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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쑨수윈
에이지21 20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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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_ 무당, 고사포, 마오쩌둥 어록
2_ 조장(鳥葬)
3_ 환생
4_ 배움의 길
5_ 적개심
6_ 전통 혼례
7_ 일처다부제
8_ 여자, 술, 호색한
9_ 전통 요법
10_ 인과응보
11_ 독실한 신앙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1960년 중국에서 태어나 베이징 대학을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 BBC, 채널 4 등 영국 주요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고 있으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오쩌둥 대장정의 진실』, 『구름 한 점 없는 1만 마일』 등이 있다.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 베이징과 런던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역자 : 이순주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하고 배화여자대학교 강사 및 MBC 통역 기자실 근무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인으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맥킨지는 일하는 마인드가 다르다』, 『에어프레임』, 『1분이 만드는 백만장자』, 『푸른 항해』, 『위대한 유산』, 『럭셔리』 등 100여 권이 있다. 월간지 내셔널지오그래픽 한국어판 번역가이기도 하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439g | 141*195*30mm
ISBN13
9788991095571

책 속으로

최후의 독수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 걸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녀석은 하늘을 향해 더 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일까? 녀석은 사자의 영혼을 데리고 가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내내 조장 장면이 머릿속에서 재연되고 또 재연된다. 사실 나는 이보다 더 잔인하고 더 피비린내 나는 무언가를 기대했었지만, 직접 목격해보니 왜 가족을 조장터에 못 오게 하는지 이해는 간다. 나처럼 감정이 배제된 관찰자의 눈으로만 보면 조장이 사무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조장에는 평화롭고 위엄 있는 무언가가 있다. 조장은 어떤 종류의 폐기물이나 쓰레기도 남기지 않는다. 티베트인들은 자신의 몸을 독수리에게 줌으로써 생애 최후의 공양을 한다. “보시는 티베트인들의 본성에 자리합니다. 살어서나 죽어서나. 독수리는 시체만 먹는 동물이죠. 그런데 만약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한다면 독수리는 굶어죽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너무 잔인한 일이 되겠지요.” --- pp.62~63

티베트에 겨울이 왔다는 걸 처음 실감한 것은 숨쉬기가 어려워진다고 느꼈을 때다. 11월초, 우리는 왕진 가는 체텐을 촬영하고 있다. 그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가 걸음을 늦추고 나를 기다려준다. “꼭 기억하세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 아리송한 말이다.
“내가 병날 것 같아서요?”
“계절이 바뀌고 있으니 조심하란 것뿐입니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거센 폭풍을 일으킨다. 매일 오후만 되면, 추수가 끝난 보리밭과 메마른 산에서 먼지바람이 일어 사람과 집들을 온통 먼지투성이로 만든다. 앙상한 나무들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휘청거린다. 갼체 시내를 내려다보는 백색 요새가 잿빛 덩어리로 흐릿하게 보이고, 텅 빈 거리에선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다. 소용돌이치는 먼지는 카메라 렌즈에 들러붙어 촬영하는 모든 걸 창백한 잿빛으로 만든다. 티베트인들이 가끔 하는 말 중에 개가 해를 집어 삼켰다거나 낮이 밤처럼 깜깜하단 말이 있다. 티베트에서 일 년을 보내게 되었다는 말에 중국인 친구들이 했던 경고의 말들이 생각나는 것은 바로 그런 때다. --- pp.112~113

나는 관세음보살 탕카 밑에 앉아 있는 밀라를 바라본다. 그는 마치 기도와 명상이 그를 과거의 고통과 환멸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 언젠가 마을의 한 노인에게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옛날 갼체에서는 누가 법을 어기고 도망가면 당국에서 그를 쫓아가 잡지 않았다고 한다. 인과응보를 믿었기 때문이다. 모든 죄에는 그 나름의 벌이 따르게 되어 있으면 죄지은 사람의 업보가 그 사람에게 벌이 된다는 것이었다. 밀라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시련과 선택에 직면해 살아왔다. 그는 다름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업보를 안고 살고 있다. 나는 그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않기로 한다. 만일 이게 평화라면 그를 평화롭게 내버려두고 싶다.

--- pp.298~299

출판사 리뷰

영국 BBC 제작 다큐멘터리 『A YEAR IN TIBET』
EBS 다큐멘터리 5부작 『영혼의 땅 티베트』 방영

그녀가 그곳으로 간 까닭은


우리는 흔히 티베트 하면, 독립을 간절히 원하는 중국의 한 자치주라는 것, 관세음보살의 화신 달라이라마의 본거지이자 평균 해발 4천 미터 고원 속에 감추어진 샹그릴라, 중국과 네팔을 잇는 차마고도 등을 머릿속에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복잡다단한 역사 속에서, 또 원시의 푸른 하늘 아래서 살아가는 티베트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중국에서 자라나 티베트와 불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다큐멘터리 감독 쑨수윈은 몇 번의 여행을 통해 티베트라는 나라에 신선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영국 BBC의 의뢰로 평범한 티베트 사람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감독을 맡게 되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A Year in Tibet』(EBS 방영 제목 『영혼의 땅 티베트』)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얽히고설킨 역사와 원시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티베트 사람들의 일상과 티베트와 특수한 상황에 놓인 중국인으로서, 샹그릴라 신세계를 동경해온 외국인으로서, 또 방송을 이끌어야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겪고 느낀 이야기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놓는다.

이것이 바로 티베트의 삶이다!

일 년 간의 티베트 촬영을 앞두고 미쳤다, 머리 나빠진다, 단명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며 팀을 꾸리고 길을 나선 다큐멘터리 PD 쑨수윈. 그녀는 제일 먼저 20세기 초 영국인 탐험가들에 의해 알려져 한때 유명세를 탔던 곳인 갼체 현의 오지 마을을 촬영지로 선택한다. 반세기 동안의 공산 통치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되살아난 그곳에서, 그녀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될 한 가족을 만난다.
삼형제가 한 명의 부인을 공유하는 일처다부제 가족. 어눌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큰형 로가,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인 둘째 돈단, 가업을 이어 무당으로 살아가는 셋째 체텐, 그리고 그들의 부인인 양드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새에게 죽은 이를 맡겨 장례를 치르는 조장(鳥葬)의 모습이나 당일까지도 결혼하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몇 날 며칠을 우는 신부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낯설고 어색하게만 보인다. 지은이는 촬영 과정에서 삼형제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티베트의 전통 신앙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좋은 장례 의식 장면을 촬영했지만 남겨진 가족을 배려해 방송으로 내보낼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자녀들의 대학 문제를 통해 티베트 교육과 현실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시내에서 티베트인 부부와 식사를 하다, 음식에 불만을 표했다가 벌어진 말다툼으로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되짚어보고 그들의 뿌리 깊은 적개심을 이해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자신이 결혼하는 줄도 몰랐던 신부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전통 혼례식의 일부였다는 것을 알고 당황스러웠던 일, 겨울 정기시가 취소되어 안타까워하는 친구들을 달래기 위해 선물로 술을 사갔더니,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촬영팀에게 권주가까지 부르며 6시간 동안 자리를 이어나갔던 일들을 통해 지은이는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티베트를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가기보다 전통 치유법에 의존하는 마을 의사 라모, 티베트에서 가장 번듯한 호텔을 운영하는 지안장과 그의 어머니 몰라, 성실하게 노력하여 국가 공사까지 맡게 된 건축업자 린체우, 갼체로 이민 와 막노동의 삶을 살아가는 인력거꾼 락파, 절도 사건과 정치적 소요로 시끄러운 사원을 지켜나가는 승려 출트림, 돈드룹, 체푼 등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지은이는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탐구하면서, 중국과 티베트, 전통문화와 외래문화, 신앙과 과학, 전통 계승과 현대화 간의 대립과 긴장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윤회, 환생을 믿는 불교의 나라 티베트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현실의 삶이 내세에도 이어진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서로간의 고통도 스스로의 업보이자 인과응보라 여기기 때문에, 지금 바로 이 삶에서 티베트인들은 충실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지은이는 이야기한다. BBC 방영 당시 티베트 독립 내전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도 했지만, 이 책은 현실적이면서 따뜻한 중국인의 목소리로 때로는 역경에 맞서 싸우고 때로는 희망과 환희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려는 볆베트인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촬영을 마치고 전통 신앙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티베트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있었다는 지은이의 말처럼, 우리는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다가 힘든 과거를 거쳐 불확실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는 티베트 사회를 색다르풰, 또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전경처럼 또렷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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