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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럽인과 밀림 소녀의 따뜻하면서도 애절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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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의 대평원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
TV드라마, 영화, 뮤직 비디오, 소설 등등 요즘에는 어느 것 하나 편안하게 가슴을 울리는 것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닿을 듯 말 듯한 애틋함도 너무나 단편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우리의 상상력은 설 자리를 잃고 맙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이 다인 세상이지요.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인 이유는 초스피드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단순함이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세월』이라는 작품 속에서 해가 지는 장면을 장장 두 페이지에 걸쳐 묘사했습니다. 해가 지는 장면 하나, 꽃이 지는 장면 하나를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해지는 모습이, 꽃이 지는 모습이 과연 이랬던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요. 이런 작품을 읽고 나면 이 세상, 작게는 내 주변에 있는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하찮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영국 작가이자 자연주의자이며 조류학자인 윌리엄 헨리 허드슨의 『그린 맨션』 역시 사물에 대한 시선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유명한 작품입니다. 핸드폰 하나면 뭐든지 해결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내 주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내가 살고 있는 이 곳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세상이 있다는 사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절절한 사랑이 있다는 진실 등을 전해 주는 수작입니다. 1. 자연과 생물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절묘합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 숲이다 보니, 이 책에는 참으로 많은 나무와 동물이 등장합니다. 우리에게는 낯선 아마존 유역의 생물들이 또 다른 감동과 재미로 다가오지요. 허드슨은 이런 자연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작가 특유의 순수한 관찰력을 동원해 철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에 담았습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단순한 사고를 넘어선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사고를 가능케 합니다. 기괴하고 은둔적인 털거미 한 마리는 오두막 지붕 아래의 그늘진 구석에 피신처를 하나 장만했는지, 날마다 하루 종일 그 곳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네. 하지만 어두워지면 그 놈은 언제나 사라졌다네. 무슨 흉악한 볼일을 보러 나갔는지 어찌 알겠나! 그 놈은 죽은 나뭇잎 같은 짙은 노란색의 몸에 검은색과 들고양이 같은 잿빛 무늬가 있었지. 또 어찌나 크던지, 납작하고 둥근 몸에서 뻗어 나온 털북숭이 긴 다리를 죽 펴면 남자의 손바닥을 덮을 정도였다네. 내 좁은 거처 안에서 그 놈은 안 보려고 해도 알 볼 수 없었지. 밤이면 종종 내 눈은 그 놈이 머무르는 구석을 살피곤 했지만, 기묘한 털북숭이 형체는 언제나 사라진 뒤였다네. 하지만 날이 밝으면 그 놈은 어김없이 돌아와 있었지. 나는 그 놈이 성가셨네. 하지만 리마를 생각하면 굶주렸을 때 말고는 살아 있는 것을 죽일 수가 없었지. 상처를 입히면 - 다리 하나를 떼어 버린다든지 하는 거 말일세. 다리가 많으니 그렇게 치명적인 부상은 아니겠지만 - 그 놈도 이 곳이 자신에게 적대적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안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네. 하지만 용기가 없었지. 그 놈이 밤에 몰래 돌아와서는 길고 구부정한 다리를 내 목에 꽂고 피에 독을 풀어서 열병과 섬망증을 일으키고, 마침내 새까맣게 타 죽어 버리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 놈을 내버려두었고, 슬쩍 두려운 눈길로 바라보며 내 생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만을 바랄 뿐이었네. 그래서 우리는 전혀 교제 없이 지냈지. (본문 335쪽) 2. 친구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전체가 이야기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벨이 친구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괴상한 그림의 흙항아리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는 형식이지요. 따라서 사실이나 현장의 정확한 묘사뿐 아니라 그 당시 아벨 자신의 감정, 그리고 현재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아벨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같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아벨이 사랑 때문에 행복해하고 아파할 때 교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자네나 나나 화를 가라앉혔고 서로에게 상처 입힌 것을 후회하고 있으니 지금껏 일어났던 일이 유감스럽진 않네. 자네가 그렇게 말할 만도 했지. 내가 겪은 야만인들 사이에서의 여행과 모험에 대해 전부 얘기하고 싶었던 적이 적어도 백 번은 될 거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이야기가 우리의 우정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지. 이 우정은 내게 너무도 소중하고 무엇보다도 지키고 싶은 것이니까.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런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기로 했네. 자네에게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하는 것만을 생각할 거야. 내가 스물세 살이었을 때부터 시작하지.(본문 11쪽) 3.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랑이 호기심과 애절함으로 다가옵니다 상류층 집안 출신에 지적 호기심이 많아 늘 책을 붙들고 살고, 무도회에서 아름다운 숙녀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인디오들이 사는 거대한 숲에서 살게 된다면 과연 어떨까? 게다가 그 곳에서 만난 어느 신비로운 소녀와 의사소통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서로의 사랑을 제대로 확인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헤어질 수밖에 없다면? 그리고 너무나 불리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자신이 철저히 도시인이라고 생각했던 아벨은 숲 속에서 생활하면서, 그리고 운명의 여인 리마를 만나면서 변하게 됩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낙엽이 지는 소리들이 늘 다르게 다가올 정도로 그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 갑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과거는 모두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녀의 신비한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말이 무슨 소용이에요? 사랑은 당신의 눈에서 빛나고, 당신의 얼굴에서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어요. 당신의 손을 잡으면 그것을 느낄 수 있지요. 당신도 내 얼굴에서 보고 있지 않나요, 내가 당신에게 느끼는 그 모든 것을,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랑의 감정을? 이것이 사랑이에요, 리마. 꽃과 생의 노래, 가장 감미로운 것, 우리의 두 영혼을 하나로 만드는 아름다운 기적이란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