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용감하게도 ‘사랑’이라는데 다 읽고서도 그 정의는 도무지 꼬리가 안 잡히는 ‘도마뱀’이었다. 그래서 답답했나 그러니 약이 올랐나 하면 아니…… 귀여웠다. 뭐, 귀여우면 다 이기는 거 아닌가. 승부가 없는 게 문학이라 할 적에 이 기특한 이야기를 어떻게 당신에게 전할까 하면 제 사는 집의 애칭을 ‘뒤주’로 짓는 이가 있다고, 비유컨대 세상으로 향하는 그 나무 궤짝 문을 활짝 열고서는 “사랑하는 힘은 아직까지 내 자랑이다” 작은 웅변가처럼 외치는 그는 시인이라고, 그이에게 왜 이렇게 붙들렸는가 하면 솔직한 어린이만큼 힘이 센 사랑꾼을 본 적이 없노라고, 거칠고 일그러지고 촌스러운 그 어떤 경험도 감추지 않는 한 자연이 된다는 걸 글쎄 모르면서 알아버린 이 자의 이름은 ‘신이인’이라고, 거두절미하고 그 석 자만이라도 꼭 기억하라고 똑똑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앞서 꼬리를 내비쳐서 하는 말인데 신이인 시인과 함께 사는 도마뱀 친구가 둘 있으니 하나는 인파고 하나는 인재다. 다른 삶을 궁금해 하는 버릇 말이다, 찌르르 오는 느낌 말이다, 곰곰 고심해서 이름을 지어주는 일 말이다, 그거 근데 사랑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