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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이 책의 소중함에 대하여 이남호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바람의 자화상으로 달아나라 김승희 자화상 「수대동 시」 단상 황인숙 수대동 시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해 버린 것 김혜순 봄 이 시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마종기 부활 이토록 눈물겨운 아롱 아롱! 고두현 귀촉도 절창에 녹다 정현종 푸르른 날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생명 에너지의 역동적인 운동 김기택 국화 옆에서 좋은 귀신들의 힘 이은규 나의 시 마음의 극한에서 깊어진 노래 김사인 기도 1 꽃밭의 별과 종소리 이영광 상리과원 살의 일로써 고명재 선덕여왕의 말씀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문정희 꽃밭의 독백 존재의 돋을새김으로서의 시 안희연 무제(종이야 될 테지…) 미당시의 회화적 색채와 이미지 이제하 어느 날 오후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지극하면 맑고, 맑아지면 비끼어 간다 김언 동천 만남과 이별을 묵연하게 바라보는 슬기 문태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한 사람의 꽃나무 박소란 무의 의미 체험된 감동의 침묵 박형준 저무는 황혼 선운사 동백 송찬호 선운사 동구 마흔하나 이현호 마흔다섯 저 꽃은 받았어야 했을까 이병률 나그네의 꽃다발 아주 먼 옛날 개나리 꽃나무 씨앗 이야기 권승섭 내가 심은 개나리 내 뜰에 와서 살게 된 개나리 꽃나무 귀신 감나무야 감나무야 내 착한 감나무야 오해받는 일의 즐거움 한백양 신부 해일처럼 이야기가 서효인 해일 사랑과 신비 양안다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시 여세실 신발 때를 생각함 윤제림 겁의 때 시가 오는 부엌 앞 김민정 서리 오는 달밤 길 서정주 시의 힘과 ‘영원한 처음’의 순간 이혜미 초파일의 신발코 내가 가지고 싶은 시 장석남 1994년 7월 바이칼 호수를 다녀와서 우리 집 감나무에게 드리는 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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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살 식민지 청년 시인의 순수한 리비도와 부정적 충동의 현대성. 충분치 않은 삶이지만 충분한 삶. 고통스런 죄가 많지만 아름다운 죄인. 「자화상」은 참으로 사랑하다가 숨이 끊어질 듯 아름다운 시다.
---「김승희」중에서 그때까지 한국의 대표시를 제법 섭렵했다고 믿었었는데 느낌부터 생판 다른 이 시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오래 헤어졌던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 같은 가슴 벅찬 행복감으로 「부활」을 어느 틈에 다 외워 버리고 말았다. ---「마종기」중에서 늘 ‘내 십팔번’이라고 말하고 불러온 「푸르른 날」이 왜 절창인지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우리가 모두 ‘푸르른 날’ 느끼는 감정과 욕망을, 그리움의 밀도를 그 이상 더 잘 쓸 수 없게 노래해서 사람을 까무러치게 한다. ---「정현종」중에서 황야를 헤매던 봉두난발의 리어왕이 잠깐 제정신이 돌아왔을 때쯤 입 속으로 중얼거렸을 법한 시 「기도」. 운명에 떠밀려 난파한 화자가 하눌이여 이제 저는 아무것도 아니나이다, 맘대로 합소서, 그 투명해진 탄식이 손에 잡힐 듯하다. ---「김사인」중에서 종종 시 쓰는 일이 힘에 부칠 때, 미당의 시를 펼쳐 읽는다. 「선덕여왕의 말씀」은 널리 알려진 시는 아니지만 겹벚꽃처럼 중심-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야기(설화)의 무한성과 시의 영원성이 뒤섞인 아름다움. ---「고명재」중에서 달리의 엿가락처럼 늘어진 시계와 “배를 깐 구름”이라는 구절의 질감을 나란히 놓고 살피면 「어느 날 오후」의 불가사의한 장소나 그 윤곽이 더욱 뚜렷해진다. 마치 액화한 뇌성벽력을 코앞에서 보는 것처럼 경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하」중에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나는 두고두고 읽는다. 그만큼 이 시에는 깊은 수심水深의 사려가 디딤돌처럼 놓여 있다. 사는 동안엔 만남과 이별이 되풀이되므로 이 시는 그럴 적마다 내 마음이 위안을 얻으려 찾아 읽는 시로 남을 것이다. ---「문태준」중에서 이 시에서 내가 가장 애정하는 대목은 바로 제목이다. ‘무의 의미’라는 말. 무의 의미, 무의 의미……. 텅 빈 후에도 어떤 의미가, 가치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스산한 바람이 속을 할퀴고 지날 때마다 나는 주문처럼 이 네 음절을 곱씹게 될 것이다. ---「박소란」중에서 「저무는 황혼」은 눈물이 나기 전에, 먼저 가슴이 꽉 메이는 시다. 이 시를 읽으면 내 어머니가 떠오른다. 이 시에서처럼 죽음을 그렇게 평온하게 받아들이려면 얼마나 많은 근심이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박형준」중에서 미당의 시를 읽을 때는 머릿속에 불이 들어온다. 불이 켜진다. 혈색이 돈다. 미당은 숙명으로 날것을 문다. 매서운 눈빛으로 토하듯 써내려 간다. 시력詩歷만으로 시대를 호령했던 호랑이, 미당은 그런 시인이다. 미당은 혈穴이다. ---「이병률」중에서 미당은 한 ‘영원’의 얼굴을 만나보려고 무던히도 힘써온 분이었던 것 같다. 그의 시적 여정은 우리 정신의 가장 밑자리 격인 『삼국유사』를 괴나리봇짐 해 짊어지고, 세계의 여러 높은 산들을 두루 헤매고 다니는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다. ---「장석남」중에서 |
이야기의 무한성과 시의 영원성이 뒤섞인 아름다움
서른 겹의 시간, 미당에 대한 서른 명의 시인들의 기억과 회상이 미묘하게 엇갈린다. 『나만의 미당시』는 서른 명의 시인의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붙잡아 둔 미당을 재현하고 감응한다. 현재에서 미당시가 발화되며 각자의 과거에서 교차한다. 어느 시인에게는 “오래 헤어졌던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 같은 가슴 벅찬 행복감”(마종기)으로 미당시가 50여 년의 시간을 횡단하고, “종종 시 쓰는 일이 힘에 부칠 때, 미당의 시를 펼쳐”(고명재) 읽는 시인에게는 미당시가 현재의 시적 발화 순간에서 호명된다. 때론 어느 시인에게는 미당시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려보기도(박형준) 하고 또한 “머릿속에 불이 들어오”(이병률)듯 시적 순간의 가장 밝은 빛을 보기도 한다. 미당시를 중심으로 기억되는 시적 순간들에서 서른 명의 시인들은 현재 자신의 시 쓰기와의 접점을 이루어낸다. 미당시가 가져오는 풍경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한백양) 본래 기억이나 회상이 그러하듯, 불특정하게, 비정형적인 운동성을 지닌 채 미당시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구성(이은규)되기도 한다. 어느 시인은 과거 미당에게서 빌려왔던 이성 혹은 지혜 혹은 감정 같은 것들이(장석남)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처럼 서른 편의 짧은 산문에서 서른 편의 미당시에 대한 기억이 복원되고, 회상의 길잡이가 되어 우리에게 새로운 미당시로 다가온다. 내가 알 수 없게 무심코 솟아오른 미당시의 잔재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풍경(권승섭)을 말하기도 한다. 시인들조차 그때에는 알지 못했던 미당시들이 현재의 자신에게 다시 돌아와 말을 건넨다. 그런 대화들이 모이고 모여 미당시에 접촉했던 서른 명의 시 쓰기가 미당시 위에 포개진다. 『나만의 미당시』는 서른 명의 현재 진행형의 시인들이 기꺼이 동참해 마지않는 또 다른 미당의 시적 여정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