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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제1부 사무치는 모순 제2부 독로獨路 |
金相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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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한 노선사의 서슬퍼런 선기와 파격의 사자후
1. 불가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한소식 하다’라는 말이 있다. 깨달음이라는 말과 같이 쓰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보다도 수행력이 한 단계 높아진 상태를 말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한소식의 경계는 어떤 것일까? 그 하나는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것이고, 어떤 편견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도 끄달리지 않고, 인간과 우주에 대한 막힘없는 통찰력을 지닌다. 봉철선사는 그런 분이다. 2. 봉철선사는 젊은 나이에 출가하여 홀로 수행하다 인천 용화사 전강선사의 문하에 들어가 선사의 마지막을 지켰다. 이후 소백산 성혈사와 효명암에서 수행하였고, 현재는 그곳에서 더 산속으로 들어가 양백정사라는 암자를 짓고 주석하고 있다. 저자 김상백은 대학 1학년 때 성혈사에서 봉철스님을 처음 뵙고 불명을 받고 인연을 맺은 후, 기나긴 사회생활의 길을 돌아 20년만에 다시 스님을 뵙고 불법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하였다(2004년). 이 책은 그 가르침의 일부를 엮은 것으로, 여기에 자신의 단상을 함께 써넣었다. 오랫동안 기독교 집안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그는, 불교의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보기에 아주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에서 불법의 진수를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누구나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마치 짧은 콩트나 수필처럼 글을 엮었다. 3. 선사는 평범 속에 비수를 감추고 있다. 그의 가르침은 일상적이면서도 날카롭다. 배를 깔고 엎드려 TV를 보는 노선사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하지는 그는 그 속에서도 결코 활검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고준담론을 남발하지도 현학적이지도 않다. 이미 경북 영주 일대에 ‘욕쟁이 스님’으로 유명한 그에게 허례는 들어올 틈이 없다. 수행자의 결기보다는 친근한 할아버지같은 느낌을 준다. 근엄하지도 억지 폼을 잡지도 않는다. 마당 한 구석에 서서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는 선사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천진난만한 어린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봉철선사! 일반 불자들에게 그는 낯설다. 하지만 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그 이름은 가볍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일견 파격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번뜩이는 선기와 사자후로 제자들을 제접하는 한 자유인이 내뿜는 선의 향기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