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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innings 발단
Middles 전개 Endings 결말 Begginngs 발단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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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A는 오스틴Austen, B는 브론테Bronte, C는 찰스Charles, D는 디킨스Dickens였다. 나는 여기에서 알파벳을 깨쳤다. 아빠는 나를 안고 책장 사이를 거닐며 알파벳을 가르쳐주었고 읽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명과 저자명을 색인카드에 옮겨 쓰면서 쓰는 법도 배웠다. 그 카드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카드함에 그대로 남아 있다. 책방은 내게 집이자 일터였다. 그 어떤 학교보다도 멋진 학교였으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나만의 대학이었다. 책방은 나의 삶이었다. --- p.26
“여사님께선 지난 2년간 기자들에게 열아홉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여기 오기 전에 알아낸 것만 해도 열아홉 편이니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겠죠. 아마 수백 편쯤.”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내 직업이니까. 난 작가야.” “전 전기 작가예요. 진실만을 다루죠.”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쳐들었고 뻣뻣하게 말아 올린 머리카락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그것 참 고리타분한 직업이군. 나라면 전기 작가 따위는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한 편의 지어낸 이야기가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까지 여사님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요.”--- p.72 “돌아와! 이야기를 들려주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지!” 나는 문 으로 다가갔고 손잡이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옛날 옛날에,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 있었어!” 나는 문을 열었다. 바로 그 순간 두려움과 비슷한 무언가에 사로잡힌 거친 목소리에 나는 멈춰 섰다.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나는 그 말의 울림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 p.75 “책들이 떨어지기 시작했군. 처음 몇 권이 떨어졌어. 하지만 아직은 책이 많이 남아 있으니 생각할 시간은 충분해.” 나는 엄지손가락을 가운뎃손가락의 굳은살에 초조하게 문질렀다. “점점 빨라지고 있어!” 그녀는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반이 타버렸군. 잘 생각하게, 마거릿. 이 세상의 모든 『제인 에어』가 불길 속으로 사라질 참이야. 잘 생각하게.” 윈터 여사가 눈을 깜박였다. “3분의 2쯤 타버렸군. 한 사람일 뿐이야. 보잘것없고, 시시한 한 사람!” 나는 눈을 깜박였다. “이제 딱 한 권 남았어. 책을 불태우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과연 살 자격이 있을까?” --- p.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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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인정한 ‘마음을 홀린 이야기꾼’의 놀라운 데뷔작,
지난 1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고딕 미스터리를 전면 개정판으로 만나다! 런던에서 아버지와 헌책방을 꾸리며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는 어느 날 영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비다 윈터의 편지를 받는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인터뷰로 철저히 자신을 비밀에 부치고 살아온 그녀가 이제 진실을 말하겠다며 손짓해온 것이다. 오래된 책만을 읽으며 죽은 이와의 소통에 깊이 매혹된 마거릿은 우연히 비다 윈터의 소설 『변형과 절망에 관한 열세 가지 이야기』를 마주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에 빨려들어 읽었지만 책 제목과 달리, 이야기는 열두 편뿐이다. 열세 번째 이야기가 실려 있지 않은 것을 의아하게 여기던 마거릿은 아버지로부터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회수되었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우연히 남은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듣는다. 호기심을 느낀 마거릿은 비다 윈터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요크셔의 외진 저택으로 향한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비다 윈터는 신경질적이고 자신을 하대하기까지 한다. 이에 마거릿은 저택을 떠나려 했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발길을 붙들었다. 비다 윈터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그러나 진실이라기엔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고 너무나 위험한 이야기.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그 말이 마거릿이 꽁꽁 숨겨둔 어떤 기억을 건드린다. 시골 마을 앤젤필드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 끔찍한 가문의 저주와 금기를 넘은 사랑, 원치 않은 임신, 유령의 존재, 살인, 대저택에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이야기의 허점을 간파한 마거릿은 그녀의 진짜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뒷조사를 감행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들. 차츰 마거릿 내면에 잠들어있던 깊은 상처도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문학적 기교의 절정, 그리고 탄생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이야기! 아이들은 자신의 탄생을 신화화한다. 그것은 모든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이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가? 그의 머리와 가슴, 영혼을 이해하고 싶은가? 그가 태어나던 순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라. 당신이 듣게 될 이야기는 진실이 아닌 한 편의 지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편의 이야기보다 더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없다.『변형과 절망의 이야기』, 비다 윈터 『열세 번째 이야기』는 책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소설이다. 모든 비극의 씨앗이자 화재로 고통의 흔적을 다물게 하는 공간부터가 책으로 가득한 서재이다. 주인공 마거릿은 책과 사랑에 빠졌고,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등 실제 작가들의 소설은 비밀의 열쇠를 제공한다. 『열세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인 비다 윈터의 베스트셀러 『변형과 절망의 이야기』의 한 대목을 제사(題詞) 삼아 문을 연다. 마치 현존하는 책인 듯, 대담하게 소설 속 소설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든 것이다. 마거릿이 비다 윈터의 인터뷰를 수기(手記)하며 어린 시절의 상처와 대면하듯, 독자 또한 어느 순간 소설 속 상처와 맞닿은 자신의 이야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 인터뷰의 포문을 여는 소재인 출생의 비극은 비다 윈터가 마거릿에게 가장 전하고자 한 메시지였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특별하리라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출생은 평범하며 그 인생 또한 텅 비어 있다. 세상에 자신과 책만 남겨놓은 마거릿과 비다 윈터처럼. 그러나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진실된 이야기를 나눌 때 비로소 삶은 변화하고 누군가는 그늘에서 빛으로 옮겨간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놀라우리만치 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매년 숨죽여 축하해야 했던 생일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충격으로 ‘그 일’을 눈 감아버린 마거릿. 바깥세상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헌책방에서 죽은 이들과의 소통에만 골몰하던 그녀는 비다 윈터를 만난 후 깊이 감춰둔 자신의 상처를 살피기 시작한다. 나아가 도망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비다 윈터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했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꼭꼭 숨긴 채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노인이 된다. 하지만 마거릿과의 인터뷰가 이어질 수록 마음의 문을 열고, 내면의 고통을 드러낸다. 마거릿의 품에서 위로받은 비다 윈터는 처음으로 따스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열세 번째 이야기』를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여성들의 성장소설로 보아도 좋은 까닭이다. 책과 이야기에 미친 모든 이를 위한, 선물 같은 고딕 미스터리! 북리스트 독특한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열세 번째 이야기』는 ‘발단(Beginings), 전개(Middles), 결말(Endings), 발단(Beginings)’ 등 총 4개의 부(部)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소설의 3단 구성요소로 일컬어지는 ‘발단, 전개, 결말’에서 가져온 것이리라 짐작된다.『열세 번째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이자 세상 모든 이야기의 욕망을 담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집합체임을 작가는 형식을 통해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발단’에서 시작하여 ‘발단’으로 회귀하는 구성은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속성을 보여준다. 3대를 관통하는 앤젤필드 가문의 어두운 진실과 18세기부터 21세기의 영국을 생생히 담은 필력 덕에 『열세 번째 이야기』는 팬들로부터 ‘현대판 고딕 고전’이라고 불렸다. 출간 10주년을 맞아 비채 ‘모던&클래식’ 시리즈로 전면개정된 『열세 번째 이야기』는 번역가 이진이 수 개월에 걸쳐 번역문을 수정하고 문장을 농밀하게 다듬었으며 편집부에서는 보다 오늘의 어법에 맞게 편집하였다. 이야기의 매혹을 선사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부(部) 제목 역시 원문과 동일하게 되살렸다. 이진은 ‘개정판 옮긴이의 말’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떤 시대 어떤 여건에서도 살아남는다는 희망의 증거인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오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나의 이야기가 태어나 오랫동안 사랑받고 다시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는, 가슴 벅차게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