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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때 아빠가 그랬다. 약한 사람일수록 남을 괴롭힌다고. 그래야 자신이 약하다는 걸 잊으니까. 그러니까 누가 나를 괴롭히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냥 동네 개가 짖나 보다 하고 넘기라고 했다. 지금 천사라는 동네 개가 짖고 있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다. 몇 마리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짖어 봐야 저희 목만 아플 거다. 나는 무시할 테니까. 이런 문자를 받았다고 울고불고 약해지는 그런 아이, 나는 절대 아니다. ---p. 77
더구나 따돌림까지 당하고 보니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이번에야 여우비처럼 땅이 젖을 듯 말 듯 당했지만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재수 없으면 당하는 게 따돌림인데 설마 앞으론 별일이 없겠지. 그걸 오랫동안 당하게 된다면 내가 나로 살 수 있을까? ---p. 117 약간 홍조를 띤 수민이가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렇게 붙으면 어쩔 건데?” 수민이의 심술궂은 장난에 얄궂은 내 심장이 철렁했다. 길가 노점에 걸린 색색의 스카프처럼 기분이 들쭉날쭉했다. ---p. 121 나는 수민이 목소리가 궁금해서 줄곧 뒤를 쫓아다녔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궁금함에 안달이 나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대문을 열고 나오는 수민이를 향해 아빠가 낚시하려고 모아 둔 지렁이를 통째로 던진 것이다. 깜짝 놀란 수민이는 악 소리를 지르며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 강수민이 우리 동네에 와서 처음 한 말은 ‘악’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변한다. 변한 것이 없어 보여도 조금씩 뭐든 달라져 있다. 단지 며칠 당한 괴롭힘으로 나는 두려움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런데 오랜 시간 상처에 시달려 온 성규와 수민이는 어땠을까? 내가 전혀 알 수 없고, 겪어 보고 싶지도 않은 상처. 그런데 그 상처가 느껴진다. 날씨의 변화가 몸으로 바로 느껴지는 것처럼, 친구의 상처가 몸으로 바로 느껴졌다. ---p. 176 나는 현관문을 닫고 가만히 숨을 골랐다. 수민이의 웃는 모습이 자꾸만 둥둥 떠다녔다. 갑자기 둘이서 걷던 밤길의 기억이 하나하나 되살아났다. 볼을 스치던 바람, 둘이 걷는데 혼자 걷는 것처럼 나던 타박타박 발소리, 가볍게 스치던 수민이의 손등. 심장은 더 크게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p.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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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명랑한걸!》은 속 깊고 강한 여자 아이 한여름과 마음의 상처를 가진 친구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학교 폭력같이 심각한 일들도 여름이와 친구들에게 벌어지면 견딜 수 있는 일이 된다. 이 아이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 때문에 좌절하거나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천성이 밝고 씩씩한 여름이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씩씩한 한여름에게는 머리 좋고, 게다가 외모까지 완벽한 이란성 쌍둥이 친구가 있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 때문에 상처가 많은 남매이다.
그런 한여름 앞에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착한 눈망울을 가진 친구, 이성규가 등장한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성규에게는 왕따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됐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가 바람난 아빠를 찾으러 현장 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일주일간 영국으로 떠나게 된다. 쌍둥이의 빈자리를 느낄 여유조차 없이, 한여름은 이름 모를 천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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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만화처럼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
힘겨운 학교생활도 한여름과 만나면 즐거워진다! 제2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부문 우수상 《한여름, 명랑한걸!》은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심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책이다. 주인공 한여름은 따돌림이나 부당한 대우에 굴복하지 않는,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책들에서 보기 드문 신선한 캐릭터다. 버티기 어려울 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한여름은 명랑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 맞서 나간다. 특히 청소년들의 대화 장면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 생생하게 살아 있는 문장은 달콤 쌉싸름한 청춘의 향기를 감칠맛 나게 그려 낸다. 청춘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상처, 아픔을 명랑한 문체로 그려낸 이 책은 읽는 내내 청소년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치유할 것이다. 최고의 의리녀 ‘한여름’이 떴다! 한여름 있는 곳에 왕따는 없다! 한여름처럼 뜨거운 피를 가진 열혈 소녀! 한여름 말하길, 나 함부로 건드리면 못 참는다. 불의를 보면 소녀에서 야수로 변신하는 건 한순간. 오늘만 지나기를 바라며 학교에서 버티고 있다면, 명랑, 유쾌, 발랄, 팔딱거리는 소녀의 심장과 접선해 봐. 친구의 속삭임이 들릴 테니까. “친구야, 걱정 마. 내가 있잖아.” 제2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부문 우수상 《한여름, 명랑한걸!》은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심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책이다. 주인공 한여름은 따돌림이나 부당한 대우에 굴복하지 않는 신선한 캐릭터다.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을 대부분의 작품이 피해자나 가해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어둡거나 상투적으로 그려 온 반면 한여름의 대응 방식은 당차고 건강하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된 이성규도 문제적 인물의 매력이 있었다. 서사를 전개시켜 나가는 힘이나 묘사력 또한 안정감이 있어 우수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 한우리 문학상 심사평 왕따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왕따 문제는 한 친구가 한 친구를 믿어 주면 해결될 수 있다고 봐요. 왕따를 챙겨 준 친구가 다음번 왕따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건 믿어 준 친구를 챙겨 주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도움을 받았다면, 나도 그 도움을 돌려주면 돼요. 그러면 적어도 둘은 친구잖아요. 혼자는 아니니까 헤쳐 나갈 힘이 생기지요. 또 떠도는 소문 즉, 내가 겪지도 않은 일에 휘둘리면 안 돼요. 이런저런 소문에 휘둘려 누군가를 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은 지나간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예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도 어느 순간에는 결국 지나가 버려요. 학교 폭력은 지난 세대에도 늘 있어 왔던 문제이고, 입시 위주의 교육 또한 늘 논란거리였어요. 하지만 결국 그 문제를 이기고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우정이에요. 《한여름, 명랑한걸!》을 통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잊은 아이들에게 우정이 무엇인지 꼭 들려주고 싶어요. - 한여름과 여러분의 친구 기예형 작가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