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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만세
2장 화생(化生)
3장 어긋난 결혼
4장 열일곱 살
5장 두 사람
6장 산화(散華)
7장 파트너
8장 젖가슴
9장 아름다운 구슬
10장 길모퉁이
11장 어른의 규칙
12장 열여덟 살
13장 생일
14장 잔화요란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오카베 에츠
1964년 오사카 부에서 태어나 군마 현에서 자랐다. 2008년에 제3회 유 괴담문학상(『幽』怪談文?賞) 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그다음 해에 수상작을 표제로 한 단편집 『죽은 자의 사랑(枯骨の?)』으로 데뷔했다. 그 외 저서로 『다시 삶(生き直し)』 『신주쿠 유녀 기담(新宿遊女奇譚)』이 있다.
역자 : 최나연
일본의 장르 문학을 중심으로 번역해 왔다. 매력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찾아 지금까지 [탈바꿈](앨리스노블), [인형 놀이](스칼렛노블), [망설임의 대가](코르셋노블) 등 20종 이상의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우리말로 옮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18g | 128*188*30mm
ISBN13
9791157105076

책 속으로

“선배, 그렇게 행복하면 질투당하지 않아요? 그 여자 친구들한테.”
“질투를 당하다니?”
“여자들끼리는 겉으로는 사이가 좋은 척하면서도 뒤에서는 경쟁을 하거나 자기가 더 튀려고 하다가 결국은 서로 발목을 잡기도 하잖아요. 전 요즘 그런 데 치쳤거든요.”
--- p.14

“진짜 성가시다니까요. 어른 친구끼리는 어떻게 사귀는 걸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담을 쌓는 일이랄까?”
“담이요?”
“상대가 발을 디딜 수 없고 나만 발을 딛는 담을 서로 만들어 그 담 밖에서 함께 노는 거야.”
“그건 좀 뭔가, 표면적인 사이란 느낌이 드는데요.”
“철옹성 같음 담을 쌓는다면 좀 그렇겠지만, 아냐. 담은 안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보여두 결코 들어가지 않는사이, 그런 사이지.”
--- p.19

직접 일해 번 돈을 스스로에게 쓰는 것은 마키의 프라이드였다. 누구에게도 비난받을 일 없는 이 자유는 독신 남성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지 않고서는 손에 넣을 수 없었다. 마키는 그것을 손에 넣고 구가하며 살아왔다. 결코 남자에게 의존하는 일 없이.
--- p.35

아름다움이란 건강한 몸과 마음이 만드는 것이라고 믿으며 해온 선택이었지만, 오늘을 위해 칠한 옅은 핑크색 매니큐어는 와인 잔을 들고 눈앞에 서 있는 마키의 고급스러운 네일아트 앞에서는 궁상스러워 보이기만 했다. 수고를 들이면 들일수록 더 빛나는 아름다움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떨어져 가는 자신감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해주는 지도 몰랐다.
--- p.105

“서로 다른 타인이 만나 무엇을 달성하려면 한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지요. 그때 두 사람이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구슬의 힘이 정해지게 돼요. 손가락 깍지를 끼는 정도로는 금세 무너져 버린답니다. 상대의 돌출된 구석은 내가 수그러들어 받아주고, 나의 돌출된 곳은 상대의 틈에 묻어야 해요. 그렇게 달라붙어 단단한 구슬이 되어야만 하죠. 그러려면 누군가는 결정하고, 다른 누군가는 따르는 방법이 가장 적확하고 빠를 거예요. 둘 모두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다보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구슬은 만들어질 수 없어요. 그런 거랍니다.
결정자만 현명하면 따르는 사람은 어리석어도 된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되었어요. 따르는 사람이 더 현명해야만 일이 잘 진행될 수 있어요. 만약 타키모토 씨의 부모님께서 그런 관계이셨다면 어머님께서 대단히 현명하셔서 아름다운 구슬을 이루어 내셨던 걸 거예요.”
--- p.201

“전 그런 식으로 타인을 믿은 적이 없어요. 지금껏 만났던 연인들 중 누구도.”
“나도 마찬가지예요. 그걸 안 뒤로 나 자신에게 연애 놀이 같은 걸 일절 금지했죠.”
“연애 놀이?”
“의심의 갑옷을 입은 채로 구축하는 남녀 관계.”
--- p.214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진심으로 무서운 일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빼앗는 일은 진심으로 죄가 깊은 일이다. 타인과 서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연애를 하지 않으면 실패자처럼 취급되는 지금 세상을 류코는 연애 지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은 평생에 단 한 번, 동물의 발정기처럼 경험하고 지나가는 것으로 끝내면 된다. 운이 좋은 사람은 그대로 커플이 되어 가족을 이루면 될 터다. 그리고 자신 같은 사람은 홀로 살아가는 편이 세상을 위한 길이었다.

--- p.301

출판사 리뷰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하지만 숨겨둔 비밀이 눈에 보여도 보이지 않는 척하는 게 어른의 규칙이다.

리카는 직장 상사 소타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에서 승진하겠다는 야심도 없고 소타를 향한 절절하고 애틋한 마음도 없는, 그저 본능에 충실하고 순간순간에 마음을 쓰며 살아간다.
소타의 부인 미츠코는 남편의 외도를 끝없이 의심한다. 결국 리카와 남편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아차린 미츠코, 그녀는 남편 소타가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지, 멀리하는지 알지 못하고 주변의 여자들이 남편을 유혹한다고 생각한다.
분노로 눈이 먼 미츠코는 복수하기 위해 리카에게 접근해 맞선 이야기를 꺼낸다. 리카의 상대는 소타가 친동생처럼 여기는 케이치로, 미츠코의 가족과 오랫동안 한가족처럼 지냈고 외동딸 미우가 오빠처럼 따르던 사람이었다. 마침 불륜으로 치부되는 사랑에 지쳐 있던 리카는 미츠코의 계략으로 인해 소타와도 멀어진다. 결국 리카는 케이치와 결혼을 결심한다.
리카는 ‘어른 친구’라 칭하는 마키와 이즈미에게 결혼 준비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마키와 이즈미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여성들로, 서예 수업을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리카와 친분을 쌓았지만 좀처럼 서로에게 속내를 비치지 않는다.
마키는 결혼생각이 전혀 없는 40대 커리어우먼으로, 수많은 남자들과 가벼운 만남이 자존감을 세운다 생각한다. 그러나 늙어간다는 것과 혼자 사는 삶에 고민이 많다. 이즈미는 30대 후반의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지만 남편과의 불화를 겪고 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철저히 숨기는 이즈미. 리카의 결혼 준비를 계기로 마키와 이즈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를 계기로 고고하기만 하던 그녀들의 우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지거나 시들지 않고, 계속 피어나는 흐드러진 꽃 같은 여자들.
여자의 마음에 피어난 욕망, 분노, 시기, 질투, 자존심을 생생하게 담아내다!

《잔화요란》에서는 특히 여성 캐릭터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0대 후반의 미우, 30대 초반의 리카, 30대 후반의 이즈미, 40대 중반의 마키와 미츠코, 50대 초반의 류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제각기 삶의 굴곡을 겪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들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같이 유치한 질투, 절망스런 현실, 냉소 가득한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질투, 경쟁, 불신은 어느 순간부터 동질감으로 변화한다. 자신도 상대도 여성이라는 굴곡에서는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제각기 다른 여성 캐릭터들을 한데로 묶는 사람은 미츠코의 남편이자 중년 남성 카시와기 쇼타이다. 전혀 속을 파악할 수 없는 그는 여자들에게 온 갖 감정을 품게 하고 그녀들을 휘두른다.
흐드러지게 핀 꽃, 아직 떨어지지 않은 꽃에 비유되는 여자들. 작가는 소설에 다양한 연령대의 그녀들을 앞세워 시들기 직전의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시듦의 과정은 겁낼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스산한 초겨울에 《잔화요란》은 여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소설이 될 것이다.

추천평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여성들의 구도가 굉장하다. 특히 남편의 바람 상대로 연담을 이야기하는 미츠코, 그 연담을 받아들인 리카 등 주변의 심리적 교섭이 실로 스릴넘친다. 이렇게 쓰면 구질구질한 멜로드라마를 연상할 수도 있으나, 정말 주목해야 할 점은 연애가 아닌, 어디까지나 그녀들의 심리묘사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소위 뻔한 ‘막장 스토리’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제어할 수 없는 자신들의 ‘여성’을 그녀들이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매듭을 짓는가가 가장 큰 포인트이다.

오오야 히로코 (일본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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