는 초콜릿 같은, 마음을 어지럽히는 거울 같은, 영혼의 생살을 베어내는 칼날 같은, 말의 선물이 되기를’ 바라며 무겁고 낡은 입을 엽니다.

▶ 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아무 소용이 없다
『초록 목소리』는 단숨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실려 있는 무게감을 느끼다보면 결코 작고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의도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곰곰이 곱씹어봐야 한다.
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빨리빨리”를 외치며 앞만 보고 움직이지만 정작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 잠시 한눈을 팔면 남보다 뒤쳐질 거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무조건 앞서 있는 사람을 쫓고, 그 사람을 앞지르려고 한다.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향하는 길이 잘못된 길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자신이 속한 환경을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급하게 꿀떡꿀떡 삼키지 말고 어금니로 꼭꼭 씹다보면 낱말 하나하나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귀를 열어 초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리뷰/한줄평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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