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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나의 결핍과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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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인생은 아주 작은 일마저도 한 번도 아빠의 계획대로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절대로 모험도 안 하시고 치밀한 계획 아래 일을 하시는데도 말이다. 그러 아빠가 답답해서 싫은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육남매 가장이 무슨 모험 따위를 꿈꿀 수 있겠는가 싶다. 그래도 우리 아빠는 최선을 다해서 가족에게 성실하셨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넘치게 일하셨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고단한 삶을 지금껏 열심히 살아오신 우리 아빠에게 표창장이라도 하나 만들어 드려야겠다.” --- p.27
마늘을 깔 때도 파를 다듬을 때도 ‘베사메무초’를 들으면서 흥얼거리는 늙은 소녀를 본다. 인생이 전부 40도 정도의 따듯한 물이라면 때론 감추고 싶은 것들, 피하고 싶은 것들을 피하며 고상한 체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장애아를 자식으로 키우는 부모는 삶 전체가 수도자의 길이다. 엄마를 보면 그렇다. 그러니까 울 엄마의 초능력은 그 눈물이 만들어낸 힘일 것이다. ‘아, 엄마는 앞으로도 또 얼마나 가슴으로 더 우실까?’ 그래도 가끔씩 음악을 들으시며 처녀시절 나이롱 블라우스에 깜장치마를 입고 한창 유행하던 헤어스타일로 고대를 하고 외할머니 몰래 뒤주에서 쌀 퍼다가 돈 바꿔서 영화관에 갔던 ‘월곡리 열아홉 정순 씨’였던 회상에 잠기실거다.’ 울 엄마니까. --- p.67 “강화도에 집을 짓고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얼마 뒤에 전라도에서 강화로 오셨다. 아빠의 자동차에는 온갖 반찬과 동네 사람과 나눠 먹으라고 찰밥까지 쪄 오셨다. 그리고 아빠의 손에 들려 있는 걸레. “아니 걸레를 머 헐라고 갖고 왔어?”라는 딸자식의 타박에 “느 집 청소헐라고. 이거시 잘 닦여. 아, 우리 짱뚱이가 집을 졌는디 아빠가 쓸고 딱고 혀주얄 것 아녀.” 함께 있던 남편의 눈알이 빨갛다.” --- p.176 “자식은 부모 간 줄을 잡고 태어난단다. 그려서 자식이 잘못되면 부모 마음이 그렇게 아픈 거여. 너 때문에 간 졸이고 산 걸 생각허면 미워 죽겄다. 그래도 어쪄냐 자식인디. 제발 네가 편혀야 엄마도 편헌게.” --- p.132 |
100만 독자를 감동시킨 『짱뚱이 시리즈』 오진희가 쓴 가족 에세이
만져질듯 다가오는 어릴 적 기억, 그리고 늘 내 편에 서 있었던 가족 추억을 넘어 위안으로 다가오다! 『짱뚱이 시리즈』로 고향의 향수와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진희가 새로운 가족 에세이를 들고 찾아왔다. 저자는 “어려운 시대에 진정한 위로는 위대한 사람들의 성공기가 아니라 우리 부모 세대처럼 평범한 분들의 주저앉을 수 없어서 견디어왔던 삶의 이야기에 있다”고 얘기한다. 부모의 나이가 되어 바라본 엄마는 친구 같고, 강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등은 구부러지고 어깨는 좁아진다. 『짱뚱이네 육남매』는 돈을 많이 벌지도, 최고의 교육법을 실행하지도 않았지만 최고가 아닌 최선의 삶을 살았던 우리시대 부모의 모습을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웃다가 운다는 말이 실감날 만큼 30대 후반에서 4-50대 여성에게 소구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어린 시절, 우리를 열광케했던 ‘불량식품’을 통해 ‘과거의 나’를 만나고, 찌그러진 양은냄비 속의 라면과 비빔밥은 유치하고 조야하지만 언니 동생들과 함께 숟가락을 같이 들고 퍼먹던 향수 어린 그 무엇을 생각나게 한다. 오진희의 『짱뚱이네 육남매』는 이렇듯 글로벌 스탠다드와 무한경쟁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잃어버렸던 우리 안의 행복을 다시 만나게 하고, 지쳐 쓰러질 듯 허우적거리는 나를 다시 추스릴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준다. 사랑받았던 기억은 나를 지켜낼 가장 큰 힘 “줄줄이 딸만 넷을 낳고 그 가운데 셋째가 장애인이 되자 둘째인 나를 아들처럼 키웠다. ‘반바지에 짧은 머리’ 그것이 나의 상징이 되었다. 나도 예쁜 옷을 입고 싶었다. …… 맞지도 않는 동생 원피스를 입고 주저앉아 내내 투정을 부리며 울었다.”(p. 6) 외아들 외딸로 자라난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을 경험하며 자라난 저자는 부모와 형제자매지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해학과 감동으로 풀어낸다. 미어질 듯 통통한 볼때기에 선머슴애 같은 얼굴로 스스로 외모컴플렉스를 겪으며 자랐다고 말하는 저자는 “결핍은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꿈을 잃지만 않는다면…….”이라고 얘기한다. 가난의 기억이 결코 유쾌할 리는 없을 테지만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다”라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동력으로 여긴다. 가난은 어느 하나의 결핍일 뿐, 그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보다듬었던 기억이 바로 현재의 나를 이룬 토대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울타리일까 굴레일까? 아마 동전의 양면이 아닐까 하는 저자는 “중요한 것은 가족끼리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결코 100퍼센트 건강한 소통을 못”한다고 얘기한다. 아빠의 지독한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답답했고 가족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아빠가 싫고 그것이 구속처럼 느껴졌다는 저자는 세월이 흘러 여전히 구속이기는 하나 따뜻한 굴레였음을 말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가장 큰 위로가 필요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아빠에게 전화를 한다. “울 것 없어. 아빠가 있잖아.”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나는 딱 한 번 소리 내어 울었다. 유난히 마음 약한 그가 살아서 당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병들었을 때 겪었던 육체적 고통을 생각하면 내가 운다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지 그를 위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장례식장에 오신 아빠가 마흔을 갓 넘긴 나이에 상복을 입은 나를 보고, 눈알이 빨갛게 되도록 울음을 참고 계시는 걸 본 순간 내내 누르고 있던 설움이 복받쳐 올라와 꺼이꺼이 소리내어 울었다.” (p. 183) 남편이자 인생의 스승이었던 환경운동가 신영식 씨가 암으로 투병중이었을 때 저자의 아버지는 칠순의 노고를 이끌고 산으로 들로 헤매며 바지가 찢기고 소매가 틑어져가면서 몸에 좋다는 약초를 캐오셨다. 그런 아버지가 마흔에 홀로 된 딸을 바라보며 장례식장에 들어섰을 때, 저자는 모든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슬픔을 겪었다고 한다. “세상 어떤 사람의 얘기도 나를 위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였기에 나는 그토록 목놓아 그 앞에서 울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움, 슬픔, 공허함을 느낄 때 가장 가까이에 무조건 나를 이해해주는 가족을 만난 경험을 오진희는 겪어온 것이다.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라고 자식들을 못 키우는 것은 아니다. “그때는 참 일일이 자식들 이뻐헐 시간이 있냐? 먹고사느라고 정신없고 키우느라고 정신없어서 어디가 제대로 이쁜 줄도 몰랐다. 그저 안 굶기고 안 아프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었어”라는 엄마의 말이 가슴이 박힌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상처로 인해서 생긴 나무의 옹이는 그것 때문에 좋은 목재로 쓰이고 바로 그 옹이가 나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서 두 조각으로 쪼개지지 않게 만는다. 사람도 그렇다. 자신의 상처를 통해서 좀 더 넓고 깊게 남의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짱뚱이네 육남매』는 마흔을 넘어서 인생을 바라보는 저자의 깨달음이 드러난다. “우리 가족은 가난했고 부모님은 참 평범한 분들이다. 그런데 식구는 많고 장애아에 쌍둥이까지 구성도 다양한데다 사건 사고도 참 많았다. 우리 엄마 아빠처럼 평범한 분들이 그 많은 고통을 어떻게 견뎌왔을까? 그것이 참 불가사의다.”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저자 스스로 이미 답을 찾아놓았다.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도 있지만 이제 엄마 아빠의 나이가 되고 보니 어른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것도, 모든 일을 다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도 아니었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신 부모! 그 고통 가운데서 우리들을 끝까지 키워주신 엄마 아빠를 존경하게 된 것이다. 소소한 일상의 기억들과 가족으로부터 아낌없이 사랑받았다는 것, 바로 그 힘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이 책의 메시지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을 걸고 살아보라고 얘기한다. 평범한 것 이상의 행복이 과연 있을 수 있는지. 이 책은 허공에 뜬 공기를 잡듯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