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동백꽃 툭 떨어지듯
2. 어린 시절, 운명을 거역하라 3. 새로운 변화, 4개월간의 학교 생활 4.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으로 5. 작은 예수회 시절 혹은 신앙과 이성 6. 삶에 대해 자신감 심어준 명혜학교 7. 못다 부른 장애해방의 그 이름, 울림터 8. 바롬, 뇌성마비 장애인을 노래하라 9. 불같은 사랑, 결혼 그리고 이혼 10. 노점, 그 험한 세상 속으로 11. "장애인도 이동할 권리를 달라" 12.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 그녀의 끝나지 않는 투쟁 |
|
‘시대를 울린 여자’ 최옥란. 그녀는 누구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1년여 전인 2002년 3월 30일. 한 신문은 뇌성마비 여성 장애인 최옥란의 자실 소식을 전하면서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사설의 일부이다. “…우리는 최옥란이란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1970년, 청계천에서 다른 모든 노동자들이 창백한 얼굴로 쓰러져가고 있을 때 ‘노동기본권을 지키라’고 외치며 분신자살하였던 전태일을 기억하듯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슬프고, 외롭고, 소외된 존재였지만 살아보려고 홀로 몸부림쳤던 한 장애여성이 죽음으로 호소한 ‘제발 관심을 가져달라’는 그 절절한 외침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사설: 최옥란,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한겨레신문』, 2002년 3월 30일, 4면) 그렇다면 최옥란(1966년 7월 3일~2002년 3월 26일), 그녀는 누구인가. 과산화수소 두 병과 수면제 20알을 복용, 자신의 고통스런 운명을 정지시킨 뇌성마비 여성 장애인. 작가는 ‘작가 후기’에서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전태일처럼 노동자도 아니다. 더구나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것도 아니요, ‘타고난’ 사상가나 조직가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성자 같은 지고지순한 사랑이나 선행을 베풀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장애인이었고 더구나 뇌성마비 장애인이었다. 여성이었고 어머니였다. 노점상이고 수급권자였다. 모든 고정관념은 그녀의 삶 앞에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다. 슬픈 가족사, 뇌성마비 장애와 편견, 좌절된 진학과 배움, 신앙에의 몰입과 공동체 생활, 이성에의 질주와 성관계, 동거와 결혼, 이혼과 아들 준우와의 이별, 고달픈 노점과 돈, 갈등 속의 인간관계…. 벽이 나타나면 꺾였고, 힘들면 좌절했으며, 조금 사정이 좋아지면 기뻐했고, 사랑의 미소가 보일라치면 사랑에 빠져버리는 그녀. 그녀는 바로 우리 시대 슬픈 자화상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장애인의 이미지를 일거에 허물어버린 최옥란. 그녀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작가(‘작가후기’)의 주장이다. “그녀의 삶과 죽음은 ‘장애해방’의 거창한 이념 또는 이론보다 ‘장애인의 삶’ 자체를 알려줌으로써 모든 가능성의 토양을 제공해줬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장애인, 뇌성마비, 여자, 어머니, 노점상, 수급권자의 삶을 이해하고 있었던가. 웃고 우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커녕 그 모습조차 몰랐던 것은 아닐까. 최옥란은 그 동안 미처 깨닫지 못한, 아니 외면해왔던 이들에게 ‘사회적 약자’의 삶과 죽음을 보여줬다. 그들의 웃고 우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줘 시대의 폭과 깊이를 넓혀준 것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4월 장애인의 달…그 시대정신이 책으로 부활했다 2002년 3월 또는 이후. 최옥란이 사망하자 신문과 방송 등 국내 언론들은 앞다퉈 그녀의 삶과 죽음을 조명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얼마 후. 최옥란의 주장과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 그녀의 모습은 화석화된 이미지만 남겨진 채 사라졌다. 가끔 의식의 미화를 위한 악세사리 영역에만 머물 뿐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 후인 2003년 4월. 한 신문 기자의 노력에 의해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눈물과 고통, 음모와 배신 등 최옥란의 인생 역정이 책 『시대를 울린 여자 최옥란 평전』으로 되살아났다. 책 『시대를 울린 여자 최옥란 평전』은 6개의 큰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음독 이후 사망까지 모습,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회적 현상, 그리고 그녀의 의미를 조명했다. 2, 3장은 최옥란의 슬픈 가족사, 뇌성마비 장애를 앓게 된 사연, 친구들의 놀림을 받던 어린 시절, 4개월만에 끝난 초등학교 생활 등이 담겨 있다. 4, 5, 6장은 재활과 자립, 배움의 꿈을 가지고 장애인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슬픈 몸부림이 눈물겹다. 7, 8장은 장애문제를 인식하게 되고 대 사회적 실천에 나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한국 장애운동 초창기 모습이 잘 담겨 있어, 운동사를 조명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9, 10장은 한 장애인 남성을 만나 불같은 연애 끝에 두번의 낙태와 결혼, 아들 준우의 출산, 불화와 이혼과정 등을 담고 있다. 또 이혼 뒤 소위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불리는 청계천 8가에서의 힘든 노점 생활도 포함됐다. 11, 12장은 다시 장애 운동의 전면에 나선 최옥란의 장애인이동권투쟁, 수급권투쟁 장면을 담고 있다. 결국 아들 준우를 되찾기 위해 고민하다 현실에 벽에 부딪쳐 음독하게 된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작가는 『시대를 울린 여자 최옥란 평전』을 쓰기 위해 8개월간 많은 많은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1, 2차 자료를 검토했다고 한다. 그가 만난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녹음한 녹취록만 해도 90분용 테이프 16개, 1, 2차 자료도 3000여페이지에 달한다고 한다. 다음은 ‘작가 후기’에서 밝힌 작업과정의 일부분이다. “쉬는 날은 일을 위한 ‘단비’ 같은 것이었다. 주말이나 휴가 등엔 일찍 집을 나서 관계자의 기억을 쑤시고 다녔고, 저녁엔 자료더미 속에서 ‘그림’을 그렸다. 노트는 물론 디지털 사진기와 녹음기는 좋은 동료가 되었다. ‘두 놈’은 불안전한 기억의 집을 잘 지켜줬고, 끊임없이 영감(靈感)이란 친구를 데리고 왔다. 하지만 정말 눈물이 났던 것은 그녀의 삶과 죽음 자체였다. 사람을 만나고 1, 2차 자료를 검토하면서 그녀의 삶을 사랑하게 됐고, 죽음을 슬퍼하게 됐다. 어둠을 밀어내고 조명이 비추는 커피숍에서 관계자의 증언에 눈물을 흘렸고, 가족의 눈물을 보며 저절로 흘렸고, 그녀의 기록엔 엉엉 소리내야 했다. 그러기를 240여일.” 특히 관계자 인터뷰와 1, 2차 자료 검토를 통해서 최옥란에 대한 기존 언론 보도의 오류와 장애계의 편견 등을 바로 잡기도 한다. 예를 들면 최옥란의 공동체 생활 과정을 구체적으로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고, 장애문제연구회 ‘울림터’의 시작 시기, 노점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부의 오해 등을 교정하기도 한다. 보통 쉬운 문장, 묘사적 이야기 전개 등은 신문 기사체의 미덕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작가가 신문 기자이기 때문에 이런 장점이 잘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독자들은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