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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시 여행 - 전 3권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파블로 네루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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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문학 에디션

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10

기도하는 시간을 위한 책
7 14
9 20
산보 28
입구 36
가을날 44
가을 52
빛 속의 붓다 60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
I 68
II 78
III 84
VII 92
XII 98
XV 106
XIX 114
XX 120
2부 I 128
부록 II 136
두이노의 비가
제1비가 144
작가연보 163

책머리에 10

기도하는 시간을 위한 책
7 14
9 20
산보 28
입구 36
가을날 44
가을 52
빛 속의 붓다 60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
I 68
II 78
III 84
VII 92
XII 98
XV 106
XIX 114
XX 120
2부 I 128
부록 II 136
두이노의 비가
제1비가 144
작가연보 163

책머리에 10

기도하는 시간을 위한 책
7 14
9 20
산보 28
입구 36
가을날 44
가을 52
빛 속의 붓다 60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
I 68
II 78
III 84
VII 92
XII 98
XV 106
XIX 114
XX 120
2부 I 128
부록 II 136
두이노의 비가
제1비가 144
작가연보 163

저자 소개 4

鄭玄宗

물질화된 사회 속에서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해 노래하며,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인. 1939년 12월 17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3세 때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으로 이사 가서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과 음악/발레/철학 등에 심취하였다. 195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시절 대학신문인 『연세춘추』에 발표한 시가 연세대 국문과 박두진 교수의 눈에 띄어 1984년 5월 『현대문학』의 추천을 받았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해 3월과 8
물질화된 사회 속에서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해 노래하며,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인.

1939년 12월 17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3세 때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으로 이사 가서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과 음악/발레/철학 등에 심취하였다. 195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시절 대학신문인 『연세춘추』에 발표한 시가 연세대 국문과 박두진 교수의 눈에 띄어 1984년 5월 『현대문학』의 추천을 받았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해 3월과 8월에 각각 「독무」와 「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현대문학』에서 3회 추천을 완료하고 문단에 등단하였다.

1966년에는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함께 동인지 『사계』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1970∼1973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로, 1975∼1977년에는 중앙일보 월간부에서 일하였으며, 1977년 신문사를 퇴직한 뒤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부임해서 시 창작 강의를 하였다. 1982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2005년에 정년퇴임하였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오르고, 1972년 첫 시집 『사물의 꿈』을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쉬임없는 창작열과 언제나 자신의 시세계를 갱신하는 열정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초기의 시는 관념적인 특징을 지니면서 사물의 존재 의의를 그려내는 데 치중한 반면, 1980년대 이후로는 구체적인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다룬 시를 발표하였다. 2008년 내놓은 아홉 번째 시집 『광휘의 속삭임』 역시 사물의 바깥에서 사물을 해석하고 그에 대한 복잡한 의미의 얼개를 부여하는 대신, 사물들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시를 갈망하게 된 시인의 태도에, 사물의 있음 그 자체, 움직임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시적 화자의 자세에 저절로 주목하게 되는 작품집이다.

1990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외 6편의 시로 제3회 연암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2년 「한 꽃송이」로 제4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 1995년 「내 어깨 위의 호랑이」로 제40회 현대문학상, 1996년 「세상의 나무들」로 제4회 대산문학상, 2001년 「견딜 수 없네」로 제1회 미당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등의 시집과 『고통의 축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등의 시선집을 상자했다. 그는 또한 독특한 시론과 탁월한 산문을 모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을 펴냈으며, 시 번역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예이츠, 네루다, 로르카의 시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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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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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Neruda,본명 :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이에스 바소알토

1904년 칠레 파랄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한 동네에 살던 시인 가브리엘 미스트랄의 서재를 드나들며 재능을 키웠다. 청년 시절 매일 두 편 이상의 시를 쓰며 지냈고, 1923년 첫 시집 『황혼 일기』를 출간하여 칠레 문학계를 뒤흔들었다. 1924년 소박한 표현과 내면세계를 추구한 연애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27년 외교관이 되어 지금의 미얀마를 시작으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거주하였고, 실존적 고뇌를 담은 『지상의 거처』를 썼다. 1936년 시인 로르카의 죽음과 스페인 내전을 겪으며, 사회
1904년 칠레 파랄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한 동네에 살던 시인 가브리엘 미스트랄의 서재를 드나들며 재능을 키웠다. 청년 시절 매일 두 편 이상의 시를 쓰며 지냈고, 1923년 첫 시집 『황혼 일기』를 출간하여 칠레 문학계를 뒤흔들었다. 1924년 소박한 표현과 내면세계를 추구한 연애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27년 외교관이 되어 지금의 미얀마를 시작으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거주하였고, 실존적 고뇌를 담은 『지상의 거처』를 썼다.
1936년 시인 로르카의 죽음과 스페인 내전을 겪으며, 사회 의식을 각성하고 민중에 대한 애정을 담은 시를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 연상의 두 번째 아내 델리아 델 카릴의 격려에 힘입어 정치 활동에 박차를 가하였고, 1945년 노동자들의 폭넓은 지지로 상원의원에 당선되었으며, 곧 공산당에 가입하였다. 독재자 곤살레스 비델라의 탄압으로 도피와 망명길에 오르지만, 이때 위대한 서사시 『모두의 노래』를 탈고했다. 그에게 시는 민중과 ‘소통의 통로’였고, ‘투쟁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민중시인이라는 별칭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상이었다. 1954년 스탈린 평화상을 받았고, 1971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1973년 네루다가 지지했던 아옌데 정권이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로 무너지고 10여일 후인 9월23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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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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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ico Garcia Lorca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는 1898년 그라나다 지방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대지주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이 되던 1918년 로르카는 그라나다를 떠나 마드리드로 간다. 그는 그 후 10년 동안 마드리드 국립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같은 해에 첫 작품이자 시적 산문집인 『풍경과 인상들(Paisajes y Impresiones)』을 출간한다. 1920년에 희곡 [나비의 저주]를 무대에 올렸으나 청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1921년에는 『시집(Libro de poemas)』을 출간함으로써 공식적인 시인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는 1898년 그라나다 지방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대지주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이 되던 1918년 로르카는 그라나다를 떠나 마드리드로 간다. 그는 그 후 10년 동안 마드리드 국립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같은 해에 첫 작품이자 시적 산문집인 『풍경과 인상들(Paisajes y Impresiones)』을 출간한다.

1920년에 희곡 [나비의 저주]를 무대에 올렸으나 청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1921년에는 『시집(Libro de poemas)』을 출간함으로써 공식적인 시인이 되었다. 1927년에는 역사극 [마리아나 피네다(Mariana Pineda)]를 무대에 올려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로르카를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로르카로 인식시킨 작품은 시집 『집시 로만세(Romancero Gitano)』(1928)였다. 1929∼1931년 시기에 그는 뉴욕에서 몇 달을 보내며 현대 도시의 날카로움을 경험했다. 유럽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신세계의 도시 분위기는 로르카의 내면에 초현실주의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어넣었다. 시집 『뉴욕의 시인(Poeta en Nueva York)』과 [관객]은 거의 같은 시기에 뉴욕과 쿠바에서 초현실주의라는 악령에 사로잡혀 써내려 간 것이다.

1931년부터 스페인 공화 정부 교육부의 지원으로 로르카는 「바라카」라는 극단을 창설하고 쉽게 연극을 볼 수 없는 민중을 위해 순회공연을 다니게 된다. 안달루시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3대 전원 비극으로 알려진 [피의 결혼(Bodas de sangre)], [예르마(Yerma)],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La casa de Bernarda Alba)]은 이때부터 1936년에 처형되기 전까지 집필된 것이다. 1936년으로 들어오면서 스페인에는 파시즘의 유령이 떠돌기 시작했다. 마드리드에도 파시스트들이 활동하기 시작했고, 로르카는 동성애자, 집시 옹호자로써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1936년 7월 17일 스페인은 시민전쟁에 돌입했다. 로르카는 시인이자 고향 친구인 루이스 로살레스의 집에 피신했다가 그라나다 국민전선 사령관에게 체포되었다. 1936년 8월 20일 새벽, 청색 하늘 아래 로르카는 임시감옥에서 끌려 나와 비스나르와 알파카르 사이에 있는 벼랑에서 재판도 없이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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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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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r Maria Rilke

20세기의 위대한 시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등 문학사에 남을 걸작을 내놓았다. 10대 초반이던 발튀스의 재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화가의 길을 권했으며, 이후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875년 프라하에서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르네 카를 빌헬름 요한 요제프 마리아 릴케다. 부친은 군인이었으나 병으로 퇴역하여 철도회사에 근무하였다. 릴케의 어머니는 릴케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르네Rene라 짓고, 여섯 살까지 딸처럼 키웠다. 양친은 성격의 차이로 해서 릴케가 9세 때 헤어지고 말았다. 열한 살에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지
20세기의 위대한 시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등 문학사에 남을 걸작을 내놓았다. 10대 초반이던 발튀스의 재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화가의 길을 권했으며, 이후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875년 프라하에서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르네 카를 빌헬름 요한 요제프 마리아 릴케다. 부친은 군인이었으나 병으로 퇴역하여 철도회사에 근무하였다. 릴케의 어머니는 릴케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르네Rene라 짓고, 여섯 살까지 딸처럼 키웠다. 양친은 성격의 차이로 해서 릴케가 9세 때 헤어지고 말았다. 열한 살에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지만 적응하지 못한다. 이후 로베르트 무질의 첫 장편『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의 배경이 되는 육군고등사관학교로 옮기나 결국 자퇴한다. 1895년 프라하대학에 입학하고서 1896년 뮌헨으로 대학을 옮기는데, 뮌헨에서 릴케는 운명의 여인 루 살로메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평생 시인으로 살겠다고 결심한다.

살로메의 권유로 르네를 독일식 이름인 라이너로 바꿔 필명으로 사용한다. 1901년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와 만나 결혼한다. 그녀가 로댕의 제자였으므로 그 자신도 로댕을 만나게 되어 예술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다. 1902년 파리에서 로댕을 만나 그를 평생의 스승으로 삼는다. 클라라와 헤어진 릴케는 로마에 머무르며『말테의 수기』를 완성하였으며, 이후 1911년에 마리 폰 투른 운트 탁시스-호엔로에 후작 부인의 호의로 두이노 성에서 겨울을 보낸다. 이곳에서 바로 전 세계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될 릴케 만년의 대작이며 10년이 걸려 완성할『두이노 비가』의 집필을 시작한다.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릴케는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 머무는데, 이곳에서 그는 폴 발레리 등과 교유하며 여생을 보낸다. 발레리의 작품을 독어로 번역하고 또 직접 프랑스어로 시를 쓰던 시인은 1926년 백혈병으로 스위스의 발몽 요양소에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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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782g | 120*210*20mm

출판사 리뷰

잃어버린 사물의 신비를 일깨우고 세계를 팽창시키는 힘

숨 쉬라: 너 보이지 않는 시여! 완성하라
우리 자신의 본질과 우주의
교환을. 너 평형추여
거기서 내가 운율적으로 생겨나는.

단 하나의 파도―움직임, 그게
점차 바다가 된 것이 나인;
너, 우리의 모든 바다 중에 제일 포용적이니―
공간에서 자라난 따뜻함.

공간의 얼마나 많은 영역이 이미
내 속에 있는가. 내 헤매는 아들 같은
바람이 있다.

공기여, 너는 내가 흡수되었던 장소들로 가득 찬 나를 아는가?
너는 부드러운 나무껍질,
둥?, 그리고 내 말들의 잎이니.
-「2부 Ⅰ」전문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릴케의 시 ?가을날?을 비롯해, 평소 정현종 시인이 좋아하고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릴케 시 20편이 담겨 있다. 대개 시인의 눈과 가슴으로 감탄하고 감동한 시편들이다. 또한 시 여행을 하는 데 있어 좀 더 깊이 있고, 분명한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는 해설은 시인의 50년 시력 인생의 농축된 정수라 할 만하다. 정현종 시인은 오래전 처음 릴케의 작품을 읽었을 때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숨결이 돌풍처럼 불어왔노라고 그 감동을 소회한다. 그리고 그 감동은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다. 정현종 시인은 “숨을 통해 우주나 만물과 내통하며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정현종 시인에게 숨이란 생명, 우주, 자연, 공기, 바람 같은 말들과 동의어이다. 시 쓰기는 곧 숨쉬기에 다름 아닌 것이다. 정현종 시인은 릴케의 시에서 한 우주가 숨결로 축소되는 것을 느낀다. 작은 숨결이 우주를 삼켜버리는 신비로운 감동, 그것을 정현종 시인은 희귀한 돌풍이라고 표현한다.

‘오렌지를 춤추라’(ⅩⅤ)는 한 구절 속에서도 정현종 시인은 오렌지의 맛과 향과 빛깔과 그것들이 열려 있는 공간이 그야말로 즙처럼 응축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 언어의 즙은 시인이 온몸으로 짜낸 것이다. 춤춘다는 표현은 사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은 사과밭에 가서 사과를 춤춘 적이 있고, 사과를 좋아하는 나머지 아침마다 사과를 춤춘다고 한다. 릴케라는 대시인 앞에서 정현종 시인은 어린아이처럼 해맑고 순수하며 겸손하다. 그는 릴케의 시를 감탄하고 찬양하는 중에 자신의 여린 마음을 드러낸다. 릴케의 시들을 보고 있는데 정현종 시인의 시가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은 릴케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기꺼이 독자들을 안내한다. 독자들은 낯설고 광활한 신비로움과 더불어 릴케의 시가 한없이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는 듯한 경이로운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무척 외롭지만, 매 순간을 신성하게 할 만큼
외롭지는 못합니다.
나는 세상에서 너무 작지만
영리하고 드러나지 않게
당신 앞에 꼭 무슨 물건처럼 놓여 있을 만큼
그렇게 작지는 못합니다.
나는 내 자신의 의지를 원하며, 다만 내 의지와
함께하기를 원합니다―그게 행동을 향해 움직일 때,
그리고 침묵 속에서, 때로 시간이 좀체 흐르지 않아
뭔가 가까이 오고 있을 때,
나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아는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 있겠어요.
나는 당신의 온몸을 위한 거울이고 싶으며,
또한 당신의 무겁고 흔들리는 영상을 지탱하지
못할 만큼 눈멀거나 늙고 싶지 않습니다.
-「7」중에서

정현종 시인에 따르면 릴케는 모든 비범한 시인이 그렇듯이, 대부분 범상하게 넘기는 일이나 대상으로부터 충격과 영감을 받는다. 그는 듣는 시인이다. 듣되 비범하게 깊이 듣는다. 그 깊이는 광활하다. 그리하여 사물은 그의 귀 속에서 경이로운 탄생을 한다. 릴케는 오감으로 느낀 것을 즉시 내면화하는 시인이다. 그의 교감은 깊고 한없이 광활하다. 그 속에서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사물의 신비는 살아나고 세계는 무한을 향해 열린다. 릴케에게 세계는 바깥이 아닌 것이다. 릴케는 ‘전체’가 ‘새로운 것’보다 무한히 더 새롭다고 말한다. 마음이 늘 무한을 듣고 보는 영혼, 매인 데 없이 자유로운 영혼, 그러므로 항상 새로움 속에 있는 영혼, ‘우주적인 나’의 깊이로부터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 영혼…… 시적인 영혼. 정현종 시인이 말하는 이 영혼이 바로 릴케이다.

고독한 영혼이 탄생시킨 위대한 내면의 세계

정현종 시인은 신이 이 세상(바깥세상)을 창조했다면 릴케는 내면세계를 창조했다고 말한다. 한껏 제약이 없는 이 영혼의 작품을 읽으면 울림의 끝없는 여운 속에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진정한 교감을 나눌 만한 내면의 풍요로움이 없는 황량한 시대야말로 영혼 없는 시대가 아닐까? 릴케의 시는 고독이 필요한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황량하고 적막한 황무지에서는 사과나무가 자랄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메마른 텃밭을 잘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면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내면의 텃밭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 슬픔, 열망, 아름다움에 대해 스쳐 지나가는 생각과 느낌을 우리는 망설임 없이 가꾸어 나가야 한다. 즉시 내면화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필요성에 의해 솟아오른 감정들은 그것이 어둠의 공간이라 하더라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영혼과 천사는 얼마나 비현실적인 단어인가. 그러나 우리는 안다. 행복이란 감정은 영혼처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이고, 천사처럼 아름다운 것이지만 우리를 늘 꿈꾸게 만드는 것임을. 릴케는 천사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천사는) 보이지 않는 것 속에서 실재의 보다 높은 차원에 대한 인지를 보장”하는 존재이다. 여기서 말하는 실재의 보다 높은 차원에 대해서 정현종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 말은 인간의 삶과 예술에 관해 우리가 그동안 해 온 규정들, 그 제한들을 뿌리부터 흔들면서 우리로 하여금 생각과 느낌의 궁핍에서 헤어날 수 있는 계기를 벽력같이 제공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무한 쪽으로 열리게 만든다. 그러한 기미와 눈짓을 느끼는 영혼이야말로 스스로 천사이다. 얼마나 깊고 높고 드넓은 울림을 갖고 있는가? 시인은 모름지기 그러한 울림의 끊이지 않는 메아리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릴케의 시들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계속 살아서 움직이며 우리의 내면을 꿈틀거리게 한다. 릴케는 영혼 없는 시대에 행복의 내면을 찾게 하는 놀라운 시인이다.

치열한 고독과 명상 . 신비의 시인.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리듬 . 음악 . 메아리의 시인. 로르카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시 여행!

한국현대시에 언어의 미학과 사유의 우주를 펼쳐 보인
정현종 시인의 릴케. 네루다. 로르카 시 육필 감상

한국현대시의 위대한 성취인 정현종 시인이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정현종 문학 에디션]을 펴냈다. 정현종 시인은 십여 권의 시집을 펴낸 한국 현대시사에서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시세계를 보여 주는 시인인 동시에 뛰어난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했으며. 특히 네루다 시의 번역본은 ‘파블로 네루다 메달’을 받을 정도로 원작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문학판]에서 출간하는 [정현종 문학 에디션](총 3종: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뿐만 아니라 그가 처음 번역한 릴케의 시까지 엮어 구성했다. 특히 정현종 시인의 번역으로 아름다운 명시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 정현종 시인이 육필로 쓴 감상까지 함께 음미할 수 있는데. 거장들의 시를 관통하며 한 자 한 자 눌러 쓴 육필 감상은 그가 온몸으로 시를 읽은 흔적이다. 그의 필체에서 느껴지는 시에 대한 고민과 사랑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 주며. 이전에 만나지 못한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릴케와 네루다. 로르카는 많은 문학가들이 사랑하고 연구하는 만큼 세계 시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시를 우리말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뿐 아니라 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통찰한 사람의 번역본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50년 이상 시를 쓰며 시어를 조탁해 온 정현종 시인은 시 내면의 깊숙한 교감과 시 바깥의 무한한 자유로움. 시 고유의 섬세한 리듬을 아는 번역가이다. 그가 번역한 릴케. 네루다. 로르카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전환을 넘어선다. 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편 한 편 깊숙이 들여다보고 온몸으로 느끼며 시의 정수를 꿰뚫어 우리말로 옮겼기에 그가 번역한 시에서는 원작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론에 가까운 시인만의 깊이 있는 해설과 감상을 쉽고 단정한 문장으로 붙여 이제까지 어렵게만 느꼈던 세 시인의 시를 독자가 보다 친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종 시인의 육성이 느껴지는 감상은 또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죽음. 이별. 덧없음. 존재 등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시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으로 생동하는 시 속에 초현실주의와 혁명과 사랑을 담아낸 네루다. 사물이 서로 울리는 공명을 이미지와 음향의 묘한 조화 속에서 원초적이고 신비로운 힘. 두엔데를 느낄 수 있는 로르카. 이제 이 세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전에는 없던 특별한 번역과 감상으로 만나볼 시간이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하는 만큼. 정현종 시인의 손끝에서 새로이 탄생한 릴케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가 어떤 감동을 안겨 줄지 기대해도 좋다. 또한 정현종 시인이 쓴 세 시인의 작품에 대한 감상은 정신적 여유와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엿보게 하고. 영혼의 닻 없이 표류하는 세대로 하여금 삶의 부표를 만나게 하며. 냉담해져가는 개인의 가슴속을 낭만과 열정으로 다시 뜨겁게 일으켜 줄 것이다.
로르카 시의 신비로운 힘, 두엔데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검은 조랑말, 큰 달,
그리고 내 안낭(鞍囊)에 올리브.
비록 나 길을 알아도
나는 코르도바에 가지 못하리.

평원 속으로, 바람 속으로,
검은 조랑말, 붉은 달.
죽음이 나를 보고 있네
코르도바의 탑들에서.

아! 멀기도 하여라!
아! 내 장한 조랑말!
아! 그 죽음이 나를 기다리리
내 코르도바에 가기 전에.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 ?기수의 노래? 전문

로르카의 시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두엔데(duende)이다. 두엔데는 로르카가 스페인 고유의 신비로운 힘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위의 ?기수의 노래?는 정현종 시인이 로르카의 시 중에서 두엔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으로 뽑은 대표적인 시이다. 음악, 문학, 춤, 미술 같은 예술은 물론, 그들에게 또 하나의 예술인 투우에서도 두엔데는 신비로운 힘을 불어 넣는다. 두엔데는 피 속에 녹아 있는 원초적인 힘이고 주술이며 시의 영감이다. 또한 천사와 뮤즈의 이미지와는 다른 어둠이며 검은 물, 즉 죽음의 세계이다. 정현종 시인은 두엔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순간순간 죽음과 더불어 사는 영혼에게 생기는, 결코 길들지 않는 나머지 항상 날것인 채 있으면서 예술 창조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힘이며, 예술가의 영혼 속에서 운명과도 같이 강력히 작용”하는 신비한 힘이다. 로르카의 작품은 몇 편을 제외하면 모두 이 두엔데의 작용으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새벽꽃이 벌써
자기를
열었다
(기억하는가
오후의 깊이를?)

달의 감송(甘松)이 내뿜는다
그 찬 냄새를
(기억하는가
팔월의 긴 눈짓을?)
-「메아리」전문

‘새벽’에 핀 ‘꽃’이 오후로 메아리쳐 ‘오후의 깊이’를 감지하게 하고, ‘달의 감송’이 ‘팔월의 긴 눈짓’에까지 미치는 메아리의 파동을 감지한 시인은 시간들과 공간들의 놀라운 공명과 연속성에 대해 깨닫는다. 메아리가 공명할 때 시간과 공간의 우주적 개화를 실현한다는 정현종 시인의 깨달음은 로르카의 시보다 더 시적이다. 모든 꽃은 바로 시간의 깊이에 다름 아니다. 메아리는 우리 안팎에 있는 사물 사이의 조응이며 화창이다. 로르카의 시에서 보듯이 여기와 저기, 이것과 저것 사이의 거리와 심연을 순식간에 뛰어넘는다. 또한 시간이 직선적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에 익숙한 우리의 시차를 뒤흔든다.
시를 목소리라고 믿은 로르카의 시는 주술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의 시에서 보이는 뛰어난 리듬은 가슴속을 진동시키기에 충분하며 그 진동 속에서 세계는 무한한 것이 되고 만물은 내통한다. 우리는 좋은 시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감각이 열리고 평범한 사물이 놀라운 감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정현종 시인의 눈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된다. 정현종 시인이 로르카의 시를 보며 감탄할 때마다 역으로 정현종 시인이 얼마나 감각적인 시인인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바로 이 부분이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을 통해 보여 주는 풍요로운 공명의 지점이다.

삶의 열정을 샘솟게 하는 강력한 주술성의 시인

로르카의 작품에서 우리는 강렬한 정서적, 감각적 응축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를 만난다. 그것을 스페인 예술의 특징으로 봐도 되겠지만 무엇보다 두엔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말은 두엔데라는 신비한 힘이 아니면 로르카의 시를 설명할 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엔데는 꼭 집어서 말할 수 없으나 항상 날것인 채 있으면서 예술 창조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힘이다. 요컨대 두엔데는 예술가의 영혼 속에서 그 작품이 완전한 것이 되도록 부추기면서 운명과도 같이 강력히 작용하는 신비의 힘이다. 그리고 로르카의 작품이 그러한 신비한 힘을 낳은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로르카의 시를 읽으면 뜨거운 것이 가슴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두엔데를 우리말로 옮길 수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번역이 가능하다면 단연코 가장 근사치에 있는 단어가 열정이 아닐까 싶다. 열정은 모든 것을 굴러가게 하는 뜨거운 원동력이다. 예술가에게도, 사랑하는 이에게도,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필요한 에너지이다. 로르카의 시는 낭만 없는 시대에 삶의 열정을 샘솟게 하는 강력한 주술이다

● 책머리에

로르카의 작품에서 우리는 강렬한 정서적, 감각적 응축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를 만난다. 그는 한 산문에서 “어떤 시의 마술적 특질은 항상 두엔데에 사로잡혀 있는 데 있으며, 그걸 보는 사람은 누구나 검은 물로 세례를 받는다”라고 했는데, 그것이 스페인 예술의 특징이며 물론 자기의 시도 예외가 아니다. ‘두엔데’는 꼭 집어서 말할 수 없으나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자면, 땅의 일들로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순간순간 죽음과 더불어 사는 영혼에게 생기는 비상한 에너지에 다름 아니며, 그리하여 죽음의 냄새가 나고, 결코 길들지 않는 나머지 항상 날것인 채 있으면서 예술 창조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힘이다. 요컨대 두엔데는 예술가의 영혼 속에서 그 작품이 완전한 것이 되도록 부추기면서 운명과도 같이 강력히 작용하는 신비의 힘이다.
그리고 로르카의 작품이 그러한 신비한 힘이 낳은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2015년 팔월
정현종


치열한 고독과 명상 . 신비의 시인.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리듬 . 음악 . 메아리의 시인. 로르카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시 여행!

한국현대시에 언어의 미학과 사유의 우주를 펼쳐 보인
정현종 시인의 릴케. 네루다. 로르카 시 육필 감상

한국현대시의 위대한 성취인 정현종 시인이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정현종 문학 에디션]을 펴냈다. 정현종 시인은 십여 권의 시집을 펴낸 한국 현대시사에서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시세계를 보여 주는 시인인 동시에 뛰어난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했으며. 특히 네루다 시의 번역본은 ‘파블로 네루다 메달’을 받을 정도로 원작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문학판]에서 출간하는 [정현종 문학 에디션](총 3종: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뿐만 아니라 그가 처음 번역한 릴케의 시까지 엮어 구성했다. 특히 정현종 시인의 번역으로 아름다운 명시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 정현종 시인이 육필로 쓴 감상까지 함께 음미할 수 있는데. 거장들의 시를 관통하며 한 자 한 자 눌러 쓴 육필 감상은 그가 온몸으로 시를 읽은 흔적이다. 그의 필체에서 느껴지는 시에 대한 고민과 사랑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 주며. 이전에 만나지 못한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릴케와 네루다. 로르카는 많은 문학가들이 사랑하고 연구하는 만큼 세계 시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시를 우리말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뿐 아니라 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통찰한 사람의 번역본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50년 이상 시를 쓰며 시어를 조탁해 온 정현종 시인은 시 내면의 깊숙한 교감과 시 바깥의 무한한 자유로움. 시 고유의 섬세한 리듬을 아는 번역가이다. 그가 번역한 릴케. 네루다. 로르카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전환을 넘어선다. 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편 한 편 깊숙이 들여다보고 온몸으로 느끼며 시의 정수를 꿰뚫어 우리말로 옮겼기에 그가 번역한 시에서는 원작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론에 가까운 시인만의 깊이 있는 해설과 감상을 쉽고 단정한 문장으로 붙여 이제까지 어렵게만 느꼈던 세 시인의 시를 독자가 보다 친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종 시인의 육성이 느껴지는 감상은 또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죽음. 이별. 덧없음. 존재 등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시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으로 생동하는 시 속에 초현실주의와 혁명과 사랑을 담아낸 네루다. 사물이 서로 울리는 공명을 이미지와 음향의 묘한 조화 속에서 원초적이고 신비로운 힘. 두엔데를 느낄 수 있는 로르카. 이제 이 세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전에는 없던 특별한 번역과 감상으로 만나볼 시간이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하는 만큼. 정현종 시인의 손끝에서 새로이 탄생한 릴케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가 어떤 감동을 안겨 줄지 기대해도 좋다. 또한 정현종 시인이 쓴 세 시인의 작품에 대한 감상은 정신적 여유와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엿보게 하고. 영혼의 닻 없이 표류하는 세대로 하여금 삶의 부표를 만나게 하며. 냉담해져가는 개인의 가슴속을 낭만과 열정으로 다시 뜨겁게 일으켜 줄 것이다.
생동이요 만물인 네루다의 시 속으로

풍만한 여자, 살·사과, 뜨거운 달,
해초의 짙은 냄새, 가장한 진흙이며 빛,
어떤 은밀한 투명함이 당신의 원주(圓柱)들에 두루 열리는가?
그 어떤 옛 밤을 한 남자는 자기의 감각들로 느끼는가?

오, 사랑은 물과 별들 더불어 하는 여행,
익사하는 공기와 분말의 폭풍 더불어;
사랑은 번개들의 충돌,
하나의 꿀에 제압당한 두 몸,

키스를 하며 나는 그대의 작은 무한을 여행한다,
그대의 경계들, 강들, 작은 마을들을;
그리고 생식의 불-변형되고, 맛있는-이

피의 좁은 길로 미끌어져 들어간다
신속히, 밤의 카네이션처럼 쏟아부을 때까지:
어둠 속의 빛 외엔 아무것도 없을 때까지.
- ?012? 전문

정현종 시인은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할 때는 광활하지 않은 게 없다. 세계는 광활하고 나는 그곳에 우주적 규모의 거인으로 서 있게 된다’. 네루다의 시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감각하게 하는 놀라운 생명력을 지닌 언어이자 자연 그 자체라고 정현종 시인은 말한다.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네루다의 시에 대해 정현종 시인은 ‘남녀 간의 사랑을 이렇게 적절한 비유와 강렬한 표현으로 노래한 시가 세계문학사상 또 있을까’하며 감탄한다. 위의 시에서 보이는 관능적인 쾌락과 육체의 탐닉은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이면서 동시에 사랑이다. 네루다의 시를 온몸으로 느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과 하나가 된다. 그것은 네루다의 말들이 우리의 육체 위로 쏟아지는 놀라운 감각의 경험이다. 무감각해진 우리의 육체와 본능과 야성을 이토록 일깨우는 시인은 없었다. 우리가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피가 뜨거워지는 것은 그의 시가 “피 속에서 태어났”(?말?)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존재의 경이와 감탄과 찬양, 감사와 쾌락과 본능과 야성을 동시에 깨닫게 한다.

그러면
정글의, 숲의,
눈에 띈 적이 없는 가지들의
보이지 않는
새들아,
76 77
아카시아와
떡갈나무의 새들아,
환장한,
사랑에 빠진,
놀라운 새들아,
허영심 많은
가수들아,
이주하는 음악가들아,
내가 젖은 발로
가시투성이로
그리고 마른 잎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련다:
방랑자들아,
너희를 사랑한다
자유롭고
총이나 새장에서 안전하고,
붙잡기 어려운
화관(花冠)이니
나는 너희를
사랑한다,
- ?탐조(探照)를 기리는 노래? 중에서

네루다는 체질적으로 도시와 맞지 않는 야성의 시인이다. 또한 평화를 사랑하고 존재의 기쁨을 노래하는 원시적인 시인이다. 그에게 시는 사랑이다. 꿈꾸는 것이다. 그가 사랑을 꿈꾸는 방식은 바로 자연스러운 본능과 감각의 목소리이다. 네루다는 어린 시절부터 칠레의 원시적인 정글을 드나들며 산 시인이다. 정글의 생물들이 시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으나, 그의 온몸에 배어든 원시림은 그의 시인됨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정현종 시인은 말한다. 상상력의 분류와 언어의 생명력이 모두 정글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네루다의 시는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본능적으로 돌진하는 야성의 목소리이다. 그 목소리가 우리들의 잠자고 있던 야성을 건드리고 일깨운다. 마치 폭포처럼 쏟아지는 시 속에서 우리는 찬란한 감각과 생명이 숨 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현종 시인이 네루다에게 감탄하는 부분 역시 머리로 짜낸 퍼즐식 언어가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비유들 때문이다.
네루다의 전신적(全身的)인 비유들은 신선하고 적절하다. “당신의 눈길이 물로 가면, 물결이 인다; / 당신의 손길이 흙으로 가면, 씨앗들이 부풀어오른다.”(「034」) 정현종 시인은 이 두 구절에서도 사랑의 기적을 본다. 이밖에도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에 수록된 네루다의 시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감각하게 하는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정현종 시인이 그의 시를 생동이요, 만물이라고 한 까닭이기도 하다.

사랑을 노래하는 생명력의 시인, 네루다

모든 큰 예술가들의 활동은 ‘자연’만이 창조의 몫을 한다. 이때의 자연이란 타고난 재능과 몸으로 겪은 것을 망라한 것인데, 때론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힘을 가리키기도 한다. 네루다는 그 자체로 자연이다. 네루다의 시에서 발견되는 상상력의 분류, 시적 대상에 동화(同化)하는 에로스, 가차 없는 진정성은 그의 작품을 20세기의 한 고전이 되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네루다의 시에서 발견하게 되는 위대한 감정은 바로 사랑이다. 그는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연인에 대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낭만적인 시인이면서 민중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혁명적인 시인이었다. 이 두 모습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네루다의 삶을 관통하는 것은 언제나 한 가지, 사랑이었다. 1936년에 시작된 스페인 내전은 그의 시선을 사회의 약자들, 버려진 영혼들, 가난한 사람들로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네루다는 한평생 민중의 편에 서서 노래하고 투쟁했다. 사랑은 균형 감각을 회복하고 고통을 노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네루다가 세상을 떠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세계는 전쟁과 증오로부터 멀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폭력과 고통으로 절망하고 있다. 정처 없는 시대, 방황하는 영혼들의 무기력함을 본능과 야성의 목소리로 일깨워줄 이는 단연코 네루다밖에 없다. 그는 하나의 생동이기 때문이다. 네루다는 사랑의 가능성을 믿었고 노래했다. 평화를 사랑하고, 사랑 자체를 사랑했던 생명력의 시인이었다. 네루다의 시는 정처 없는 시대에 사랑의 혁명을 꿈꾸게 한다.


● 책머리에

그동안 내가 번역한 다섯 권의 시집에서 골랐다.
제일 처음 나온 『네루다 시선』의 해설에서 나는 그의 시를 가르켜 ‘인공 자연’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명명에서 악센트는 물론 ‘자연’에 있다. 모든 큰 예술가들은 창조하는 시간에 한껏 ‘자연’이 일을 한다. 이때의 자연이란 타고난 재능(정서적, 지적, 체질적 성능과 성질)과 몸으로 겪은 것, 즉 몸속에 축적된 오감의 감각 체험의 지층 따위를 망라한 것일 터인데, 그러한 분류로 이름 붙일 수 없는, 흔히 대문자 ‘자연’으로 쓰는, 우리는 알 수 없는 어떤 힘을 가리키기도 한다.
네루다의 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또 상상력의 분류, 시적 대상에 동화(同化)하는 에로스, 가차 없는 진정성을 말하게 되는데, 물론 그러한 것들이 그의 작품을 20세기의 한 고전이 되게 했다고 할 수 있겠다.

2015년 팔월
정현종


치열한 고독과 명상 . 신비의 시인.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리듬 . 음악 . 메아리의 시인. 로르카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시 여행!

한국현대시에 언어의 미학과 사유의 우주를 펼쳐 보인
정현종 시인의 릴케. 네루다. 로르카 시 육필 감상

한국현대시의 위대한 성취인 정현종 시인이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정현종 문학 에디션]을 펴냈다. 정현종 시인은 십여 권의 시집을 펴낸 한국 현대시사에서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시세계를 보여 주는 시인인 동시에 뛰어난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했으며. 특히 네루다 시의 번역본은 ‘파블로 네루다 메달’을 받을 정도로 원작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문학판]에서 출간하는 [정현종 문학 에디션](총 3종: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뿐만 아니라 그가 처음 번역한 릴케의 시까지 엮어 구성했다. 특히 정현종 시인의 번역으로 아름다운 명시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 정현종 시인이 육필로 쓴 감상까지 함께 음미할 수 있는데. 거장들의 시를 관통하며 한 자 한 자 눌러 쓴 육필 감상은 그가 온몸으로 시를 읽은 흔적이다. 그의 필체에서 느껴지는 시에 대한 고민과 사랑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 주며. 이전에 만나지 못한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릴케와 네루다. 로르카는 많은 문학가들이 사랑하고 연구하는 만큼 세계 시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시를 우리말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뿐 아니라 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통찰한 사람의 번역본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50년 이상 시를 쓰며 시어를 조탁해 온 정현종 시인은 시 내면의 깊숙한 교감과 시 바깥의 무한한 자유로움. 시 고유의 섬세한 리듬을 아는 번역가이다. 그가 번역한 릴케. 네루다. 로르카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전환을 넘어선다. 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편 한 편 깊숙이 들여다보고 온몸으로 느끼며 시의 정수를 꿰뚫어 우리말로 옮겼기에 그가 번역한 시에서는 원작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론에 가까운 시인만의 깊이 있는 해설과 감상을 쉽고 단정한 문장으로 붙여 이제까지 어렵게만 느꼈던 세 시인의 시를 독자가 보다 친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종 시인의 육성이 느껴지는 감상은 또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죽음. 이별. 덧없음. 존재 등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시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릴케.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자연의 시인으로 생동하는 시 속에 초현실주의와 혁명과 사랑을 담아낸 네루다. 사물이 서로 울리는 공명을 이미지와 음향의 묘한 조화 속에서 원초적이고 신비로운 힘. 두엔데를 느낄 수 있는 로르카. 이제 이 세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전에는 없던 특별한 번역과 감상으로 만나볼 시간이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하는 만큼. 정현종 시인의 손끝에서 새로이 탄생한 릴케와 네루다와 로르카의 시가 어떤 감동을 안겨 줄지 기대해도 좋다. 또한 정현종 시인이 쓴 세 시인의 작품에 대한 감상은 정신적 여유와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엿보게 하고. 영혼의 닻 없이 표류하는 세대로 하여금 삶의 부표를 만나게 하며. 냉담해져가는 개인의 가슴속을 낭만과 열정으로 다시 뜨겁게 일으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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