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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2월을 조금만 사랑해주세요 7
2월 1일 에세이 - 평생 수고했으나 사랑받지 못하는 당신에게 13 2월 2일 에세이 - 고슴도치 산책 19 2월 3일 시 - 사당역 25 2월 4일 편지 - 앉아 있는 봄을 생각함 29 2월 5일 에세이 - 새 팬티 건네기에 실패한 신 35 2월 6일 플레이리스트 - 한 곡이라도 겹쳤으면 해 39 2월 7일 단상 - 목소리 47 2월 8일 에세이 - 찢어진 가죽처럼 생겨도 사랑하기 53 2월 9일 에세이 - 서초동 사는 잉그리드 버그만 59 2월 10일 시 - 취재 인터뷰 71 2월 11일 메모 - 기차 들어와요, 아저씨, 죽어요 75 2월 12일 소설 - 1859~1999 79 2월 13일 에세이 - 폐강했으니 고생 많았음 85 2월 14일 시 - 사랑 시 89 2월 15일 에세이 - 공원과 공터 93 2월 16일 시 - 명절 기차 99 2월 17일 에세이 - 딱 좋은 만큼만 좋은 103 2월 18일 에세이 - 욕 나오는 기억력 109 2월 19일 시 - 내 사랑하는 가수에게 113 2월 20일 필사 - 펫 숍에서 우리 강아지 데려온 후로 꾸준히 꾸는 악몽의 내용을 필사함 117 2월 21일 에세이 - 살아남은 등단작이 죽은 이야기 121 2월 22일 시 - 개봉 후 냉장 보관 127 2월 23일 시 - 인터미션 131 2월 24일 단상 - 사소한 디그니티 135 2월 25일 시 - 인간을 지탱하는 하나의 무엇 혹은 사소한 인생 139 2월 26일 동시 - 우리집 개는 억울하다 145 2월 27일 동요 - 한 살 아이가 아침저녁 하도 잠을 안 자서 나 살자고, 나 잠들지 말자고 만든 자장가 149 2월 28일 자전소설 - 천재와 시간 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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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열심히 쓰다가도 아, 오늘은 더 못 쓰겠다 싶을 때는 제 옛날 글도 뒤져봤지요. 엄살 아니고 정말 감사합니다. 엉성한 글도 많았는데 몇몇 분이 읽어주고 좋아해주셨어요. 신기한 건 글이 엉망이던 시기는 인생도 같이 엉망일 때더라고요. 글이 못났을 땐 삶도 못났던 것인데 제가 자주 눈앞, 코앞만 보고 살았더라고요. (…) ‘시의적절’은 되도록 넓고 크게 보며 썼습니다. 멀리서 흐름을 지켜보듯 그렇게…… 예전 그 칠판에 못 썼던 글씨들, 어설퍼도 지금은 쓸 수 있어 다행이네 하면서요.
--- 「작가의 말, 2월을 조금만 사랑해주세요」 중에서 사당역까지 최소 환승 경로 알려줘. 억지로 비극을 희극으로 뒤집으려는 게 아니다. 사당역으로 향하는 길, 실제 눈동자 아래의 인간은 슬픔에서 잠깐 벗어나기 때문이다. --- 「2월 3일, 사당역」 중에서 입춘이니 편지를 씁니다. 그렇지만 내가 곧 누릴 봄, 눈앞에 잘 서 있는 봄 말고 빈 컵을 쥐고 나 오기만 기다리는 봄에게, 기다리다가 자리 툭툭 털고 떠나버린 봄도 말고 늦겨울의 벤치에 앉아 십 년 이십 년을 버티는 봄에게 편지를 남깁니다. (…) 궁금해도 돌아갈 수는 없지요. 나는 줄만 서다가 길 잃었거든요. 내가 서고 봄이 앉았을 때, 봄과 나는 서로 다른 우주를 할당받았거든요. 나의 우주에도 봄의 벤치가 있지요. 하지만 거기에 앉아 있는 봄은 없어요. 봄이 자리를 떠난 적은 없지만요. --- 「2월 4일, 앉아 있는 봄을 생각함」 중에서 일기 쓰는 습관이라도 들여둘걸 후회하면서도 어차피 늦었으니 시작도 말자고 몇십 년째 포기만 하는 내가 미치게 한심하지만, 멍한 표정으로 감청색 저녁이나 쳐다보는 일이 최고로 즐거우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 「2월 18일, 욕 나오는 기억력」 중에서 여전히 기세등등한 2월의 찬바람이 내 목덜미를 후릴 때, 하루에 다섯 번 말고 세 번만 이 닦고 싶고 목욕도 하루쯤 빼먹고 싶을 때, 아내와 아이 앞에서도 끝내 생리현상을 참다가 가족끼리 이게 맞나 하는 자괴감이 드는 순간에도 나는 디그니티, 수치심, 디그니티, 수치심, 하며 주술처럼 속으로 중얼대고 만다. --- 「2월 24일, 사소한 디그니티」 중에서 그러다가 우리집에 내가 생겼지 나는 아무것도 안 했고 아무것도 아니게 누워만 있었지 오히려 수도 없이 울기만 했지 오히려 끝도 없이 요구만 했지 시나브로 우리 개는 엄마 딸 아니고 아빠 동생 아니고 그냥 우리 개가 되었다 어쨌든 꼬리도 애교도 없이 내가 개를 이기고 말았어 그러고 어쨌든 그 개도 그냥 나를 사랑하고 있어 --- 「2월 26일, 우리집 개는 억울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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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됩니다. 전국 작은 책방에서 독자들과 만나며, 하루 한 편의 글을 읽고 시를 심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시의적절’은 어느덧 세 살을 맞았습니다. 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보다 탄탄한 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인들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올해 시의적절의 표지는 화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매일같이 뼈대를 곧추세우고 마음을 쓰듯 몸을 쓰는 화가인 그의 그림은 아주 솔직하고도 담백한 어떤 일기처럼 느껴집니다. 매일을 사뿐히 걸어가는 시의적절과 결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화가 노석미의 그림은 ‘사귐’을 자아냅니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가까이 지내는 일. 자연과 사람을, 사람과 그림을, 마침내 글과 그림을 사귀게 할 그가 열두 달 시의적절을 장식합니다.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리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6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한여진 / 2월 김상혁 / 3월 권민경 / 4월 김언 / 5월 남지은 / 6월 홍지호 7월 박상수 / 8월 김보나 / 9월 김이강 / 10월 신용목 / 11월 최지은 / 12월 최현우 *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26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그림을 다루는 작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