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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나 때문에 우는 줄 아십니까 - 서문을 대신하여
생활 속에서 2.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인왕제색(仁王霽色) 느림과 게으름에 관하여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할머니의 고백성사 논두렁의 미꾸라지 신부님의 화두 다시 부활절을 맞으며 3. 망중한(忙中閑) 청첩장의 가을 ‘먹통’같은 놈 부적(符籍) 모으기 토우(土偶) 선생 이야기 봉은사 ‘판전(板殿)’ 훈민정음을 본뜬 ‘광장체’ 4. 나의 노래 내 마음의 책, 『플랜더스의 개』 잊지 못할 시절 이 한 장의 사진 노래의 날개 위에 내 삶의 물꼬를 튼 사건들 문화 사랑방 5. 문화 돋보기 이천 달러 시대의 문화의식 누구를 위한 연주회인가 페미니즘 시대의 페미니즘 사회 국악 공연의 진면목 〈타워링〉의 미국식 영웅주의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 6. 우리 말 우리 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마오 쩌둥과 승만 리 개밥바라기와 짚신할아비 우리 말에 담긴 우리의 의식구조 자장면과 삼판주 7. 환경과 문화 동강물이 썩기 전에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상향을 꿈꾸는 향로 시인의 집 건축가의 세상 보기 8. 인간을 위한 건축 지구를 쉬게 하자 뉘어진 도시, 세워진 도시 도심녹지(都心綠地) 공존의 철학, 풍수 건축의 소프트웨어 알기 쉬운 건축 이야기 9. 건축가라는 직업 여의도의 감상적인 하루 안국동 시절 화장실 소견 설계도를 다섯 번 바꾼 끝에 가섭(迦葉)의 미소처럼 10. 고집과 침묵 그리고 열정 박 교수의 빈소에서 루이스 칸의 침묵과 빛 하워드 로크의 열정과 고집 이름 남기기의 허상 낯선 거리에서 11. 세계의 다양한 문화 여행을 한다는 것 언어와 문화의 쇼비니즘 장사꾼 기질과 예술성 고전(古典)과 전위(前衛) 자동차 여행 소고(小考) 하이델베르크의 인상 함부르크의 인간 동물원 12. 문명의 충돌 대영제국박물관에서 루브르의 피라미드 동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축복과 저주의 땅, 바그다드 뉴욕, 미국의 역설과 아이러니 13.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 건축가의 전인격(全人格) 소읍 데트몰트 풍경 피렌체의 마지막 밤 파라오의 정수리에서 예루살렘에서 온 편지 내가 사랑한 사람들 14. 건축가 이야기 김중업 선생과의 기연(奇緣) 정인국 선생의 인품을 추모하며 김수근 선생 병실에서 영원한 콤비, 원정수·지순 행복한 사나이, 공일곤 형 우수(憂愁)의 건축가, 민현식 15. 예술가, 그들과의 교감 최후의 고전인(古典人), 임응식 한국의 가장 비싼 수출품, 백남준 권진규 예술의 완성 천생의 쇠잡이, 김용배 축석의 대가 김춘옥 옹 흐트러짐 없는 완벽주의자, 조성렬 16. 잊지 못할 사람들 꼬마들의 기마대장님 파리의 벽오동나무 에드 라이트(羅元)의 추억 잊지 못할 사람들 어느 육학년 진급자의 반란 17. 김데레사 수녀 생각 편지 추억 함부르크 서울 영결(永訣) 추기(追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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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라는 곳은 건물 각부에서도 특별히 요구조건이 까다로운 곳이어서 강의 자체도 좀 별난 강의가 되려니와, 실제 설계에서도 건축가마다 건축중마다 각양각색의 취향과 소신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옛날에 우리 조상들은 측간이 멀리 있을수록 좋다고 하여 설계상 중요도가 가장 낮은 곳으로 생각했엇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내 생각으로는 어느 건물에서건 설계상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취급되어야 하며, 실제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인 것이다.
능률 위주의 사무소 건축에서 자칫 소홀하게 처리되는 이곳은, 잘 설계된다면 샐러리맨과 우먼들에게 점심시간 다음으로 중요한 '허리펴기'의 장소가 될 것이다. 사치를 자랑하는 일류 호텔일수록 화장실은 호화롭게 장식되며, 기천 명을 고용하는 공장주에게는 남자 삼십 초, 여자 이 분 삼삽초 하는 따위의 평균 지체시간이 대단히 신경쓰이는 요소가 되기도 해서, 화장실의 위치와 동선은 상당히 면밀한 인간공학적 연구를 요한다. 최근의 서양 사람들 주장에서는 주거용 건물의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장실이다. 거실이나 침실에 비해 사용빈도나 지체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그 짧은 시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나머지, 설비의 고급화는 물론이려니와, 평면상 가장 좋은 위치에 햇빛도 잘 들고, 자연환기도 가능한 넓은 유리창에 될 수 있으면 전망도 좋고, 오디오 · 전화 · 인터폰 · 책꽂이.. 뭐 이런 식으로 호화설계를 할 뿐만 아니라, 관리 유지에서도 최대한의 청결에, 향수와 꽃꽂이를 비롯해서 독서는 물론이고, 커피도 한 잔 마실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나 자신도 그런 주장에는 오히려 한술 더 뜨는 입장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나에게 주택설계를 의뢰한 사람들 중에 거실보다도, 침실보다도, 화장실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어서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는 터다. ... 중략 서양 사람들이 욕실에 카펫을 깔 수 있는 걸을 습관의 차이라고 만 말해 버릴 수만은 없을 만큼, 우리 생활의 질도 상당히 높아졌다. 이제 필요악처럼 좁고 어두운 곳만을 연상하기보다, 그 짧은 시간을 멋지게 보내도록 지혜를 짜야겠다. 잠잘 자리도 마땅찮은 사람들에게 무슨 잠꼬대냐는 등의 패배주의를 버리자. 우리에겐 그럴수록 작은 꽃 한 송이라도 그곳에 먼저 꽂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세종대완은 한글을 그곳, 해우소에서 구상하셨다고 하지 않는가. --- pp.153~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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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공물의 조화를 건축의 주제로 삼는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이자, 수년 전 한국문인협회로부터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로 선정되기도 했던 김원(金洹)이 삼십여 년 간 써 온 산문을 모아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를 펴냈다.
저자는 이 책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에서, 지금껏 살아온 육십 년의 삶과 그 과정에서 관계 맺어 온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세상사에 대해 건축가 특유의 시선과 느낌을 풀어내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미사여구나 화려한 수식 없이 써 내려간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가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어서, 읽는 재미와 더불어 자연스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침마다 화장실 변기에 앉으면 창문을 통해 겸재(謙齋)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가 그대로 재현되는 집에 살면서 느끼는 행복감을 느긋이 토로하는가 하면(「인왕제색」, p.13), 이라크와 미국의 대결국면의 본질을 날카롭고 설득력있게 파헤치기도 한다.(「축복과 저주의 땅, 바그다드」, p.205; 「뉴욕, 미국의 역설과 아이러니」, p.214) 일상의 작은 일들이 행복으로 다가온다는 행복론을 펼치기도 하고(「당신은 행복하신가요」, p.17), 먹통이나 부적 등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며(「‘먹통’ 같은 놈」, p.38; 「부적 모으기」, p.41), 우리 말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훈민정음』을 예찬하기도 한다.(「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p.91) 환경운동가로서 잘못된 현실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주기도 하고(「동강물이 썩기 전에」, p.113;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 p.116), 건축가가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와 생각을 단상으로 풀어내기도 하며(3장 ‘건축가의 세상 보기’), 그 동안 여행했던 세계의 다양한 문화들을 기록·분석해내기도 한다.(4장 ‘낯선 거리에서’) 한글날이면 『훈민정음』을 되읽어 보고, 틈 날 때마다 봉은사(奉恩寺)를 찾아가 추사(秋史)의 글씨를 감상한다는 저자의 문화 제 영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한편, 김중업·정인국·김수근 등의 건축가들과, 임응식·백남준·권진규 등의 예술가들에 대한 글을 통해 저자가 지금까지 가져 온 그들과의 관계나 교감을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살아오면서 만났던 주위 사람들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기억들에 대한 회상은 저자의 삶과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애정을 느끼게 해준다.(5장 ‘내가 사랑한 사람들’) 이 책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는, 일상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들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화현상에 대한 생각과 비판을 엿볼 수 있는 ‘문화 사랑방’,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건축가로서의 자세 등에 대해 언급한 ‘건축가의 세상 보기’, 여행기(旅行記)라 할 수 있는 ‘낯선 거리에서’, 살아오면서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내가 사랑한 사람들’, 이렇게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이 책은 1960년대말부터 최근까지 신문·잡지 등에 발표했던 산문들을 다시금 매만지고, 미발표 산문들과 신고(新稿)를 더하여 한 권의 산문집으로 엮어낸 것이다. 부제 ‘김원의 삶과 사람들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는 건축가로서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삶과 그 속에서 맺어 온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리고 건축가라는 명칭의 틀 속에 가려져 있던 한 개인의 생각과 살아온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