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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2008 9.10~11 불안한 출발 9.12 비 맞으며 내딛는 첫 걸음 9.13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가다 9.14 산티아고, 앞으로 790km 9.15 아내를 잃어버리다 9.16 쌀밥과 수제비 만찬 9.17 포도서리 9.18 이라체 수도원의 와인수도꼭지 9.19 함께 침묵하며 걷는 길 9.20 내가 왜 왔지? 왜 걷지? 9.21 당신 없이는 못살아 9.22 14개국의 생일축하 노래 9.23 행복한 죽음 9.24 아내의 즐거운 고백 9.25 큰 도시에서 헤매다 9.26 신기록을 세운 길 9.27 야곱이 사과나무에서 성모마리아를 만난 사과마을 9.28 자책 9.29 아직은 청춘(?) 9.30 길에서 길을 잃다 10.1 체력의 한계 10.2 만남과 치유의 길 10.3 닥터 10.4 걷다가 죽은 사람들의 십자가 10.5 행복한 십자가 10.6 예물로 내려놓은 수저 10.7 김밥 만들기 이벤트 10.8 가장 험한 길 10.9 일흔 한 살 생일 10.10 밀림 같은 숲속길 10.11 목적지 100km 10.12 참교육을 생각하는 길 10.13 유혹을 참으며 걷는 길 10.14 큰 고통을 견디며 가장 많이 걸은 길 10.15 2000리를 걸어서 만난 산티아고 아내의 한마디 부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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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특히 삶을 마무리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망을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게 세상살이다. 70대의 황혼기에 떠난 부부의 산티아고 걷기여행, 그것은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 고행을 통한 삶의 성찰이며 너그러움이고 화해이다.
느림과 침묵의 그 길에서 만나는 세계인과의 동행, 나이를 넘어서, 국적을 넘어서 그들은 같은 길을 걷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연스레 도반이 된다. '걷기'를 즐기는 부부였지만 노년에 낯선 나라에서2000리를 걷는다는 게 가능할까? 6개월 여를 망설였으나 포근포근한 '흙길'을 걷고 싶다는 열망을 누를 수는 없었다. 스페인어는 물론 영어도 서툰 노부부의 도전은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치는 언어 공부, 체력훈련, 자료분석, 일정계획 등을 통해 이뤄진다. 드디어 2008년 9월10일 출발하여 34일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10월 22일 귀국하기까지의 산티아고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걸었고, 소개를 하기도 했으나 이 책에서는 불안한 출발에서, 왜 걷는가?, 일상에서 나누지 못했던 아내와의 대화,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며 걷는 길에서 발견하는 아내의 위대(?)함, 또한14개국의 사람들이 모여 불렀던 생일축하 노래, 행복한 삶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생각들이 담백하게 실려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2000리 산티아고 흙길을 걸으며 새롭게 자신을 만나고, 고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음을, 고통을 극복하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음을 나직하게 들려준다. 맛깔스러운 글과 생생한 사진들이 어우러진 행간에선 산티아고의 고통이 유혹처럼 달려든다. 이와 함께 부록으로 산티아고 전체거리, 마을간 거리, 마을이름, 숙소, 현금인출기, 바,식당, 가게, 인터넷 유무를 표로 만들어 제시함으로써 산티아고 걷기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알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흙길을 걷고 싶은 꿈을 이루다 2002년 봄, 저자는 아내의 회갑을 기념해 단둘이 배낭을 메고 전라남도 해남 끝에서 춘천까지 25일을 걸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의 메마름과 지루함, 무시무시하게 질주하는 차량들과의 피 말리는 전쟁을 겪고 난 후 언젠가는 차 없는 한적한 흙길을 걷고 싶은 소망을 갖게 된다. 그 즈음, 동갑내기이며 신문기자로 은퇴한 프랑스인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1만 1,000km의 실크로드를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에 걸쳐 1,099일간 걷고 난 후에 쓴 '나는 걷는다' 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그 책 속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천 여년 전부터 있어온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 길이라는 것, 1993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 더군다나 이 길 대부분이 흙길로 되어 있다는 것. 저자는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찬다. 여행 도반, 인생 도반, 그 이름은 아내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지팡이로 여기며 산 부부. 저자는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우리는 늘 둘이서 떨어지지 않고 함께 걷고 있어. 그들은 모두 남이고 우리는 가족, 그보다 부부이기 때문에 떨어질 수 없는거야. … 당신하고 함께 오기를 얼마나 잘 했는지 매일 감사하고 있어요. … 만나고 헤어지고 모든 것이 오는 것 같지만 또 가버리고 하듯이 우리 인생도 앞으로 얼마나 남았겠어. … 남은 생애도 욕심 없이 이렇게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진지하고 보람되게 산다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참되고 행복한 삶이고 인생을 잘 마무리 한다고 생각해요…(p208-209) 만남과 치유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분명히 오래 걷다 보면 사람과 자연 모든 것과 친해지고 싶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열린 마음으로 변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또한 걷는 중에는 갖은 근심 등 잡념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고 단순해진다.(p182) 저자가 건네준 무릎치료약으로 상태가 호전되었던 독일인 알프렉트와 아내가 매일 밤 터진 발을 치료해준 걷기친구 정현근 군은 몸의 치유를 통해 가까워진 친구들이다. 이들을 통해 지루하고 힘들었던 산티아고 가는 길은 만남과 치유의 길로 호전되었다. 행복한 죽음을 꿈꾸며 걷다 저자 나이 71세, 아내 나이 67세. 인생의 마무리를 할 시점이라는 때에 부부는 배낭을 메고 길을 찾아 떠났다. 기대와 불안은 항상 함께 존재하였고 그 속엔 '죽음' 이라는 화두가 있었다. 길가에 죽은 자를 기리는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뜻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애도하며 명복을 비는 뜻이 주된 이유겠으나 내게는 걷는 자들에게 경건하라고, 무리하지 말라고,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라고 일러주는 의미로 와 닿는다.(p200) 어떻게 죽는 것이 행복한 죽음일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허나 바랄 수는 있는 것 아닌가. "걷다가 바로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이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 아닐까.(p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