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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본 세상
2. 마음은 물질에서 그 자국을 남긴다 3. 그리스인에게 영이란 말은 없었다 4. 아르키메데스, 온 세상 모래알의 개수를 세다 5. 0 을 찾아 동방으로 떠난 여정 6. 점이 0 으로 사용된 아랍과 인도 7.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 8. 0 이 다른 수들에 작옹하는 방식이 변하다 9. 셈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 주는 마야 문명 10. 0 은 여전히 움직인다 11. 천사를 환대하다 12. '거의 영에 가까운' 이라는 개념을 둘러싼 논쟁 13. 그것은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가? 14. 거미가 있는 목욕탕 15. 마음속의 0 이 음에서 양으로 바뀌는 것 지켜 보기 16. 0 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가? 17. 생각할 수 없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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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을 의미하는 마야의 기호는 몸에 문신을 한 남자가 목걸이를 걸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영을 나타내는 그 놀라운 기호들 가운데 하나였다. 마야 문명은 기원전 300년부터 서기 900년까지 유카탄 반도에서 꽃을 피웠다.
이곳은 외래의 영향으로부터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영의 개념과 그 기호를 독자적으로 발생시킨 과정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문명권에서는 영의 개념이 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뉴턴 같은 위대한 능력을 지닌 천재들의 마음속에 불처럼 확 솟아올랐다가 꺼져버렸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시간과 장소를 제약하는 일상 언어에 의해 그 명확성이 흐려지기도 하지만, 수학은 인간의 보편적 언어로, 변형된 모습을 취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보편적 모습을 지니고 있다. 말(馬)의 족보를 따지듯 영의 족보를 따져야 한다면, 영은 상상력을 조상으로 하여 필요성으로부터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p.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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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우주의 또 다른 이름, 0의 역사
『존재하는 무, 0 의 세계』는 우리를 수메르 시대, 그리스, 인도로 이끌면서 '무(無)'에 대한 기호가 생성되어 나오는 길을 이어 맞추며 신비한 이야기로 운을 뗀다. 저자는 우리의 조상들이 0 의 도움 없이 큰 숫자를 계산하는 데에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나름대로 수학에 뛰어났다고 알려진 그리스인에게마저도 0이 없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0 의 개념은 인도 문명이 배태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보다 훨씬 이전인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갈 뿐만 아니라 마야 같은 독자적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다. 따라서 0 의 개념은 보편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문명의 형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 하겠다. 인도 문명이 0 을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이룬 업적은 위대한 것이었다. 그들은 '변수'라는 중요한 개념을 낳았고, 0 을 포함한 숫자들의 관계 및 상호 작용에 주목해 높은 차원의 추상화를 꾀하였다. 저자는 그러한 인도의 수학자들이 중대한 한 걸음을 내딛은 천 년 혹은 2천 년의 동방을 추적해 들어간다. 그들은 최초로 0 을 독특한 기호가 아닌 하나의 숫자로 취급함으로써 수학의 작용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계산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온 것이다. 중세 시대에 이르러 이 수학적 지식은 아랍의 상인들을 통해 서부 유럽을 휩쓸고 다녔다. 그렇지만 이 기이하고 강력한 영의 기호가 아랍 상인들의 재산이 되자, 차츰 마법과 음모의 분위기를 띄게 된다. 중세 유럽인들은 그것을 이도교의 마술로 보며 주춤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무로부터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신의 힘을 표현하는 기호로서 그것을 받아 들인다. 또 흥미롭게 보아야 할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명목론과 실재론간의 사상적 갈등과 관련하여 0 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다. 0 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어떤 상태나 활동을 말하는 것이냐의 문제가 서구에서는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왔다. 실재론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모든 것은 다 실재한다는 철학이므로, 실재론자의 입장에서는 0 이라는 명명은 무한한 절대자에 대립되는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세의 어느 성직자는 0 을 가리켜 "위험한 사라센의 마법"이라고 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 모든 역사를 아주 흥미롭고 유머스러하게 풀어나간다. 일화와 여담으로 가득하고, 호메로스로부터 베르길리우스,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윌리스 스티븐스에 이르는 인용문들은 과학의 영역을 뛰어넘어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