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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박병두 · 땅끝에서 부는 바람
권두시 황지우 · 솔섬 제1부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곽재용 · 해남형님 김경윤 · 비자나무 숲에 푸른 비가 내리는 녹우당과 고산문학축전 김대원 · 해남 인문학의 중추 ‘인송문학촌 토문재’ 김병익 · 땅끝, 그 땅 마지막의 환한 열림 박명성 · 해남촌놈 박해현 · 해남과 애린 손택수 · 해남(海南)이라는 시 송기원 · 나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 백련재 신경숙 · 그녀에게 가장 알맞았던 장소, 해남 신달자 · 명품인생으로 산다는 것은 어수웅 · 그해 여름, 해남 일기 오세영 · 동백꽃 그늘 아래서 유성호 · 땅끝에서 피워 올린 한(恨)과 멋의 미학 유자효 · 땅끝에서 이재무 · 그리운 해남 산정, 어란포구 임철우 · 스무 살, 내가 사랑했던 두륜산 조용호 · 해남이라는 ‘정토(淨土)’에서 보낸 날들 최동호 · 해남의 윤선도와 보길도의 추억 제2부 해남 명소에 가고 싶다 김선태 · 한반도의 끝이자 시작, ‘땅끝’ 김윤배 · 가보고 싶은 해남 미황사 나기철 · 해남에는 땅끝순례문학관이 있다 문태준 · 다선일미(茶禪一味)와 초의선사 문효치 · 일지암의 봄 송소영 · 땅끝, 황토나라테마촌 이건청 · 해남 보길도 「어부사시사」 이경철 · 백련재,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져 올곧은 서정을 일구는 창작의 현장 이지엽 · 비자림이 시를 쓰는 곳, 은적사 장석주 · 해남, 대흥사, 그리운 나라 정끝별 · 김남주 생가와 고정희 생가를 잇는 벼들의 초록바다 정일근 · 해남에는 ‘4est 수목원’이 있다 조동범 · 해창주조장, 백 년의 세월을 견딘 삶과 역사 조용연 · 오기택의 고향 유정, 해남 오소재 조희문 · 해남의 명소 ‘해남공룡박물관’ 최수철 · 미륵, 명상 그리고 해남에 대하여 허형만 · 문내면 우수영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 홍신선 · 노포의 아우라와 옛시조의 한 거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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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장인(匠人)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들이라도 좋은 기운을 받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신가 보다. 임권택 감독이 이곳에 머물 때 구상했던 작품들이 당시 전부 대박이 났었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으셨으니, 꼭 한 번쯤 와보고 싶으셨을 게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태백산맥’ 등 임권택 감독의 많은 대표 작품들이 해남에 있는 동안 구상하신 것이라고 한다. 실제 촬영도 해남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이 작품들은 해외 유명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쓸면서 임권택 감독을 세계적인 영화감독 반열에 우뚝 세워 놓았다. 이처럼 해남은 남도문화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창작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 pp.59~60 무슨 얘기를 하다 보면 자주 앞에 해남의 바다나 풍경이 등장해 본론은 뒤로 밀려나고 새우며 멍게 맛이 일품으로 그녀 입을 통해 표현되었다. 침이 고일 정도였다. 아마도 내가 정신을 차리고 새우 맛에서 빠져나와, 그러니까 “사작나무 옆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하지 않았으면 얘기의 본론은 사라지고 없었을지도.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전달되는 그녀의 혀 밑에 저장된 숱한 해남 바다 맛을 밀치고 듣게 된 본론은 그녀가 자랐던 해남의 아름드리 사작나무 옆집에 살았던 할머니는 손자를 등에 업고 있었다고 했다. 한나절 내내 손자를 등에 업고 잘 지내던 할머니가 마당에서 멍게 손질을 하고 있던 며느리를 부르더니 등에 업고 있던 손자를 며느리에게 건네주고는 “나는 인자 가봐야겄다”면서 방으로 들어가더니 늘 그랬던 것처럼 낮은 베개를 찾아 베고 낮잠에 들 듯이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려주었다. --- pp.94~95 K화백과 함께 두륜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도 눈은 내내 쏟아졌다. 하얗게 뒤덮인 눈꽃의 세상에서 우리는 아이처럼 행복해했다. 발목까지 차오른 눈을 헤치며 진불암을 거쳐 만일암으로, 그리고 다시 천년수의 우람한 가슴에 번갈아 안겨본 다음, 우리는 눈밭에 수없이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간신히 대흥사 경내로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천불전에 들르기로 했다. 경내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법당이었다. 천불전은 그날따라 인적 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법당 안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바친 뒤 우리는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았다. 평화. 법당 밖에선 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법당 안엔 가없는 평화가 눈송이처럼 가득히 내리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렇게 두 눈을 감은 채 그 하염없는 평화 속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었다. --- p.156 땅끝이라는 지명이 풍기는 말맛은 미묘하다. 얼른 듣기에는 ‘세상의 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래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강렬하게 유인하는 힘이 있다. 구차한 삶을 내려놓기에 최적일 것 같은 자살 충동을 발동시킨다. 그러나 막상 그러한 충동을 실천에 옮기려고 찾아가면 정반대의 의미로 다가온다. 끝은 시작의 반대말이 아니라 같은 말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땅끝은 한반도의 종점이 아니라 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섣부른 자살 충동으로 찾아간 사람들이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얻어 돌아오는 곳이 땅끝이다. ‘세상의 시작’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 말이다. --- pp.176~177 해남에서도 나는 미륵불과 마애불을 찾았다. 연당리의 미륵, 신안리의 석불입상, 남천리의 미륵을 보았고, 두륜봉 꼭대기에 있는 대흥사 북미륵암의 마애여래좌상 앞에서도 오랜 시간을 보냈다. 큰 바위 면에 10세기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법의를 착용하고 연화좌 위에 가부좌를 결하고 촉지인을 취하고 있는 부처의 좌상. 부드러운 윤곽, 큼직큼직한 이목구비, 둥글고 부드럽게 처리된 어깨, 생동감 넘치는 대좌의 연꽃, 신체의 굴곡을 따라 자연스레 처리된 법의 자락. 그 앞에서 나는 머릿속이 단순해지다 못해 멍해지면서 나 자신을 잊었고, 그와 함께 내 몸은 그저 초라하고 스산한 한 덩어리의 진흙이 되어버렸다. --- pp.297~298 대학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한동안 뜸했던 해남행은 최근 나와 함께 시공부를 하는 몇몇 시인들과 동행함으로써 새로운 해남의 명소를 알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송지면 송호리에 자리한 ‘인송문학촌 토문재’와 문내면 우수영의 법정 스님 생가터에 자리 잡은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이다.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해남 출신 작가 박병두 박사가 사비로 지은 한옥으로 작가들의 집필실과 도서관으로 꾸며져 있고,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은 해남군이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고현 광주지부장, 미황사 금강 스님의 고증과 조언을 받아 법정 스님 생가터에 지은 것이다. 이 마을 도서관은 그렇게 으리으리하지 않다. 평소 무소유를 설파하신 법정 스님의 정신을 살려 소규모로 아담하게 지었고, 전시품도 저서 14권, 찻잔 1점, 사진 2점으로 최소화했으며, 도서관 안에는 별도로 스님의 저서 70여 권이 따로 비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꺼내서 읽어볼 수 있게 했다. --- pp.303~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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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유산답사의 출발점 해남 땅끝,
삶에 쉼표와 물음표, 느낌표가 필요할 때 해남 땅끝이 우리를 기다린다! 한반도의 땅끝에 위치한 해남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바다와 섬, 두륜산 등 뛰어난 자연 경관은 물론이고, 대흥사, 미황사 등 천년고도를 뿜어내는 문화유산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1권에서 남도 지방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도 해남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해남을 대한민국 문화유산답사의 출발점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해남은 다양한 섬과 갯벌, 맑고 깨끗한 바다, 힐링하는 자연 친화형 관광과 해양, 생태, 문화, 음식 등 해남만의 특화자원이 넉넉한 곳이다. 남도 예술의 멋과 청정 자연이 제공하는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해남은, 쉬었다 가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다. 또 해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예술적 영감을 얻기 얻거나 삶에 쉼표와 물음표, 느낌표가 필요할 때 찾는 곳이다. 우리나라 땅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를 찍는 해남 땅끝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남에는 윤선도유적지가 있고, 해남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서산대사를 모신 표충사이고, 우리의 차를 새롭게 정립한 초의 스님은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지냈다. 또 해남은 숱한 시인과 예술가를 배출한 문향(文鄕)이다. 조선시대에는 고산 윤선도, 석천 임억령, 미암 유희춘, 옥봉 백광훈, 공재 윤두서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가를 배출했으며,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동주, 박성룡, 김남주, 고정희, 윤금초, 김준태, 황지우 등 많은 시인들을 배출했다. 우리나라 문화예술인들은 성찰과 사색을 모색하기 위해 해남 땅끝을 찾는다. 땅끝은 얼핏 ‘세상의 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래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강렬하게 유인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김남주, 고정희, 김지하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해남에서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이순신이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수군을 이끌고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곳도 해남이고, 저항시인이었던 김지하가 투쟁보다는 사람과 자연을 아우르는 사랑을 노래하는 생명사상의 시인으로 거듭난 곳도 해남이며, 민중해방과 여성해방을 위해 온몸을 내던진 김남주, 고정희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곳도 해남이고, 임권택 감독이 ‘서편제’ 등 작품을 구상한 곳도 해남이며, 임철우, 정끝별 등 문학인, 손숙, 박정자 등 연극인들도 해남을 즐겨 찾는다. 해남은 남도문화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창작의 원천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선태, 김윤배, 손택수, 이재무, 황지우 등 시인, 송기원, 신경숙, 임철우, 최수철 등 소설가, 김병익, 유성호, 최동호 등 문학평론가, 어수웅, 조용호 등 문화부기자, 곽재용, 조희문 등 영화인, 박명성 등 연극인, 김대원 화가 등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이 해남 땅끝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해남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그리고 해남 사람들의 정신문화를 가까이 만날 수 있고, 따뜻한 위안과 평안한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 예술, 역사와 문화, 먹거리와 볼거리… 우리 시대 문화예술인들이 해남에서 보고 느낀 색다른 이야기 해남군은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광활한 면적을 보유하고 있고, 경지는 전국 최고 면적이다. 그러다 보니 넓은 평야와 임야, 400여 킬로미터의 해안선, 갯벌 등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자연 자원뿐만 아니라 국보, 보물 등 국가문화재 37점을 비롯하여 도지정 42개, 향토문화재와 전통사찰 등 지정문화유산 129개를 보유하고 있다. 해남 곳곳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다. 전라우수영은 이순신 장군이 선조 임금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장계를 올린 후 13척으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른 기적의 장소다. 대흥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오래되었다. 대흥사는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천년고찰이다. 초의 스님은 대흥사 일지암에서 지냈고,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서산대사를 모신 표충사로도 유명하다. 해남군은 땅끝, 두륜산, 우수영, 화원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우수한 관광 경쟁력을 특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녀노소에게 해남 땅끝은 치유와 힐링의 인생순례지로, 두륜산은 자연친화적 가족 단위 체험 힐링 관광으로, 우수영은 역사문화와 야간경관의 명소로, 화원반도는 장기체류형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도 한반도의 최남단이자 대한민국 국토순례의 출발점인 땅끝은 희망의 시작점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고, 최근에는 코로나로 지친 우리에게 정신적 치유와 힐링을 제공하므로 인생순례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해남을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인들은 즐겨 찾는데, 이 책은 그들이 해남에서 보고 느낀 소회를 담아냈다. 영화감독 곽재용과 소설가 신경숙 등은 따뜻하고 훈훈한 해남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고, 뮤지컬제작자 박명성과 시인 조동범 등은 해남의 맛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은 해남의 명소들도 소개하고 있다. 소설가 임철우는 두륜산, 시인 김윤배는 미황사, 시인 문효치는 일지암, 시인 이지엽은 은적사, 시인 장석주는 대흥사, 시인 정끝별은 김남주 생가와 고정희 생가, 시인 정일근은 4est 수목원, 시인 이재무는 어란포구, 시인 송소영은 땅끝황토나라테마촌, 영화평론가 조희문은 해남공룡박물관, 시인 허형만은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에서 보고 느낀 소회를 밝혔다. 또 동양화가 김대원은 최근 해남을 여행하며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을 이 책에 싣기도 했다.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사색과 성찰과 함께하는 여행을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