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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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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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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등장인물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저자 소개 2

타쿠미 츠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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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ukasa Takumi,たくみ つかさ,拓未 司

1973년 기후현에서 태어나 오사카에 있는 아베노츠지 조리사 전문학교에 입학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고베의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 취직한 그는 십여 년 넘게 요식업에 몸담으며 발군의 실력을 쌓았다. 어릴 적부터 작가를 꿈꿔왔던 그는 31세 때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퇴직한 뒤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단의 팬더』를 집필하였고, 이 작품은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미스터리&엔터테인먼트 작가의 발굴 및 육성을 목표로 하는 문학상이다. 베스트셀러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를 발행하는 다카라지마샤가 다
1973년 기후현에서 태어나 오사카에 있는 아베노츠지 조리사 전문학교에 입학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고베의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 취직한 그는 십여 년 넘게 요식업에 몸담으며 발군의 실력을 쌓았다. 어릴 적부터 작가를 꿈꿔왔던 그는 31세 때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퇴직한 뒤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단의 팬더』를 집필하였고, 이 작품은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미스터리&엔터테인먼트 작가의 발굴 및 육성을 목표로 하는 문학상이다. 베스트셀러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를 발행하는 다카라지마샤가 다재다능한 끼를 지닌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대상 고료는 2억 원에 달한다. 현재 일본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이 상은 일본 장르문학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데 일조함으로써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덕여대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호텔 선인장』, 『도쿄타워』, 『마미야 형제』,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벌거숭이들』,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츠지 히토나리의 『안녕, 언젠가』, 『태양을 기다리며』,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 1, 2』, 가쿠다 미쓰요의 『그녀의 메뉴첩』, 『가족 방랑기』, 오기와라 히로시의 『내일의 기억』, 『벽장 속의 치요』, 가와이 간지의 『단델라이언』 외에 『금단의 팬더』, 『콜드게임』, 『이게 다 베개 때문이다』, 『암
동덕여대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호텔 선인장』, 『도쿄타워』, 『마미야 형제』,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벌거숭이들』,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츠지 히토나리의 『안녕, 언젠가』, 『태양을 기다리며』,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 1, 2』, 가쿠다 미쓰요의 『그녀의 메뉴첩』, 『가족 방랑기』, 오기와라 히로시의 『내일의 기억』, 『벽장 속의 치요』, 가와이 간지의 『단델라이언』 외에 『금단의 팬더』, 『콜드게임』, 『이게 다 베개 때문이다』, 『암 체질을 바꾸는 기적의 식습관』,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112일간의 엄마』, 『밥 빵 면』, 『은하 식당의 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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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41쪽 | 167g | 99*134*30mm
ISBN13
9788957518106

책 속으로

확실히 이건 무언가의 퐁이었다. 그러나 퐁드보는 아니었다. 동물 향이기는 하지만 이제까지 맡아본 적 없는 냄새였다.
갑자기 코타는 심한 구역질을 느꼈다. 콧구멍에 닿는 것은 식욕을 돋우는 풍성한 향기였다. 그러나 그것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뇌수를 자극하고 위를 엉망진창으로 휘저어댔다. 향기가 아니었다. 거기엔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 같은 것이 떠돌고 있었다.
코타는 썩은 내에서 얼굴을 외면하듯 냉장실에서 머리를 빼냈다. 위액이 역류하고 머리가 깨질 듯한 격통이 밀어닥쳤다. 비틀거리면서 주방 안의 싱크대로 달려든 그는 맹수처럼 울부짖으며 구토했다. 쓴맛이 목구멍을 찔렀고, 눈물이 멎질 않았다.
“무슨 일인가!”
아오야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등 뒤로 쏟아졌다. 나오는 것은 미량의 토사물과 위액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코타는 떨리는 손으로 수도꼭지에 달라붙더니 후려치듯 레버를 움직였다. 콸콸 쏟아지는 물에 머리를 갖다 댔다.
“시, 시바야마 씨, 왜, 왜 그러세요…….”
걱정하는 쥰이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코타는 토하면서도 오른손을 움직여 냉장실 쪽을 향해 검지를 세워 흔들었다. 무언가가 있다, 조사해달라는 신호를 보낼 생각이었다.
등에 와 닿는 아오야마와 쥰이치의 기척이 문득 어딘가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럭저럭 신호를 알아챈 모양이었다.
“아오야마 씨,”
쥰이치의 목소리가 났다.
“이 병에도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래? ……무슨 뜻이지?”
“잠깐 기다려보세요.”
물을 한바탕 뒤집어쓰고 나자 고타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미쳐 날뛰던 위는 텅 비었지만, 아직도 끈질기게 안에 든 것을 짜내려 몸을 비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위액조차 나오지 않았다.
쥰이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p, a, t, e에 d, e, 그리고 p, e, r, s, o, n, n, e네요. 앞의 건 압니다. ‘파테 드(pate de)’는 페이스트를 말합니다. 즉, 이건 무언가의 페이스트라는 말이네요. 다음은…… 페르소네? 찾아볼게요.”
코타는 비칠비칠 몸을 일으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입 안을 헹구었다. 목구멍에 아릿한 것이 걸려 연방 기침이 터져 나왔다. 그 증상이 가실 때까지 몇 번이고 물을 입 안에 머금었다가 토해냈다.
이윽고 진정이 되자 옷소매로 입 주위와 눈물을 난폭하게 닦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흠뻑 젖은 머리 그대로 돌아보니, 거기에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전을 손에 든 쥰이치의 모습이 있었다. 어째선지 그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지고,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저, 저…… 이거……,”
쥰이치의 눈이 아오야마를 향했다.
“페, 페르, 페르손(personne)이라고 읽는데요, 뜻이……,”
쥰이치는 다시 사전으로 얼굴을 돌렸고, 뒤이어 자신이 냉장실에서 꺼내 바닥에 놓은 병으로 가만히 눈길을 돌렸다.
코타의 각도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쥰이치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필경 거기에 적힌 글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쥰이치는 그 병을 위에서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손에 들고 보면 더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런지 그것을 꺼리는 눈치였다. 타인의 배설물을 바라보는 듯한 눈으로, 죽어도 손에 대려 하지 않았다.
아오야마의 옆얼굴에는 암운이 깃들었고, 기노시타 다카시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코타는 앞머리를 타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도 개의치 않고 그저 흔들거리며 서 있었다. 모두 입을 다문 채 쥰이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쥰이치가 얼굴을 들었다.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이었다.
“파테 드 페르손(pate de personne), 일본어로 하면……,”
쥰이치는 꿀꺽 소리를 내며 말과 함께 침을 삼켰다. 와들와들 떨리는 입술을 죽을힘을 다해 진정시키려 하고 있었다. 그 틈으로, 절명 직전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리얼하게 미각을 그리는 신인 작가의 언어가 독자의 혀를 자극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관련 장르 소설의 규모가 큰 일본에는 신인 작가 등용문 격인 문학상의 종류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따라서 관련 문학상에서 수상한다는 것은 ‘올해의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과 다름없다. 추리소설 문학상으로는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등이 있고, SF, 판타지, 호러 문학상에는 ‘일본SF대상’ 신인상, ‘코마츠사쿄상’, ‘일본판타지노벨’ 대상 등이 있다. 그중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은 1988년 일본 다카라지마샤가 미스터리 소설 랭킹 소개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신인 작가의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장르문학상으로 제정하였다. 심사 위원들의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의 전반 부분을 인터넷에 공개하여 독자들의 투표수를 바탕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는 이 상은 2002년 제1회 상금 1천2백만 엔으로 시작하여 2008년 현재, 우리 돈 2억 원에 달하는 상금이 최종 수상작에게 수여된다. 이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갈수록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 또한 내재돼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이다.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본 작품, 『금단의 팬더』의 작가 타쿠미 츠카사는 전직 요리사로, ‘미식 미스터리’라 부를 만한 이색 장편 소설을 탄생시켰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가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급작스럽고도 놀랍다. 과연 그럴 만한 것이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요리사로 일할 당시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읽은 바가 없었다.
젊은 나이에 친구와 함께 작은 레스토랑을 개업한 그는 경영이 어려워지자 20대 후반에 샐러리맨으로 전향하여 피자 체인점에서 일했다. 그가 31세 되던 해, 아내는 그에게 마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기를 권하였고,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운명적인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고등학교 이후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않았을 만큼 문학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던 그였건만, 작가가 되어보자는 당찬 꿈을 꾸고 즉각적으로 그 꿈의 실행을 위해 착수하였다. 이후 옆에서 묵묵히 용기를 북돋아주는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당시 일하던 피자 체인점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틈틈이 집필 활동에 몰두했다. 그 결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여에 빛나는 『금단의 팬더』를 탄생시켰으니, 가히 그는 애초부터 천재적인 글재주를 가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고베의 프랑스 레스토랑 등지에서 십여 년 동안 요리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 요리사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작품 속에 십분 녹여냈다. 소설의 배경 또한 고베의 프랑스 요리업계를 바탕으로 하며, 주인공의 대사는 저자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다른 작가는 절대 쓸 수 없는 영역을 노렸다는 그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미스터리와 미식을 접목시킨 장르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요리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심사 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하루빨리 차기작을 발표해달라는 목소리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요리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비단 미스터리라는 틀 안에서만 안주할 생각은 없다고도 밝혔다. 그의 차기작은 고베 제과업계의 뒷면을 그릴 예정으로, 독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신이 내린 미각의 소유자, 그의 비틀린 욕망이 비극을 요리한다!

이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중에는 『식객』의 대령숙수에 견줄만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일흔둘의 나카지마 히로미치. 그는 날 때부터 남다른 미각의 소유자였다. 한때를 풍미한 저명한 요리평론가이자 요리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음식을 예술과 학문에 비유한다. 세상에서 그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 바로 황홀하리만치 혀의 감각을 사로잡는 미식(美食)이다.

철들었을 때부터 그에게는 멋진 미각에 갖추어져 있었다. 그것은 세상 누구도 갖지 못한, 신이 그만을 위해 내린 능력이었다. 그가 음식을 먹을 때면, 일단 무언가가 혀 위에 올려짐과 동시에 그것의 속삭임이 선명하게 들려오곤 했다. 그는 그처럼 신비한 능력을 주신 신께 감사하였다. 그리고 그 특별한 능력을 살려 미식의 길을 추구하고자 요리평론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수많은 경험과 세월을 거치며 세상의 온갖 것들을 맛보았다. 전 세계를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식물이며 곤충에 이르기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체험하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는 진력이 나버렸다. 뛰어난 그의 미각에 흥미를 이끌어내고 그의 혀를 충족시킬 만한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주 특별한 재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는 결코 탐해서는 안 될, 그의 비틀린 욕망이 부른 비극이었다.

“미식에 질려 있던 무렵, 나는 막연히 어떤 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계시에 이끌리듯 번뜩임이 있었던 게지요. 내 흥미를 끄는 것이 바로 내 가까이에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 겁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 바람은 부풀어갔습니다.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내 미식 편력의 집대성으로서 맛보고 싶어진 겁니다.”
_본문 중에서

글을 읽는 동안 무의식중에 입맛을 다시게 하는 화려한 요리의 향연이 경악할 만한 살인 사건과 만났다!

『금단의 팬더』는 읽는 동안 욕지기가 날 만큼 노골적으로 살인 사건을 묘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요리를 현업으로 삼고 있는 요리인들 혹은 요리에 조예가 깊은 이라면 누구나 처음 사용해보는 소재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모티브로 삼았다. 미스터리물이기에 살인 장면도 있어야 하지만, 작가는 식욕이 떨어질 만한 참극 묘사는 자제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소름이 끼치고 머릿속은 끔찍한 상상으로 인해 얼어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작가가 풀어내는, 이 소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미스터리 전개법에 있다.

분명히 독자는 글을 읽고 있다.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문자로 읽고, 그것을 받아들여 각자의 머릿속에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엔 콧속을 자극하는 맛있는 향내가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접하기 힘든 프랑스 요리인지라 지금껏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냄새만큼은 절로 군침이 고이게 할 만큼 향기롭기 그지없다. 냄새로 자극받은 독자의 눈앞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기 그지없는 요리가 펼쳐진다. 발음하기도 녹록치 않은 프랑스 요리들이지만, 그 선명한 빛깔과 가히 예술이라 불릴 만한 데커레이션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식의 시간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요리를 이제 맛볼 시간인 것이다.

독자의 얼굴에는 행복한 포만감으로 미소가 그려진다. 혀끝에는 여전히 달콤하고도 씁쓰레한 맛의 여운이 감돌고, 온몸이 노곤해지며 잠이 몰려오는 듯도 하다. 따듯한 햇살과 솔솔 부는 봄바람 속에서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던 독자의 눈이 만족감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열심히 글자를 따라가던 독자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고, 부드럽게 책장을 넘기던 손가락은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그렇다. 독자는 본격적으로 등골을 얼어붙게 할 공포의 단서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오싹함은 느낄지언정 책장을 덮어버릴 만큼의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긴장감이 형성된 이후로 책장은 거침없이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극중 인물들이 발견해낸 그것,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그 냉장고 속의 끔찍한 재료’를 인지한 후부터 독자의 머리와 가슴은 상상과 유추로 분주하다 못해 숨이 가쁘다. ‘그것’을 먹다니, ‘그것’으로 요리를 한다니, 그렇고 그런 공포영화 내지 호러소설 속에서 수도 없이 언급된 이야깃거리이지만, 『금단의 팬더』가 말하는 ‘그것’은 더욱 끔찍하기 그지없다. 단순히 ‘그것’을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극중 소름 끼칠 만큼 인간 광기의 끝을 보여주는 그 인물의 목적은 ‘그것’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낼 만한 고도의 요리법으로 ‘음미’하기 위해서이다. 작가는 그 과정을 직접적으로 글 속에 묘사하지 않았지만, 독자는 그것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과연 어느 정도의 섬뜩함과 잔인함을 느끼게 할 요량이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상상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치는 그 어떤 노골적인 묘사보다 소름 끼친다.

사건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독자는 일종의 배신감을 맛본다. 혀를 온통 마비시킬 정도의 강렬한 맛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더니, 단숨에 공포로 몰고 가는 작가의 글에서 느끼는 배신감이자 그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금단의 팬더』라 지어진 이유, 그것은 희고 검은 팬더의 무늬처럼 빛과 그림자를 나타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흰 것은 온화하게 대나무를 입에 넣는 본능이고, 검은 것은 사납게 고기를 탐하는 본능을 말한다. 이것은 곧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장치이며,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온화하고 심오하게 묘사된 인물이 어느 순간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양면성과 상통한다.

세련된 상황 묘사와 단숨에 빨아들일 듯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작가의 탁월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결코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가공할 만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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