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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튜라플리네스의 유혹 -마탁소, 그리고 불타는 5월의 대지 -비란코상 -파리의 가로수 -꽃의 프랑켄슈타인 -녹색개발 -날씨를 잡아라 -꽃의 피, 꽃의 눈 -앙제성의 황혼의 소나타 -진달래꽃 마누라 -플라워텔레스코프 -월드컵 심포니 -아미노기노 신사 -정치인은 동물이고 과학자는 식물이다 -식물은 없는가 -꽃의 메시지 -후루마쓰가의 전설 -황금의 꽃 -마탁소의 부탁 -부녀는 말이 없고 -점검 -말라비틀어진 산의 나라 제2장 -운명적인 만남 -식물의 언어, 인간의 언어 -농아의 숙명 신목지기 -별 하나를 가슴에 묻고 -후루마쓰의 편지 -식물박사 제프 -그들의 불가사의 -죽지 않는 식물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 -흔들리는 순원 -아미노기노 신사의 깊은 가을 -비란코상의 수줍은 몸짓 -바벨탑의 부활 -월드컵 심포니의 완성 -말세의 예감 -제프의 연구실 -황금꽃의 딜레마 -플라워텔레스코프의 언어 -예리코의 장미, 샤론의 장미 -한국정신과학기술원 -기상이변에 대한 푸른 사막 프로젝트 -후루마쓰 노트 -‘아웃터넷’ -식물들의 외국어 제3장 -순원의 사랑, 나리코의 사랑 -피어나는 꽃박람회 -사이버개화 -기(技)와 기(氣)의 융합 -녹색혁명 -단풍드는 날 -식물괴담 -신의 대답 -튜라플리네스의 탄생 -쉬뢰더의 돌연사 -살인용의자 -어머니와 나리코 -천재들의 눈빛 -거룩한 열반 -화려한 단장 -신비의 후루마쓰 노트 -‘아웃터넷’의 사랑 -꽃은 다시 피고 후기: 조지타운의 보헤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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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존재를 향해 열려 있는 연결고리를 아버지는 인터넷이 아닌 ‘아웃터넷(Outernet)'이라 명명했습니다. …인터(inter)는 이미 사람끼리 서로 연결되는 사이죠. 아웃터(outer)는 아직까지 연결되지 않는 사이입니다. 우리는 외계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외계인이 되고 싶었고 그 뜻이 일부 이루어진 것이지요. 아버지는 바로 식물과 대화를 하는 데 성공하셨으니까요.”(본문 228~229쪽)
후루마쓰 나리코는 그녀의 아버지가 식물과의 소통수단인 ‘플라워텔레스코프’, 즉 ‘아웃터넷’을 개발한 동기를 마순원에게 그렇게 설명한다. 지적 스릴러인 ‘아웃터넷’의 출발점은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이다. 꽃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이 박람회에 전시할 새로운 컨텐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플라워텔레스코프’와 ‘튜라플리네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마순원은 박람회 조직위 간부인 아버지(마탁소)의 도움으로 킬러 컨텐츠인 두 전시물을 확보하기 위한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특히 ‘튜라플리네스’는 충남도민의 성금으로 제작될 황금꽃 후보 중 하나이고 ‘플라워텔레스코프’는 박람회의 주제(꽃의 메시지)와 부주제(꽃과 인간의 교감)에 걸맞은 전시물이기 때문이었다. 마순원은 난생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 그의 삶의 물줄기를 크게 바꾸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조직위 간부를 수행해 방문한 일본에서 마순원은 후루마쓰 부녀를 통해 식물과 대자연의 세계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고, 쉬뢰더 2세의 초청을 받아 홀로 찾은 네덜란드에서는 제프의 교묘한 장난으로 살인혐의까지 뒤집어쓰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보 목조반가사유상을 조성한 장인으로 알려진 신라인을 선조로 둔 후루마쓰는 농아로 태어났다. 농아는 가문의 신사를 지켜야 한다는 전통에 따라 평생 신목지기로 살고 있는 그는 ‘나무도 말을 하고 산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귀가 없을 뿐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식물과 인간의 대화를 실현시키는 장치 ‘플라워텔레스코프’를 발명한다. 플라워텔레스코프는 인간의 감정에 식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모니터에 나타나는 파동을 통해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장치다. 후루마쓰는 자신과 딸을 실험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감정과 거기에 상응하는 식물의 반응이 표출하는 파장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을 해왔다. 후루마쓰 부녀는 오랜 시간 거듭된 실험을 통해 마침내 인간의 감정과 식물의 반응이 일치하는 파장을 확인하는데 성공한다. 즉 ‘사랑한다’는 감정이 그려내는 파동의 모양과 형태가 사람이나 식물이 똑 같았다. 더 나아가 ‘슬프다’ ‘기쁘다’ ‘무섭다’ 등과 같은 다른 감정에 반응하는 파동의 모양과 형태 또한 인간과 식물이 일치한 것이다. 후루마쓰는 마침내 비란코상이라는 애칭을 붙인 야생란을 플라워텔레스코프에 연결, 식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성공한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식물과의 소통을 뛰어넘어 우주의 삼라만상과도 소통하는 세상을 염원하면서 그 장치의 이름을 ‘아웃터넷’이라고 명명한다. 쉬뢰더 2세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튜라플리네스’의 유전자 합성에 성공한다. 마순원의 주선으로 네덜란드 연구소를 찾은 한국정신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의 지원에 힘입은 결실이었는데 한국의 연구원들은 동양에서 모든 힘의 원천으로 여겨온 기(氣)를 유전자 합성에 적용해 ‘튜라플리네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튤립과 백합, 그리고 식충식물인 네펜데스의 유전자를 합성한 튜라플리네스는 두 얼굴을 지닌 꽃이었다.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꽃이자 독초인 것이다. 그 꽃에는 동물의 탐욕이 숨겨져 있었고, 그 탐욕을 채우기 위해 독향을 끊임없이 품어낸다. 향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면 독소는 그만큼 체내에 축적돼 목숨을 위협한다. 평소 유전자공학을 증오하던 제프는 ‘튜라플리네스’의 이러한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그 꽃의 개발자 쉬뢰더를 살해할 마음을 품는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인체에 치명적인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식물플랑크톤을 비밀리에 ‘튜라플리네스’의 먹이로 주어 원래의 독향을 배가시켜 쉬뢰더를 숨지게 한다.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고 독초를 탄생시킨 쉬뢰더를 꽃의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비판하고 응징한 것이다. 수사초기 단계에서 ‘튜라플리네스’의 독향을 쉬뢰더의 사인이라고 발표한 네덜란드 경찰은 그러나 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을 전환한다. 살인 혐의자를 이 꽃의 개발에 참여한 마순원과 한국의 연구원, 그리고 제프로 좁힌 다음 마순원을 강하게 압박한다. 마순원의 구속으로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킬러 컨텐츠로 확정되었던 ‘튜라플리네스’와 ‘플라워텔레스코프’의 전시도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대반전이 이뤄진다. 두 번째 네덜란드를 방문하게 된 마순원을 따라온 나리코가 야생란 비란코상과 ‘플라워텔레스코프’를 앞세워 살인범이 제프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혐의를 벗은 마순원과 나리코는 일본에 들려 후루마쓰의 열반을 확인한다. 나리코는 마순원과 함께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후루마쓰가의 시조의 고국인 한국땅을 밟는다. ‘튜라플리네스’와 ‘플라워텔레스코프’도 기대했던 것처럼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킬러 컨텐츠로 수많은 관람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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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터넷’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세상이다
해설 ‘아웃터넷’은 경이로운 대자연의 세계, 식물과 인간의 소통을 매개하는 장치인 ‘플라워텔레스코프’, 유전자공학을 통해 새로 태어난 꽃 ‘튜라플리네스’를 중심 소재로 전개되는 일종의 팩션(faction)이자 지적 스릴러다. 소설의 두 축은 ‘플라워텔레스코프’와 ‘튜라플리네스’다. 지은이는 전자를 씨줄로, 후자를 날줄로 삼아 마순원, 후루마쓰 부녀, 쉬뢰더 2세, 제프 등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많은 인물을 역사적으로 은원의 관계를 맺고 있는 한-일-미-네덜란드라는 무대 위에 등장시켜 그 공간을 다채로운 색깔로 채워나간다. 지은이는 이러한 소재를 앞세워 자연과 과학, 자연과 인간의 화해, 그리고 공존을 모색하는 한편 이 시대 지구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적 대안까지 내놓는다. 특히 식물학과 생태과학은 물론 인접학문에 대한 해박한 상식과 지식은 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지은이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는 녹색혁명의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고 있다. 지은이가 던지는 메시지의 본질은 ‘자연과 과학’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상생하는 세상이다. 과학기술을 앞세운 서구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은 반면, 동양은 자연을 공존과 합일(合一)의 관계로 파악해왔다. 지은이는 동서양의 자연관을 대비시키면서 인간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세상을 추구한다. 그러한 인식의 전환만이 환경파괴의 재앙에서 지구를 살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과학기술의 발전, 경제개발과 성장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자연, 그 중에서도 식물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의 아픔으로도 읽힌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식물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표출할 수 있을까? 이 작품에 인용돼 있는 결과(129쪽)는 흥미 이상의, 지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국에서 비밀정보 업무에 종사했던 클리브 백스터는 1966년, 거짓말탐지기의 코드를 용혈수라는 나무의 잎에 연결, 화분에 부어 주는 물이 얼마나 빨리 잎에 도달하는지를 실험하다가 모니터에 곡선이 그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 곡선은 심문 중 흥분상태에 빠지는 피의자의 곡선과 흡사했다. 위험을 감지한 식물은 다른 식물과는 달리 심하게 요동치는 곡선을 모니터에 표출했으며 동물이나 식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자신이 그러한 경험이 없음에도 전율을 하는 곡선을 토해냈다. 백스터는 이를 식물의 예지능력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식물이 감각기능, 즉 오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 옥수수, 목화의 이파리들은 해가되는 곤충이 달려들면 이들을 퇴치하는 분비물을 내뿜는다(후각기능). 바람이 불어 닥치면 스스로 가지나 줄기의 조직을 강화시킨다(촉각기능). 토마토는 록음악을 틀어주면 성장이 더욱 빨라진다(청각기능). 개화기에 들어간 식물은 하루 중 일정한 시간대에 꽃봉오리를 열고 닫는다(시간감각). 지은이는 자연을 이용대상으로만 여기는 인간의 탐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살인’이라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튜라플리네스’ 를 탄생시킨 주역인 막스 쉬뢰더 2세의 돌연사가 그 것인데, 그의 사인(死因)을 놓고 반전이 거듭된다. 처음에는 ‘튜라플리네스’의 독향이 범인으로 발표된다. 그러나 독향의 분석 결과에 따라 이 꽃 개발에 참여한 마순원을 비롯한 한국의 과학자들에게 혐의가 두어진다.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된 마순원은 나리코와 함께 플라워텔레스코프를 활용해 쉬뢰더를 살해한 범인이 제프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예지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플라워텔레스코프를 발명한 후루마쓰가 야생란의 일종인 비란코상을 통해 식물과의 소통에 성공했듯이, 그의 딸 나리코 또한 비란코상을 플라워텔레스코프에 연결, 쉬뢰더의 사인과 범인을 밝혀낸 것이다. “쉬뢰더 박사님은 튜라플리네스라는 독초를 만든 프랑켄슈타인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생명을 창조했지만, 그 창조는 자연의 질서를 깨버리고 만 것입니다. 생명을 창조하면서 생겨난 또 다른 질서가 그를 죽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범인은 바로 그가 그렇게 사랑했던 그의 아리따운 딸 튜라플리네스였습니다.”(283쪽) 살인범 제프의 절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자연을 탐욕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인간, 과학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인간에게 던지는 경종일 것이다. ?“‘아웃터넷’ ― 나는 ‘아웃터넷’을 통해 과학과 자연의 소통을 바랐고 이 둘의 조화를 원했다.”라고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직 차관급 공직자인 지은이의 풍부한 행정경험과 지식이 농축된 역작이라고 평가된다. 주요인물 ‘아웃터넷’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은 5명이다. 한국의 천재 물리학도 마순원, 식물과의 소통수단 개발에 평생을 바쳐온 일본의 후루마쓰 마사히로와 딸 나리코, 네덜란드의 유전공학자로 막스 쉬뢰더 2세, 미국의 식물학자 제프리 싱거(제프)가 그들이다. 마순원: 물리학만이 우주의 진리를 규명해낼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는 KAIST의 신입생이다. 전혀 뜻하지 않은 기회에 막스 쉬뢰더 연구소에서‘튜라플리네스’합성연구에 참여하게 된다. 후루마쓰 마사히로: 세상에는 규명할 수 있는 과학과 규명되지 못 하는 과학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비주의 자연철학자이다. 식물과 인간의 소통을 매개하는 장치 ‘플라워텔레스코프’를 개발한다. 나리코: 후루마쓰의 딸로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는 재원이다. 식물이 표출하는 다양한 파동(곡선)의 의미를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는데 ‘플라워텔레스코’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집을 방문한 마순원과 사랑의 싹을 키워간다. 막스 쉬뢰더 2세: 생명공학을 이용해 새로운 식물의 탄생을 꿈꾸는 유전공학자이다. 기(氣)를 연구하는 한국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기적의 꽃이자 독초인 ‘튜라플리네스’를 합성하는데 성공하지만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제프리 싱거: 과학은 자연의 엄밀한 관찰이어야지 개조이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교조주의적인 식물학자이다. 유전자 합성으로‘튜라플리네스’를 개발한 쉬뢰더를 응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