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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있는 힘껏 7
5월 1일 에세이 - 풀냄새가 끼친다 15 5월 2일 에세이 - 태어나서 처음 21 5월 3일 시 - 이야기 윈도 25 5월 4일 에세이 - 언 강 아래로 흐르는 물 29 5월 5일 에세이 - 생각하면 좋은 것 39 5월 6일 에세이 - 훔칠 수 없는 45 5월 7일 그림일기 - 여전히 높이 빛나는 꼬리 55 5월 8일 에세이 - 이거 먹고 마저 물어 61 5월 9일 에세이 - 흐드러진 장미 앞에서 71 5월 10일 그림일기 - 그다음 강아지가 할 일은 85 5월 11일 에세이 - 어느 날 슬픔이 알려주는 것은 91 5월 12일 시 - 우리가 마음을 말할 때 99 5월 13일 동시 - 꽉 쥔 주먹 안에는 103 5월 14일 그림일기 - 일희일비 107 5월 15일 시 - 재봉 113 5월 16일 그림일기 - 오늘 작업대는 짱이의 것 117 5월 17일 시 - 꿈의 구역질 125 5월 18일 에세이 - 아이와 어른 울보들에게 129 5월 19일 그림일기 - 저녁 기도 133 5월 20일 시 - 초점 연습 145 5월 21일 에세이 - 오늘 당신의 마음 날씨는 151 5월 22일 시 - 난센스 157 5월 23일 에세이 - 놓치면 안 되는 이야기 161 5월 24일 시 - 곧 거울이 깨질 시간 167 5월 25일 에세이 - 같은 자리 171 5월 26일 시 - 곧 거울이 깨질 시간 179 5월 27일 그림일기 - 꿈과 그리움 183 5월 28일 에세이 - 오늘의 영광 189 5월 29일 에세이 - 여름 구름 푸름 197 5월 30일 그림일기 - 슬픔 아닌 사랑으로 201 5월 31일 에세이 - Dear young poet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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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왔을까. 5월이 거느린 작은 탄생. 작은 죽음. 부드러운 흙을 만지면 느낄 수 있다. 죽고 나서 또다른 몸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들. 봄이라는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손을 집어넣어 만져본다. 꺼내어 눈으로도 살펴본다. 내가 돌본 것. 나를 돌본 것. 5월의 태어남이 좋다. 5월의 껴안음이 좋다.
--- 「작가의 말, 있는 힘껏」 부분 크고 작은 돌덩이를 상상한다. 모서리가 깎여나가 자갈이 되고 모래알이 되어 강 하구에 쌓이는 장면을 상상한다. 잘게 부수어진 무수한 입자들이 떠밀려와 모래톱을 이룬다. 얼음이 녹고 맑은 물이 흐른다. 넓지 않은 모래톱에 물풀이 자라고 날던 새가 내려와 숨을 고른다. 언 강을 바라보던 사람은 말해주지 않을까.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무언가가 있었네. 그 말을 들은 나도 그제야 나 자신을 그렇게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때까지 보이지 않게 나는 흐른다. --- 「5월 4일, 언 강 아래로 흐르는 물」 부분 뜨거운 커피가 식는 동안, 단편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동안, 짱이는 내 옆 의자에서 가만히 쉬었다. 깊이 잠든 것처럼 보이는 짱이가 이따금 고개를 들어 내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곁에 있는지 확인하는 거겠지. 짱이가 그렇다고 말해준 적은 없지만 느껴진다. 나도 그러느라 글을 쓰거나 읽는 걸 자주 멈추었으니까. 너 내 곁에 잘 있지? 춥지 않지? 살피고 묻는 계절이다. --- 「5월 16일, 오늘 작업대는 짱이의 것」 부분 강 하구에 부러진 소나무를 살펴 바라볼수록 눈꺼풀 속에 눈동자는 어두운 갈색 저기 서봐 네가 얼마나 작은지 작아서 얼마나 위태롭고 생생한지 한 동작에서 머무를지 물러날지를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고 그 선택은 자기만의 것 지난 일이 끝난 일은 아니게 돼 잘인지 아닌지 모르게 오늘과 같이 그쳐도 된다는 생각도 함께 이제 가자 눈은 더 내리지 않는다 --- 「5월 20일, 초점 연습」 부분 아무래도 나는 아이들을 닮고 싶다. 따라가고 싶다. 어린 시절에 내가 바랐던 건 마음을 열어 내 안에 있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도 된다는 안도가 아니었을까. 무시당하거나 외면당하지 않고 기꺼이 주고받는 사랑. 어릴 때로 돌아가서 그 사랑을 구해낼 수는 없지만, 지금 여기에서 나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다. 아이들로부터 받은 마음이 많은 만큼 나도 커다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 「5월 28일, 오늘의 영광」 부분 문장을 쓰고 고치고 외우던 시간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려나. 할말이 없을 때까지 종이를 채우고, 때로는 다 쓴 글을 찢어버리고, 친구들과 글을 바꿔 읽으며 손뼉 치던 경험은 무엇으로 남으려나.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숲을 걷던 시간이 나에게 있던 것처럼, 나는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시간을 통해 집밖으로 나가는 길 하나를 내주고 싶었다. (…) 매듭법과 불 피우는 법을 몸으로 익히듯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더듬어보고 자기가 느끼고 발견한 것을 조금씩 꺼내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이 있을 때 우리가 한 연습이 효험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 --- 「5월 31일, Dear young poet」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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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됩니다. 전국 작은 책방에서 독자들과 만나며, 하루 한 편의 글을 읽고 시를 심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시의적절’은 어느덧 세 살을 맞았습니다. 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보다 탄탄한 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인들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올해 시의적절의 표지는 화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매일같이 뼈대를 곧추세우고 마음을 쓰듯 몸을 쓰는 화가인 그의 그림은 아주 솔직하고도 담백한 어떤 일기처럼 느껴집니다. 매일을 사뿐히 걸어가는 시의적절과 결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화가 노석미의 그림은 ‘사귐’을 자아냅니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가까이 지내는 일. 자연과 사람을, 사람과 그림을, 마침내 글과 그림을 사귀게 할 그가 열두 달 시의적절을 장식합니다.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리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6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한여진 / 2월 김상혁 / 3월 권민경 / 4월 김언 / 5월 남지은 / 6월 홍지호 7월 박상수 / 8월 김보나 / 9월 김이강 / 10월 신용목 / 11월 최지은 / 12월 최현우 *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26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그림을 다루는 작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