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CD 1
CD 2
|
흑인과 언더의 세상 1980년대와 1990년대
1970년대 후반 흑인음악 디스코 파동은 1980년대로 넘어가면서 적어도 두 가지의 유산을 남겼다. 하나는 전까지는 조연에 불과하던 흑인 아티스트들이 전면에 부상해 백인을 압도하는 시장파괴력을 보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나중 새 천년을 주름잡게 될 랩 힙합 음악에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전자를 말할 때 마이클 잭슨, 프린스, 라이오넬 리치는 상식이며 후자는 런 디엠씨, 엠씨 해머 등의 이름으로 설명된다.
레이건의 1980년 백악관 입성과 함께 컨트리 팝이 잠시 석권하지만, MTV 시대 개막으로 듀란 듀란, 아하 등의 뉴 웨이브 세력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1980년대 내내 포리너, 알이오 스피드웨건, 스틱스, 저니, 서바이버, 토토 등 전형적인 팝 록 밴드들이 군웅할거 같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1980년대는 [Thriller]의 마이클 잭슨과 [Purple Rain] 프린스의 것이었다. 흑인음악의 세상이 열린 것이다. 블랙뮤직의 자이언트 펀치는 심지어 유리드믹스, 컬처 클럽, 왬!, 티어스 포 피어스, 펫 샵 보이스와 같은 일렉트로닉 영국세도 그 영향 아래 놓이게 만들었다. 일례로 1980년대 말 마이클 잭슨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 조지 마이클의 음악은 명백한 R&B, 소울, 그리고 'Kissing a fool'이 말해주듯 재즈 등 흑인음악이었다. 유리드믹스의 빅히트 넘버 'Sweet dreams(are made of this)', 이 한 곡으로도 알 수 있다. 여가수의 기세도 볼만했다. 마돈나와 신디 로퍼는 팝의 페미니즘 논란을 야기하며 팝 시장에 승리의 깃대를 꽂았다. 1980년대 팝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영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MTV의 사정권 아래 놓였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초반 영국의 주다스 프리스트와 호주의 AC/DC의 헤비메탈이 마니아를 사로잡지만 이후 메탈의 대세가 다분히 MTV적이었던 팝 메탈로 넘어갔다는 것이 웅변한다. 밴 헤일런, 모틀리 크루, 데프 레퍼드 그리고 결정타였던 본 조비에 의해 이제는 여성과 10대도 메탈을 듣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지극히 대중적이었던 팝 메탈을 조롱하는 듯 탱크사운드를 방불케 한 스래시 메탈의 메탈리카 그리고 성격이 다른 모던 록을 선사한 유투(U2)는 거대한 족적이었다. 정통이라 할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록 또한 통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세대의 스탠더드 팝 시장을 겨냥한 휘트니 휴스턴과 샤데이의 등장은 참으로 신선했다. 198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기존의 상업적 풍토에 반발해 사회의식으로 무장한 트레이시 채프먼, 수잔 베가, 미드나잇 오일, 시네드 오코너 등의 출현도 인상적인 것이었다. 1970년대 말 디스코가 1980년대에 길을 내주었다면 1970년대 말 펑크는 10년 뒤늦은 1990년대 들어서 그 직계 후손의 성장을 보게 됐다. 시애틀의 그런지, 이른바 얼터너티브 록이었다. 1990년대 초반 록의 대권은 이미 익스트림, 미스터 빅 그리고 건스 앤 로지스로부터 인디 밴드들인 너바나, 펄 잼, 스매싱 펌킨스, 사운드가든, 알이엠 등 얼터너티브 사운드로 넘어갔다. 역사상 최초로 언더의 세상이 펼쳐진 것! 얼터너티브의 뿌리인 펑크를 내세운 그룹 그린 데이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이후 우리는 메탈 밴드가 아닌 스톤 템플 파이러츠, 카디건스, 크랜베리스, 카운팅 크로우즈, 월 플라워즈 등 모던 록 밴드들과 친숙해져야 했다. 흑인 R&B와 갱스터 랩을 비롯한 힙합 시장 또한 만개했다. 이미 차트의 소유권은 보이즈 투멘, 스눕 도기 독, 워렌 지,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투팍, TLC 그리고 알 켈리로 이전되었다. 부피가 팽창한 힙합시장은 동서 양진영을 대변하는 투팍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초래하기도 했다. 록이나 힙합 아닌 팝 시장은 디바의 흡수력이 지배했다.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 토니 브랙스턴의 앨범 판매량은 웬만한 인기밴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수량을 자랑했다. 이들이 CD시장의 마지막 전성기를 누렸다는 말도 나온다. 흑인과 언더의 세상이었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음악을 이 한 장의 CD로 즐겁게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어느덧 그리운 시절의 노래들이다. - 임진모(www.iz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