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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 문학상 수상작가 노사카 아키유키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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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1. 작은 잠수함을 사랑한 큰 고래 2. 파란 앵무새와 굶주린 소년 3. 빼빼 마른 코끼리와 사육사 4. 말과 병사 5. 하늘의 연이 된 엄마 6. 늙은 늑대와 소녀 7. 고추잠자리와 바퀴벌레 8. 굶주린 병사 9. 나의 방공호 10. 8월의 풍선 11. 포로와 소녀 12. 불에 탄 자리에서 자라난 과자나무 |
Akiyuki Nosaka,のさか あきゆき,野坂 昭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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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괴물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으면……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떠맡을 다음 세대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경험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인가? 기어코 전쟁이라는 괴물을 다시 이 세상에 내보내고 만 이 시대의 어리석음과 부끄러움을 전해주어야 할 것인가? 이제 미영 연합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도 막을 내렸다. 그래서일까? TV나 신문 등의 매체에서 전하는 이라크 소식에도 사람들은 무덤덤하다. 마치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남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 전쟁을 통해서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이 시대가 전쟁이라는 끔찍한 괴물을 다시 세상으로 내보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전쟁이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 않는가? 전쟁의 비극성은 그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 즉 힘없는 약자가 죽어 가야만 한다는 데에 있다. 아무런 잘못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 특히 어린아이들을 보라! 죄 없는 그들이 왜 전쟁의 희생자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출간된 노사카 아키유키의 『전쟁동화집』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전쟁의 공포와 악몽이 과연 어떤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전쟁동화집』에는 전쟁의 비극성을 그린 이야기 12편이 실려 있다. 이 12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연약한 존재들이다. 이를테면 어린아이, 말단 병사, 소년항공병, 고래, 앵무새, 코끼리 , 말, 늙은 암늑대처럼. 그들에게 전쟁이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과도 같다. 영문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들의 아빠를 데려가고, 엄마를 잡아먹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빼앗고, 집과 보금자리를 불태우는……. 그 괴물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죽음의 그림자와 허망함만이 서성일 뿐이다. 『전쟁동화집』에 실린 이야기들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작은 잠수함을 사랑한 큰 고래』는 덩치 큰 수고래가 일본의 소형 잠수정을 자기 짝으로 알고 사랑하다 결국 그 잠수정을 위해 죽어간다는 이야기이다. 『파란 앵무새와 굶주린 소년』은 파란 앵무새가 전쟁의 공포로 말을 잃은 소년에게 말을 가르쳐주지만(이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쳐준 사람은 소년이다), 이 둘은 결국 굶주려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하늘의 연이 된 엄마』는 화염이 난무하는 대공습에서 아이를 자신의 온몸으로 감싸다가 결국 죽고 만 엄마 이야기이다. 『고추잠자리와 바퀴벌레』는 자살폭탄이 실린 쌍엽기(일명 고추잠자리)를 조종하는 소년항공병이 외딴 섬에 불시착하여 자신의 유일한 친구 바퀴벌레를 놓아준 뒤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는 이야기이다. 『8월의 풍선』은 패망을 눈앞에 둔 일본 군부가 학생들을 동원해 후호병기(풍선폭탄)를 제작하지만 제대로 띄워 보내지 못하고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불에 탄 자리에서 자라난 나무 이야기』는 병약한 한 소년이 방공호에서 엄마를 기다리면서 소중히 간직해오던 바움쿠헨 조각을 땅에 묻고 죽었는데, 그것이 아이들의 과자나무로 자라난다는 이야기이다. 바로 이것이 노사카 아키유키의 눈에 비친 전쟁의 모습들이다. 또 그 모습들이란 거의가 다 어린아이나 동물처럼 저항하지 못하는 존재들의 죽음의 모습들이다. 그런 점에서 『전쟁동화집』은 전쟁이라는 괴물이 힘없는 약자에게 얼마나 커다란 생채기를 남기게 되는지를 서정적이면서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노사카 아키유키의 작품은 모두 전쟁과 이어져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그의 어린 시절을 더듬어보면 수긍이 간다. 1930년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난 그는 양자로 들어가 고베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1945년 6월, 열다섯 살의 나이에 폭격으로 양부모를 잃고, 네 살짜리 여동생과 폐허가 된 도시를 배회한다. 그런 와중에 영양실조에 걸린 여동생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이 경험은 나중에 『반딧불이의 무덤』이라는 작품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이런 경험을 가진 그가 전쟁이라는 주제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노사카 아키유키의 작품에 대해서 비난하는 소리 또한 적지 않다. 솔직히 그의 작품은 가해자인 일본을 피해자로 묘사한다는 비판을 종종 받는다. 그러나 조금만 깊은 관점에서 그의 작품을 분석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쟁은 악이다. 그보다 더 큰 악은 전쟁을 일으키는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은 너무나 거대하고 복잡해서 그 정체를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의 눈은 오로지 전쟁의 희생자에게로 쏠려 있는 것이다. 사실 『전쟁동화집』에 나오는 12편의 이야기들도 한결같이 ‘약자가 거대한 힘에 농락당해 가혹한 날들을 거쳐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전쟁의 비극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쟁 반대를 외치는 정치가들의 백 마디 말보다도 그의 동화 한편이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노사카 아키유키의 『전쟁동화집』이 동화라는 형식을 취하는 까닭은 다음 세대에게도 우리의 경험을 전해주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떠맡을 다음 세대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경험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인가? 기어코 전쟁이라는 괴물을 다시 이 세상에 내보내고 만 이 시대의 어리석음과 부끄러움을 전해주어야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