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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큰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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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큰 나무
고규홍
눌와 200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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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큰나무를 찾아 내디딘 한걸음일 뿐

1. 강인한 삶의 흔적 화성 서신면 물푸레나무
2. 스님의 지팡이에서 자라난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2-1. 수몰민의 애환을 지닌 안동 용계 은행나무
3. 크고 미끈한 줄기를 자랑하는 정선 봉양리 뽕나무
4. 공양왕의 최후를 지켜본 삼척 근덕면 음나무
5. 마을의 살림살이를 지켜온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
6. 외교사절의 품에 안겨 들어온 보은 백송
7. 간신배의 호주머니에서 싹을 틔운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8. 옛 선비들의 이삿짐 목록 제1호였던 당진 송산면 회화나무
9. 짭짤한 젓갈 냄새 맡으며 자라난 익산 신작리 곰솔
10. 김제 만경 너른 벌의 농사를 관장하는 김제 봉남면 왕버들
11. 수천의 가지로 갈라져 하늘에 맞닿은 무주 설천면 반송
12. 그림처럼 아름다운 순천 쌍암면 이팝나무
13. 먀운 향기 품고 있는 순천 선암사 매화나무
14. 바닷바람 맞으며 500년을 버티고 선 여수 돌산 동백나무
15. 군인들에게 좋은 약재였던 강진 병영면 비자나무
16. 도공이 떠난 자리를 쓸쓸히 지키는 강진 대구면 푸조나무
17. 억센 가시를 뽐내는 문경 장수황씨종택 탱자나무
18. 세금 내는 팽나무 예천 금남리 황목근
18-1. 세금도 내고 장학금도 주는 예천 감천면 석송령
19. 참으로 예쁜 단산면 갈참나무
20. 곧으면서도 굽은 선이 빚은 예술의 극치 청송 안덕면 향나무
21. 깊은 산골을 홀로 지키고 있는 울진 쌍전리 산돌배나무
22. 어지러운 세상사를 피해 산골 깊숙이 숨어 자란 합천 묘산면 소나무
23. 지리산 제일 전망대에 우뚝 선 함양 금대암 전나무
24. 까치밥 하나로 남은 가을의 서정 의령 백곡리 감나무
25.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상큼한 향기를 자랑하는 마산 의림사 모과나무
26. 한여름 붉게 피어 묘소를 밝히는 부산진 배롱나무
27. 용왕의 선물이 크게 자란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큰 나무 일람표

저자 소개 1

Goh Kyu Hong,高圭弘

이 땅의 나무들이 품고 있는 삶과 역사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고 전하는 나무 칼럼니스트이자 나무 인문학자다. 인천에서 태어나 송도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중앙일보에서 12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1999년에 나무를 찾아 떠났다. 방방곡곡 누비며, 사람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노거수와 특별한 나무들의 생애와 그 안에 깃든 인문학적 가치를 기록해 왔다. 고규홍의 나무 이야기는 식물학적 정보를 넘어,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뜻과 나무와 함께 살아온 이웃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발굴하고 세상에 알린 의령 백곡리 감나무, 정선 봉양리
이 땅의 나무들이 품고 있는 삶과 역사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고 전하는 나무 칼럼니스트이자 나무 인문학자다.

인천에서 태어나 송도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중앙일보에서 12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1999년에 나무를 찾아 떠났다. 방방곡곡 누비며, 사람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노거수와 특별한 나무들의 생애와 그 안에 깃든 인문학적 가치를 기록해 왔다.

고규홍의 나무 이야기는 식물학적 정보를 넘어,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뜻과 나무와 함께 살아온 이웃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발굴하고 세상에 알린 의령 백곡리 감나무, 정선 봉양리 뽕나무, 영양 송하리 졸참나무와 당숲 등 여러 노거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땅의 큰 나무』(2003)를 시작으로 『나무가 말하였네』(1, 2권),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 『천리포수목원의 사계』(봄·여름편, 가을·겨울편), 『도시의 나무 산책기』, 『슈베르트와 나무』, 『나무를 심은 사람들』, 『나무 사진집 ‘동행’』 등 모두 37권의 책을 펴냈고, 한 해 동안 ‘나무’를 주제로 하여 100회 정도의 대중 강연 활동을 이어간다.

2000년 봄부터 ‘솔숲의 나무 편지’라는 사진 칼럼을 홈페이지 솔숲닷컴(www.solsup.com)을 통해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눈다. 천리포수목원 이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고규홍의 다른 상품

사진 : 김성철
1963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과 광주대학교에서 사진을,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화재를 전공했다. 주로 우리 문화유산과 자연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답사여행의 길잡이』『한국의 읍성』『꽃은 져도 향기는 그대로 일세』『소대헌 호연재 부부의 사대부 한평생』 등의 책에서 사진 작업을 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67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0620002

책 속으로

큰 나무는 저마다 깊은 표정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손길을 피해 산 깊은 곳에 홀로 자라는 나무는 어딘지 신령스러운 기운으로 어슴푸레하게 다가오는가 하면, 마을 어귀에서 매일 사람들과 눈맞춤을 하며 자란 당산나무나 정자나무들은 마을의 기쁨과 시름을 함께 겪어 왔다는 듯 편안한 어머니의 품속 같은 느낌을 준다. 또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들은 마치 농신農神의 모습처럼 너그럽고도 기품 있는 풍채를 하고 있게 마련이다. 멀리서도 그 나무들의 기운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눈길을 주게 된다.

--- 본문 중에서

이 큰 향나무에서는 굳이 코를 움직거리지 않아도 향나무 특유의 향기가 그윽하게 다가왔다. 안덕면 향나무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보다 기기묘묘하면서도 결코 난삽하지 않고, 뒤틀리고 휘었음에도 기품을 잃지 않은 나무줄기에 있었다. 바닥에서 솟구치듯 쏟아져 나온 나무줄기는 곧바로 네 개의 줄기로 나누어지면서 사방으로 고르게 뻗었는데, 짙은 회색의 근육질로 발달한 줄기는 범접하기 힘든 강인한 직선으로 뻗치다가 한순간 숨죽인 듯 진행을 멈췄다. 그러다 일순 도저희 예상할 수 없었던 직각 방향으로 성장 방향을 홱 틀어 민첩한 산으로 이어졌다. 마치 붓으로 삐침 획을 그어댄 듯. 경쾌한 선이 그대로 느껴지는 줄기들은 장엄한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직선으로 단호하게 방향을 틀어버리던 줄기들이 이번에는 한없이 부드러운 곡선을 빚어낸다. 꼼꼼히 보지 않으면 직선으로만 여겨질 법하지만 줄기는 어느 틈에 절묘한 곡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는 그 잠잠한 이어짐 중간 중간에 다시 줄기를 하나 둘 나누어낸다. 새로 나온 줄기들은 가능지만 어미 줄기의 강인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엄격한 직선으로 또 하나의 삐침 획을 그어대기를 여러 차례 거듭하면서 하늘에 닿았다.

--- p.261

넉넉한 품이 아름다운 느티나무는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추위를 이겨내고 목련꽃이 화려한 외출을 시작하는 봄날, 파릇파릇 연녹색의 잎들이 앙증맞게 고개를 내밀 때부터 느티나무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나무에 푸른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 금세 주변의 다른 나무들도 연녹색으로 녹음을 준비한다. 한여름, 모기조차 들기 힘든 시원한 그늘을 만들 때는 느티나무가 정자나무로서 제 소임을 다할 때다. 그리고 무엇보다 황갈색으로 곱게 물드는 가을 단풍은 느티나무가 한여름 우리 농부들의 땀을 식히는 그늘을 만드느라 수고한 뒤, 스스로도 쉼의 계절에 들어선다는 신호다. 또 잎을 다 딸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 느티나무는 빈 하늘 한가득 강인한 생명력의 직선과 곡선들로 우리네 삶의 원초적 긴자와 이완의 들고남을 보여주는 듯하다.

--- p.79

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큰나무를 찾아다녔나?
지난 세기가 끝날 즈음부터, 산업화 현대화가 극단에 이른 20세기 문명에 대한 비판과 함께, 21세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었습니다. 그때 많은 학자들이 새 천년의 최대 화두로 꼽은 것이 바로 ‘생명’, ‘환경’, ‘자연’ 등이었고, 학문과 산업이 모두 이를 존중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사람과 자연, 생명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는 노력은 미미했습니다.

〈눌와〉가 나무, 그 가운데서도 이 땅의 큰 나무를 찾아나선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나무는 늘 사람과 가까이 살면서, 사람을 둘러싼 생태적 환경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하지만, 사람들은 나무가 주는 이로움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쩌면 편리함과 눈앞의 이익만 쫓아 사는 우리 도시인들의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눈을 시골이나 산골 마을로 돌려보면, 아직도 마을마다 당산나무로 모시는 큰 나무가 있고, 꼭 당산나무가 아니더라도 마을을 상징할 만한 큰 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산나무나 정자나무로 대표되는 큰 나무들은 우리의 공동체를 굳건하게 지켜온 우리 모두의 신목(神木)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모진 풍상을 헤치며 끈질기게 살아온 그들의 옹이마다에는 우리의 삶이 깊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큰 나무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잘려나가거나 오염된 환경 속에서 차츰 시들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땅의 큰 나무』는 더 늦기 전에 우리와 친근했던 그 큰 나무들의 삶을 기록해 두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21세기의 최대 화두라 할 수 있는 생명과 자연을 존중하고, 사람과 자연이 맺은 구체적인 관계를 살펴보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절로 우러러보게 되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서, 짙은 그늘을 만들어 한없이 우리를 포용하는 그 너그러움에 끌려서, 우리는 하염없이 큰 나무들을 찾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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