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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소금 산양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말 움직이는 산 겨울 산에서 은어 무당벌레가 되고 싶은 시인 말들의 시간 감사의 말씀 호모 하빌리스 피델에게 풍경 〈삼국유사〉를 쓰는 바닷새들 체 게바라 예술가의 뜰 티티새들은 체 게바라를 모른다 청산 가는 길 식구食口 세한도 백담사에서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 깊은 우물 하류 사슴벌레 멸치 푸른 벌레 납골당에서 투구풍뎅이 겨울 산 그날, 제7 태창호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그 말이 아직 망아지였을 때 폐광촌을 지나며 Melancholy -앙리 드 룰루즈- 로트렉에게 용천사에서 산사의 눈발을 보며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에게 산사에서 정직한 시인 도라 디아만트의 새벽 멍에 하얀 뼈 산수유가 있는 새벽 파밭 석탄 형성에 관한 관찰기록 사북이 어디에요? 삽 철암에서 사북에서 우리들의 역사 시간 열목어熱目漁 파르티잔 -〈반계수록磻溪隨錄〉을 읽으며- 찔레 나는 당신을 본다 ㅡ치첸이챠에서 도둑고양이 풍뎅이의 꿈 나는 비트에 숨는다 심문 시인 석양의 남자 해지는 날, 푸른 벼랑에 앉아 유충幼蟲의 꿈 슴새들을 생각하며 가문 날 민들레 경계인境界人의 봄 낙타 죽이기 코뿔소를 찾아서 인텔리겐치아 저무는 날이 다가와 우리들의 역사 시간 피라미드 무너뜨리기 일각수一角獸가 있는 풍경 산을 향하여 그 산에 장수하늘소는 산다 장수하늘소를 찾아서 하이에나 하이에나 ㅡ목마름에 대하여 하이에나 ㅡ역적 눈먼 자를 위하여 황야의 이리 황야의 이리 부엉이를 잡은 적이 있었다 곰광이 가을 바다 누가 와서 밑동을 망초꽃 하나 정형외과 병동에서 망초꽃 하나 축견畜犬 석탄 보우트 피플 밀감 목마른 자는 잠들고 구두 수선공 심봉사전 비를 부르는 지하도를 지나며 귀뚜라미 폐항의 밤 목마른 자는 잠들고 별 9층 6호의 꽃 이건청 시집 목선들의 뱃머리가 말 손금 구시가舊市街의 밤 저자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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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시작 활동을 해온 이래 현재까지 진정성의 시, 긴장의 시를 추구해온 이건청의 자선시 100편이 활판 인쇄 특장본 시집 『움직이는 산』으로 출간되었다.
이건청은 1967년 등단 초기부터 남다르게 서정의 정통성을 고집해온 시인이다. 그는 과도하게 언어를 혹사하는 수사적 시편의 생산자가 아니다. 그는 사회 현실을 제재로 시를 다룰 때도 시의 정도를 지키면서 시의 본령을 넘지 않기 위해 엄격한 자기 절제의 미학을 추구해왔다. 스스로 페허와 소외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투시해낸 현실과 사물 풍경들을 명징한 서정 언어로 형상화함으로써 독창적 시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건청은 동시대의 시인들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시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 『움직이는 산』은 납활자 인쇄 공정으로 책을 찍어내는 국내 유일의 인쇄공장인 ‘출판도시 활판공방’에서 1,000부 한정으로 제작된 수제본 영구 보존판 활판 시집이다. 직접 쓴 육필시가 첫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종이는 수명이 1,000년 가는 한지가 사용되었으며, 활판 인쇄의 요철감이 느껴져 시 읽는 맛이 깊고 그윽하다. 이건청 시인은 시집을 내는 소회를 ‘책머리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40년 교직생활 정년을 하게 되면서 모처럼 전업시인이 된 셈이니 목숨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이 길을 따라가 볼 작정이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온갖 사물들의 느낌과 의미의 가없음에 새삼 놀란다. 바라기는 ‘눈’과 ‘귀’가 여생 동안 유연하게 열려져서 진폭이 큰 상상의 파장까지를 가급적 많이 건져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