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201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숲의 소실점을 향해』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몽상과 거울』,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가 있다. 창작 동인 ‘뿔’로 활동하고 있다.
이해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내비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토해내고 싶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이해 작가는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위안을 건네며 미래를 위해 기도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종류의 기도문이자 동행이 아닐까.
낮의 소란이 싫어 밤의 고요를 선택한 이들은 밤이 되어서야 자신의 생을 실감할 수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둠 속에서 죽거나 마지막 산책을 나간다. 이것은 어둠으로써 단순한 무너짐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감내하며 견뎌 왔는가’를 어둠 속에서 똑똑히 보고자 하는 것에 가깝다. 밤의 시간에 대해 무지한 이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모두가 잠든 밤 사이에 모든 일이 일어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속으로 고요한 어둠이 쌓인다. 생각해 보면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고, 아픈 사람은 계속 아프며,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은 내일도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무너짐 속에도 여전히 삶을 붙잡을 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감각. 그것이 홍명진이 독자에게 남기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단단한 믿음이다.
73-77p. ‘조각 꿈’ 중 몇 개의 사랑이 쌓여야 하나의 이별이 완성되는 걸까 너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슬픔, 슬프다 슬프다 슬퍼서 곤죽이 되도록 망가지는 것, 그게 나의 운명이라면 빛이 쏟아지는 시간이면 두 눈을 묶어두고 우연이 운명으로 전염될 경우의 수를 헤아리는 일 나는 내일 밤 꿈의 장면에서 미리 망가지고 있는데 나의 기분과는 별개로 세
사랑은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이름을 꼭꼭 불러주는 것. 그리하여 너의 이름을 부르면 넌 무슨 간식이라도 주는 줄 알고 벌써 꼬리를 흔들지. 동물이 주는 슬픔은, 사람보다 압축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를 보는 데서 오는 슬픔이고, 동물이 주는 위안은, 우리가 똑같은 심장을 나누어 가진 짐승이라는 점이고, 동물이 주는 기쁨은, 사람보다 단순한 삶을 산다는 점에 있어. 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