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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한 양지
박정수 편
몽트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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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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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뻐근하다
자화상
과수원 집 무덤
얼음 연가
눈은 비처럼 내리고 사람들은 꽃잎처럼 흩어지고
부석사 낙조
오목한 양지
단잠
어떤 삽화
달달한 위로
밀양댁
직선의 그리움
장미의 고백
척수(隻手)

제2부
소포
꽃보다 당신
秋억
토닥이며 눈물흐른다1
토닥이며 눈물흐른다2
다시, 유월
서풍 불던 날
언년 씨
석류꽃
다보탑
초락도
얼룩
촉매(觸媒)
돈을 낳는 기계
모정

제3부
성우이용원
소각장 김씨
코바늘 순환선
타원형 액자
이숙자 역리원
그, 꽃
엄마
당당한 조끼
함지박
도토리묵을 쑤다
소나기
여자
하다.
춤추는 여자

제4부
자두
봄이다 1
봄이다 2
봄이다 3
봄이다 4
봄이다 5
봄이다 6
봄이다 7
봄이다 8
꽃밥
향일암
바람이 불잖아요
눈으로 듣는 소리
터만 남은 외가 집
빈집
교대근무 증후군
단단한 등

발문

저자 소개

저자 : 박정수
경북 칠곡 출생
2007년 제2회 최치원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2008년 계간『시작』에 「봄의 절반」외 4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첫 시집『봄의 절반』을 출간하였다.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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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25*195*20mm
ISBN13
9788969890238

책 속으로

자화상


청상과부인 외할머니의 기둥은 감나무였다
그 감꽃을 먹고 내가 자랐다

생불이 낳은 새끼였다
국수 값 십 원을 남겨 만화방 누볐을 때
물을 더 잡아 끓여낸 국수 그릇에 외갓집 감나무가 있었다
나는 십 원짜리 시인이다

홑겹 창문에 바람이 스산한 친정집에서
어릴 적 일기장 속 뒹구는데
칠순의 엄마 볶음밥을 해왔다
오이 당근 양파
재래시장 파장의 소리 수북한 볶음밥 먹는다
구우-구구우 어디서 자꾸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낡은 것 안에는 황량한 사막의 바람이 살고
내 안에 그 바람을 달리는 낙타 한 마리 산다
소소초를 씹으며 울컥울컥 샛길 걸어 나오는
내가 있다, 지금도 자라고 있는 십 원이 내게 있다
--- p.14


다보탑

당골
만신도
이젠 늙었나
구시렁구시렁
베개 밑에 부엌칼 놓고 잠을 깬 만성 두통의 어머니
새벽 천수경 테이프가 돌아간다
서울 큰 병원 가는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르니
풀 먹인 이불 홑청 안방 가득 펼쳐놓고
몹쓸병은 아닐 거라며
중얼중얼 물컹한 바늘 끝 밀어올린다.
낡은 전축은 토닥토닥 암자 한 채 짓고
문지방을 넘어온 아침햇살
고개 숙인 어머니 등을 오른다
∥∥ ∥ ∥∥
암자 오르는 날만 들고 가는 어머니 유품
법당 마루에 내려놓기만 하면 딸그락, 조심해서 들었다가 놓아도 딸그락,
가방 다 쏟아도 아무 것도 없는데, 법당 마루에 닿기만 하면 딸그락
점심 공양 마친 절 마당에 앉아 가방을 살폈다
손가락만한 구멍으로 십 원짜리 동전 하나,
발소리 내지 않고 돌던 탑돌이 안개 낀 비탈길도 마다 않던 탑돌이
발소리 거칠게 탑돌이 잊을까봐 어머니 그 탑 여기 놓고 가셨다
그 걸음 얼마나 간절했으면, 이 탑 이리 가벼워졌단 말인가,

--- p.47

출판사 리뷰

추천 글

박정수 시인을 시인으로 키워준 것은 “십 원”이다. 십 원의 힘으로 그는 시인이 된 것이다.
시인은 어려서부터 국수 값을 절약해서 만화책을 읽는 독서광이었을 것이다. 성장하면서 십 원 절약한 정신으로 문학서적을 누구보다 많이 탐독했으리라 본다. 청상과부인 할머니의 기둥은 감나무였고 그는 감꽃을 먹으면서 서정적 시심을 키웠을 것이다. 그 십 원은 이 땅에 또 한 명의 시인을 만든 귀한 종자돈인 것이다. 시인은 자신 있게 말한다."나는 십 원짜리 시인이다."라고 시인의 주머니에서는 아직도 십 원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노희정 (시인)

시인은 첫 시집 『봄의 절반』을 발효시켜 『오목한 양지』에 오롯이 펼쳐 놓았다.
박정수의 시는 천상 봄이다. 볕이 질펀한 ‘오목한 양지’에서 피어나는 봄이다. 빛이 들지 않는 시간들을 토닥토닥 깨워 술렁거리게 하는 춤이다. 그의 생의 어디쯤, 꽃잎 떨어지는 뒤란에서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달달한 위로다. 명치 끝에서 울컥 치솟는 생기다. 마음이 숨 쉬고 열락하는 따뜻한 자리다.
-민성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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