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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때까지 있는 단어
김언의 4월 양장
김언
난다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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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 무거운 건 가볍게, 가벼운 건 무거운 듯이 들어야 해요 7

4월 1일 노트 - 오늘 아침 17
4월 2일 시 - 비가 왔다 23
4월 3일 에세이 - 빨리 드라이버 27
4월 4일 에세이 - 성난 얼굴인가? 부끄러운 얼굴로 돌아보라 35
4월 5일 에세이 - 잘 보내줘야 잘 받을 수 있다 49
4월 6일 시 - 멀어진 사람 55
4월 7일 에세이 - 문득 그 배우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 59
4월 8일 에세이 - 당신이 자기소개서를 쓰기 힘든 이유 65
4월 9일 시와 남은 말들 - 고향 71
4월 10일 시 - 나는 낯설 것이다 77
4월 11일 시 - 퇴근하는 사람 81
4월 12일 시와 남은 말들 - 오후 8시경에 비 87
4월 13일 단상 - 증발 97
4월 14일 단상 - 배경음악 101
4월 15일 시 - 울음 105
4월 16일 시배달 - 시 109
4월 17일 시 - 슬픔을 대신하는 말 115
4월 18일 한 줄 - 여생 119
4월 19일 단상 - 가장 자유로운 방식의 울음 121
4월 20일 단상 - 당신이 하지 못했던 말 127
4월 21일 노트 - 단어가 말했다 131
4월 22일 시와 남은 말들 - 동천 143
4월 23일 시 - 실망 153
4월 24일 에세이 - 캐치볼을 하러 갔다 157
4월 25일 에세이 - 어느 외로운 외야수를 생각해요 163
4월 26일 노트 - 약속 169
4월 27일 시와 남은 말들 - 하늘 175
4월 28일 노트 - 딱 한 사람의 길 181
4월 29일 노트 -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생각하는 것들 189
4월 30일 시 - 마지막 사람 197

저자 소개 1

1998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백지에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오래된 책 읽기』 『사유노트』, 시론집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평론집 『폭력과 매력의 글쓰기를 넘어』 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박인환문학상, 김현문학패,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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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64g | 128*192*15mm
ISBN13
9791124065419

책 속으로

겨울과 여름 사이에 낀 봄. 3월과 5월 사이에 낀 4월.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도 아니고 붙이거나 벌리는 것도 아닌, 그저 낀 상태로 머무는 것. 머물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듯이 가는 것. 겨울과 여름 사이의 봄. 3월과 5월 사이의 4월. (…) 무겁게 말하자니 한없이 무거울 것 같아서, 가볍게 말하자니 또 가볍게 말해질 수 없는 것이라서, 많은 말을 품었다가도 도로 삼키는 달. 4월은 그래서 어렵다. 말하기도 어렵고 말하지 않기도 어렵다.
--- 「작가의 말, 무거운 건 가볍게, 가벼운 건 무거운 듯이 들어야 해요」 중에서

슬픔도 남의 표정 같았다. 절망은 이미 물러갔고 증오는 먼 나라의 끝나지 않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끝났다. 평화도 먼 나라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비가 왔다. 하루도 못 가는 비가 왔다. 이튿날까지 넘치고 있다. 다 넘치고 나서야 도착할 것 같다.
--- 「4월 2일, 비가 왔다」 중에서

한 마리 두 마리 점으로 헤아리는 새들이 조금 더 들어왔다가 조금 더 사라지는 동안 조금 더 큰 새가 조금 더 큰 점으로 하늘을 긋는 동안 창밖은 아침이다. 하늘도 아침이고 옥상도 아침이고 옥상의 피뢰침도 피뢰침 너머 야산의 꼭대기도 모두 아침인데 증발하고 싶은 마음.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리고 싶은 사람의 마음도 아침이다. 내게는 증발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없다면 더 없는 사람이 되어 증발하고 싶은 마음. 마음은 자유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창문을 조금 더 열다가 두었다.
--- 「4월 13일, 증발」 중에서

한정 없이 슬퍼서 한정 없이 찾아가는 곳에도
슬픔은 마르지 않고 찾아드는데
그는 슬픔과 함께 슬픔과 동행하면서 슬픔과
슬픔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서도
혼자 슬픈 것처럼 슬프다.
누구나 슬픈 것처럼 슬프다.
그래서 말한다. 슬픔을 대신하는 말을 말한다.
슬픔이 대신해주지 못한 말을 말한다.
말하려고 애를 쓴다. 슬픔으로 다 껴안을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채 그는 본다.
슬프게도 본다. 슬프게도 눈앞에 있다.
그것을 본다.
--- 「4월 17일, 슬픔을 대신하는 말」 중에서

당신은 벌써 익명이다. 여러 사람이고 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익명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부르자. 마음껏 부르자. 당신이 누가 되든 누구가 되고 누구가 되지 않든 당신은 당신이다.
--- 「4월 20일, 당신이 하지 못했던 말」 중에서

나는 잠재적으로 함께 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잠재적으로 헤어졌다. 제발 그러기를 바라지만. 대상은 모두 너다. 너라는 말. 이미지. 허방에 빠져서. 완전히 지쳐서야 나오는 그 말을 물고 빨고 씹고 또 죽여서야 나오는 말. (…) 너를 단어라고 부르자. 단어를 너라고 부를 수 있다면 단어는 무엇이든 되어 그 누구라도 되어 내게 말을 걸어올 법도 한데, 아직은 없다. 아직은 안 보이고 아직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게 네가 있고 단어가 있다. 단어는 하나가 아니다. 단어는 외로워도 단어 혼자서만 지내지 않는다.
--- 「4월 21일, 단어가 말했다」 중에서

구름은 단수가 아니므로. 단수가 될 수 없으므로, 적어도 되기 힘들므로, 구름은 복수도 되기 힘들다. 구름은 구름이다. 구름들이면서 구름이다. 구름 한 점은 이미 한 점이 아니다. 두 점도 아니고 세 점도 당연히 아니다. 구름은 구름들이다. 구름에게 단수는 이미 복수다. 복수는 이미 단수고 기껏해야 덩어리다.

--- 「4월 27일, 하늘」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됩니다. 전국 작은 책방에서 독자들과 만나며, 하루 한 편의 글을 읽고 시를 심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시의적절’은 어느덧 세 살을 맞았습니다. 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보다 탄탄한 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인들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올해 시의적절의 표지는 화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매일같이 뼈대를 곧추세우고 마음을 쓰듯 몸을 쓰는 화가인 그의 그림은 아주 솔직하고도 담백한 어떤 일기처럼 느껴집니다. 매일을 사뿐히 걸어가는 시의적절과 결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화가 노석미의 그림은 ‘사귐’을 자아냅니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가까이 지내는 일. 자연과 사람을, 사람과 그림을, 마침내 글과 그림을 사귀게 할 그가 열두 달 시의적절을 장식합니다.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리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6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한여진 / 2월 김상혁 / 3월 권민경 / 4월 김언 / 5월 남지은 / 6월 홍지호
7월 박상수 / 8월 김보나 / 9월 김이강 / 10월 신용목 / 11월 최지은 / 12월 최현우

*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26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그림을 다루는 작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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