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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세계로 인도하는 『이사고게 ISAGOGE』, 출간되다!
국내에 단행본으로 처음 소개되는 포르피리오스(Porphyrios)의 『이사고게 ISAGOGE』는 천 년 이상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들·명제에 관하여 Categoriae · De interpretatione』의 앞자리에 위치하여 고대 그리스 · 로마의 철학을 중세로 이어 주는 가교(架橋)의 역할을 한 서적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이번 『이사고게』는 라틴어-한글 대역(對譯)본으로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대역본을 통해서 번역의 현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독서 체험을 하게 되며, 나아가 지금은 ‘구어(口語)’ 역할을 거의(!) 담당하지 못하는 라틴어의 세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다. 또한 『이사고게』를 집어 든 독자라면 다양한 판본을 서로 비교·검토하고 그에 대한 옮긴이의 해석을 달아야 하는 역주자 본연의 역할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원저자인 포르피리오스가 제목을 통해서 독자에게 내심 바랐던 바인,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으로 ‘입문’하는 데 국내 최초의 라틴어-한글 대역본인 『이사고게』는 비단 『범주들·명제에 관하여』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국한되지 않고, 고대 서양과 중세 서양은 물론, 나아가 현대 서양의 철학과 지성의 세계를 보여 주는, 작지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창’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2005년 『범주론·명제론』역주본 출간을 시작으로 『형이상학』(2007) 역주본 출간과 지난 2008년 개정판 『범주들·명제에 관하여』출간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전공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는 역주자의 노력으로 독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보다 깊고 넓게 체험하는 지적 희열을 맛보게 된다. 『이사고게』에 대하여 『이사고게』(라틴어: Isagoge, 영어: Introduction)는 그리스어로 ‘들여옴’, ‘이끎(인도)’, ‘도입’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고게』는 어떤 것으로의 입문인가? 6세기의 주석가 암모니오스(Ammonios)나 보이티우스(Boetius)에 따르면, 『이사고게』에 대한 주석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범주들 Categoriae』로의 입문이다. 포르피리오스가 본문에서 밝히고 있듯이,『이사고게』는 범주(또는 술어)들에 관한 이론, 정의들의 제시, 분할과 증명에 관련된 사항들과 관련하여 도움이 되는 예비적인 지식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따라서 『이사고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범주들』에 대한 입문서가 아니라, 논리학 전반에 관한 입문서이자, 고대 후기에는 일반적으로 철학을 논리학 공부와 더불어 시작하였기에 더 나아가서는 철학에 관한 입문서 역할을 담당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을 전하는 대부분의 필사본들이 ‘논리학적인 저술들’의 모음인 〈오르가논 Organon〉의 맨 앞에, 따라서『범주들』앞에, 포르피리오스의『이사고게』를 배치했다는 점에서, 『이사고게』는 『범주들』로의 입문서라는 해석이 전통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다. 『이사고게』에 대한 그리스어 필사본은 150여개나 남아 있으며, 4세기 빅토리누스(Marius Victorinus)의 라틴어 번역본이 전해지고 있지만, 이 번역은 6세기 초 그리스 원문에 보다 가깝게 다가선 보이티우스의 번역본에 의해 가려졌다. 이후 보이티우스의 번역이 주석가들과 해석자들의 저술 활동에 기반을 제공하였다. 그 결과, 포르피리오스의 그리스어 원문보다 보이티우스가 중세 라틴어 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이후 6-7세기 시리아어와 아르메니아어 번역이 이루어졌으며, 10세기 아랍어로 번역되기에 이른다. 『이사고게』에 대한 주석은 5-6세기에 암모니오스의 그리스어 주석을 시작으로, 보이티우스가 남긴 2개의 라틴어 주석을 비롯하여, 필로포노스, 엘리아스, 다비드 등이 주석서를 남겼다. 〈오르가논〉과 『범주들』, 그리고 『이사고게』 톱이나 도끼 등 일을 할 때 연장이나 도구를 뜻하는<오르가논>이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서명(書名)의 하나처럼 불리게 된 까닭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적 저작들이 나머지 저술들의 앞에 놓여 철학적 사유의 도구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곧, <오르가논>이라는 이름 아래에 모인 저술들은 철학을 준비하는 학문, 즉 예비 학문의 성격을 띤다고 받아 들여졌다. <오르가논>에는 『범주들』외에 『명제에 관하여』, 『앞 분석론』, 『뒤 분석론』, 『변증론』, 『소피스트식 논박』이 포함된다. 오르가논에 담긴 “논리학적” 저술들의 순서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옮겨 가는데, 특히 『범주들』은 아직 문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낱말들의 형태를 다루고 있다. 『범주들』과 함께 거론되는 『명제에 관하여』은 명제의 형태로 표현된 판단을 다룬다. 12세기 초에 이르면, 포르피리오스가 지은 『범주들』의 입문서인 『이사고게』는 『범주들』과 『명제에 관하여』와 함늲 3부작을 이루어 “구 논리학(logica vetus)”이라고 불리었으며, 나머지 저술들은 “신 논리학(logica nova)”이라 불리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