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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문학이 아닐지도 몰라
인간과 AI 사이에서 생성되는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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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예술이 아닐지도 모를 어떤 예술,
문학이 아닐지도 모를 어떤 문학 4

1부 생생언어의 자기장 속으로

1. 주인 있음의 언어예술과 주인 없음의 언어기계 (김언) 18
2. 생성언어의 자기장에서 내가 만난 언어들 (권보연) 43
3. 기계적 오류의 시학적 전유 가능성에 대하여 (허희) 73

2부 AI 문학기계 실험실

1. 생성언어는 어떤 문학적 체험을 요구하는가?
―AI로 창출 가능한 문학과 독자에 대해 (김언) 108
2. 인공지능 시대, 한국 현대시의 생성수행예술론 (허희) 134
3. 사건으로서의 AI 시, 그리고 개념예술의 실험들 (권보연) 166

3부 아직 오지 않은 생성언어예술

1. 생성언어예술의 구현 방안과 이론적 탐색 (김언) 196
2. 인간처럼 쓰지 않기―AI 문학의 존재론적 전환 (허희) 226
3. AI 시를 읽는 새로운 장면들
―수행, 청취, 과정으로의 초대 (권보연) 243

좌담
우리는 왜 AI로 문학을 꿈꾸는가? 268

저자 소개 3

사이버텍스트 디자이너. 「AI와 함께 시 조각하기」(2022), 「결과 너머 문학기계로서의 AI」(2023) 등을 통해 기술로서의 인공지능과 삶으로서의 인간 경험 사이에서 발생하는 언어 역학을 탐구하는 비평과 창작 활동을 전개해왔다. AI 텍스트를 인간에게 문학으로 작동시키는 조건을 찾고, 새로 발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
1998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백지에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오래된 책 읽기』 『사유노트』, 시론집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평론집 『폭력과 매력의 글쓰기를 넘어』 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박인환문학상, 김현문학패,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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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비평집 『시차의 영도』(2019,민음사), 산문집 『희미한 희망의 나날들』(2021,추수밭)?『당신의 독자적인 슬픔을 존중해』(2023, 백조), 공저로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지』(2021,도마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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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140*210*20mm
ISBN13
9791197878152

책 속으로

시든 소설이든 혹은 새로운 종류의 문학이든 그것이 기억술로서의 문학의 성격을 계속 유지한다면, 그 전에 먼저 기록술로서의 글쓰기(개인의 일기나 메모)가 필요하며, 그러한 글쓰기를 바탕으로 AI를 통한 기억술로서의 문학이 가능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사실. 인간 개인이 남겨놓은 최소한의 기록이 없이는 AI를 통하든 통하지 않든 기억술로서의 문학이 불가능하며,
최소한의 기억이 없이는 AI를 통해 아무리 많은 언어가 생성되더라도 정서적인 감응을 불러일으키는 글쓰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AI와의 협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 p.41 「김언, 주인 있음의 언어예술과 주인 없음의 언어기계」 중에서

챔벌레인은 AI로 기존의 문학과 전혀 다른 문학을 발명하려면 과거에서 답을 찾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이란 무엇이었는가’를 되묻는 대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시선을 두고 ‘이제부터 무엇이 문학이 될 것인가’를 질문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렉터를 제작하고 대중이 ‘이것도 문학이 되는지’를 묻고 싶어지는 AI 시와 소설, 에세이를 생성했다. 창작 의도로 보면 『경찰 수염』은 챔벌레인과 랙터가 함께 던지는 낯선 질문이자 문집의 형식을 취한 문학 실험 보고서인 셈이다.
--- p.49 「권보연, 생성언어의 자기장에서 내가 만난 언어들」 중에서

초현실주의자들이 의식의 통제를 벗어난 무의식의 작용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으려 했듯이, 현대 예술가는 거대언어모델의 계산 (불)가능성에서 비롯되는 이탈과 왜곡을 시학적 자원으로 전유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인지과학에서는 AI 할루시네이션을 지능의 본질적 속성으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그에 따르면 불완전한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추론하고 패턴을 일반화하며 낯선 상황에 적응하는, 생물학적이거나 인공적인 모든 지능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현실과 다른
예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할루시네이션은 지능―창의성 혹은 일반화를 위해 치러야 하는 불가피한 절충이라는 것이다.
--- p.83 「허희, 기계적 오류의 시학적 전유 가능성에 대하여」 중에서

AI에 의한 생성문학이 인간의 문학을 만족시키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문학이 되고 인간을 위한 문학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전자에 해당하는 인간의 문학이 기존의 인간성이 반영된 문학이라면, 후자는 새로운 인간성을 전제로 탄생하는 문학일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AI 환경에 노출된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감수성으로 AI를 받아들이고 AI에 의한 결과물 또한 기존의 입장과는 다른 차원에서 감상하고 향유하는 인간이 될 수 있다.
--- pp.131-132 「김언, 생성언어는 어떤 문학적 체험을 요구하는가?」 중에서

생성수행예술은 인간과 생성형 AI를 독립적인 별개의 주체로 간주하지 않는다. 자족적이고 고유하게 선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관계 맺음에 의하여 존재들이 파생되는 역동적 현상을 뜻하는 관계적 존재론(relational ontology)의 자장에서 예술적 실체와 의미가 산출되는 입체적 과정에 집중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 동시적으로 주체와 대상이 교차한다는 기조가 형성되는데, 이때 인간과 생성형 AI는 텍스트와 같이 창출되는 연합의 사건 속에서 능동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생성수행예술은 텍스트의 산출 과정에서 인간과 생성형 AI가 각각 고정된 역할을 떠맡는다기보다, 서로의 행위성이 내부-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메커니즘을 강조한다.
--- p.141 「허희, 인공지능 시대, 한국 현대시의 생성수행예술론」 중에서

AI 『입 속의 검은 잎』으로 시집을 살아있는 텍스트로 육화함으로써, 기형도 개인에 대한 과도한 전기적 상상 대신, 텍스트 자체가 지닌 내부-외부와의 관계 맺음(인간의 질문, AI의 답변 알고리즘, 시집 내부 시들 간의 연결)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이 시집에 던지는 각종 물음(“당신을 구성하는 핵심 정서는 무엇인가”, “어떤 시가 가족사적 기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가” 등)에 시집이 스스로의 언어를 재구성해 응답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태어나는 텍스트는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에 위치하고, 생성수행예술에서 말하는 지금의 시공간에서 구동하는 문학 행위가 된다.
--- p.148 「허희, 인공지능 시대, 한국 현대시의 생성수행예술론」 중에서

「자리바꿈: 도서관」은 권리자가 명시된 특허 문서의 맥락과 용도를 AI에 입력하며 해체와 전복을 시작했다. 프롬프트로 파낸 언어의 홈을 따라 확률 언어를 흘려보내면 AI 시로 되돌려 받는 흐름이다. 아래의 AI 시 두 편은 무인도서관 시스템과 도서관 열람실 좌석 예약 시스템 특허 문서를 나의 죽음과 첫사랑으로 자리바꿈하여 생성한 것이다. 과정적 산출물이 생성되는 동안, 나는 출처가 분명한 한 사람의 말을 사건의 재료로 건네고, 예측할 수 없는 응답을 기다렸다. 나는 사건의 설계자였지만 작업 과정의 절대자가 될 수는 없었다. AI에게 내가 명령을 내리는 듯했지만, 우리는 어느새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화 상대가 되어있었다. 나는 독자가 이 진술에 의심을 품고, 직접 검증해보기를 원한다.

--- pp.187-189「권보연, 사건으로서의 AI 시, 그리고 개념예술의 실험들」중에서

출판사 리뷰

AI 문학의 발전은
‘문학’의 개념 자체를 변화시키는 계기


나날이 발전하는 AI라는 기계를 문학에 장착할 것인가 말 것인가, 문학을 읽고 쓰는 일에 AI를 활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길을 택하든 그 길에서 만나는 문학은, 어쩌면 문학이 아닐지도 모를 어떤 문학은, 문학의 정의를 묻고 시의 정의를 되물으면서 선택자의 정체성을 심문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작가인가, 아니 어떤 작가이고 싶은가?

AI라는 비인간이 창작에 관여하면서 발생하는 저자성 문제, 문학적 체험과 연결되는 수행성 문제, AI를 통한 언어예술의 방향성 문제, 각종 윤리적 문제는 단기간에 완료되는 주제가 될 수 없다. 긴 시간을 두고서 뜯어볼 여지가 많은 주제인 만큼, 단계별로 차근차근 연구를 밟아가는 일정이 요구된다. 이 책은 그러한 단계별 과정에서 첫 번째 결과물에 해당한다.
「책머리에」 중에서

챗GPT와 같은 AI는 기존 텍스트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글을 생산하지만, 이는 인간의 창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학이 인간 정신의 치열한 작업장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AI가 문학 창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시대가 오면, 문학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이루어질 것이다. AI 문학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다.

〈책머리에〉에서는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생성언어예술의 개념을 소개하고, 생성언어예술에 대한 이론적·실험적 접근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1부 〈생성언어의 자기장 속으로〉에서는 인공지능 이전부터 현시점에 이르기까지 등장했던 여러 문학기계의 발명 사례와 해당 발명가들의 기계적 예술관을 검토하는 한편, 언어기계로서의 거대언어모델과 언어예술로서의 문학이 유의미하게 교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거대언어모델로 특징되는 현 단계 인공지능의 기술적 작동원리를 문학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2부 〈AI 문학기계 실험실〉에서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에 의한 생성언어예술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저자들의 실험 과정을 통해 탐색하는 한편, 생성언어예술과 관련된 기존의 실험 사례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기존의 문학 양식에 어떤 변화를 야기하면서 새로운 형식과 감각을 창출하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3부 〈아직 오지 않은 생성언어예술〉에서는 아직 완벽히 도래한 것이 아닌 생성언어예술의 이론적 배경과 구축 방안을 살피고, 인공지능 시대의 문학 창작의 개념과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아울러 개념예술로서의 AI 시를 상정하여 새로운 정서적 감응을 일으킬 수 있는 언어예술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후기를 대신한 〈좌담〉에서는 앞서 논의한 ‘인공지능×문학’ 관련 담론을 몇 개의 질문으로 초점화하여 정리한다. ‘인간은 왜 인공지능으로 문학을 구현하려 하는가?’, ‘인간은 인공지능으로 어떤 문학을 구현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저자로서의 자격을 지니는가?’ 등을 주제로 논의를 개진한다.

이 책은 AI와의 협업이 초래할 실험 문학의 세계를 탐색하며, 생성언어예술에서 창작의 의미와 저자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저자들은 AI와의 공존이 필요한 시기에 프로메테우스적 두려움에 경직되기보다, 이러한 변화를 문학적 지평을 확장하는 동력으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예술적 지향을 지닌 인간이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역할과 가치야말로 문학의 본질임을 (재)확인한다.


추천평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간과 생성형 AI가 교차하는 자리를, 완성이 아닌 과정의 언어로 사유하고 창조를 넘어선 배치의 미학을 통해 비평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인간과 기계, 의도와 해석, 창작과 비평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성 언어의 텍스트를 관계적 존재론의 맥락에서 새롭게 탐색한다. AI와 협업한 창작의 현재를 이해하고 시 비평의 외연을 넓히려는 이들, 나아가 어쩌면 문학이 아닐 그 문학적 실험마저 기꺼이 문학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이재연 (UNIST 인문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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