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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를 내가 반복하는 것 7
7월 1일 산문 나는 계속 칠월을 산다 11 7월 2일 산문 오늘은 7월 2일 그리고 1월 2일이다 15 7월 3일 산문 너무 슬프지 않게 27 7월 4일 시 방이 분류하는 몇 종류의 나 31 7월 5일 시 용소 계곡 35 7월 6일 산문 골화骨化 앞에 흰 백白 자가 붙으면 39 7월 7일 시 배꼽으로 간다는 꾼 45 7월 8일 짧은 이야기 쉿 51 7월 9일 일기 그것을 쓰기 55 7월 10일 산문 끊으면서 버들은 버들을 시작한다 61 7월 11일 시 손쓸 수도 없이 오장에 쓰이는 기록 67 7월 12일 짧은 이야기 둘 77 7월 13일 시 느낌표에 빚을 진 10인용 관광버스 81 7월 14일 산문 보리와 차 87 7월 15일 산문 서울기 91 7월 16일 단상 여름 산책 97 7월 17일 단상 면을 넘기는 목도 고되다는데 101 7월 18일 산문 나와 상관없는 빗소리가 나를 때린다 105 7월 19일 일기 안 함 못함 못함 그리고 안 함 111 7월 20일 시 거꾸로 선 매화나무 119 7월 21일 단상 한여름은 충치 같다고 123 7월 22일 산문 퇴근길에는 오르막을 오르며 생각한다 127 7월 23일 산문 칠월은 앉아 있기 좋은 달 133 7월 24일 시 떨보 K 141 7월 25일 산문 칠월은 태안을 가기 좋은 달 145 7월 26일 산문 히구라시 그러니까 저녁매미 151 7월 27일 시 꼬리연 161 7월 28일 단상 우산이 없어요 163 7월 29일 산문 조용만이 맴도는 169 7월 30일 일기 천안아산역 175 7월 31일 산문 뭐 했다고 벌써 팔월? 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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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진자가 나를 운동한다” “버들은 끊으면서 버들을 시작한다”고 되풀이하여 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나를 체감하기가 힘이 드니까. 내게 나는 주도권이 없는 것으로 추측되니까. 이러한 추측도 슬슬 지겨운데 달리 방도가 없다. 수록된 어느 글에 실린 “끝낼 수 없는 장난도 장난일까?”라는 물음이 떠오른다. 나는 나를 끝낼 수 없다. 쓰면 쓰일 것이 쓰이는 것이고, 쓰인 것이니까 쓰일 만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내가 나를 유지하는 방법은 쓰기뿐일까?
--- 「작가의 말, 나를 내가 반복하는 것」 중에서 01시 45분 … 친구가 차를 끌고 온다고 한다 … 함께 창원으로 내려가자고 말한다 … 지금 출발하면 02시 30분 안으로는 내 집까지 올 수 있다고 말한다 … 02시 30분에 출발하면 06시 30분 안으로는 창원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01시 49분 … 너는 괜찮다고 말한다 … 괜찮다고 … 괜찮다고 … 괜찮아. 02시 04분 … 이제 조금씩 괜찮아진다 … 이제 현실이 조금씩 느껴진다 … 진짜로 엄마가 간 것일까? … 꿈이어라 … 꿈이어라 … 당연하게도 꿈이 아니다. 02시 05분 … 살지를 못하겠다. --- 「7월 2일 산문, 오늘은 7월 2일 그리고 1월 2일이다」 중에서 보리차를 끓이기 시작한 지 꽤 됐다. 종일 마시는 것은 아니고 작업할 때만 마시는 보리차. 쓰고 보니 이질적이고 낯선 단어. 작업. 작업이라. 내가 하는 작업은 쓰기. 쓰는 것은. 시가 안 써질 땐 안 써지는 시에 대한 글을 쓴다. 안 써지는 시에 대한 글도 잘 안 써질 땐 일기를 쓴다. 일기도 안 써질 땐 어떡하나. 글쎄. 안 쓰면 되지. 쓰지 않다보면 쓸 것이 생긴다만. 그것도 힘들다면…… 관두면 어떨까. 관두면 다 끝날까? --- 「7월 14일 산문, 보리와 차」 중에서 너와 연남공원을 걷는다. 왼발을 내디딘다. 내디딜 수 있는 왼발만 내게 있다면. 너는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 뭐해? 그리고 돌아와서 묻는다. 나는 말한다. 왼발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 먼저 가. 먼저 가라고 어디든지. --- 「7월 16일 단상, 여름 산책」 중에서 종일 비가 온다. 조용히 젖는다. 나무가 젖고 풀이 젖고 우산이 젖는다. 젖어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종일 비가 쏟아진다. 유리창과 에어컨 실외기를 때리는 빗소리가 나도 함께 때린다. 나와 상관없는 빗소리가 나를 때린다. 마음에도 나무가 있고 잎이 있고 창이 있나보다. 그리고 내게도 두드려 맞을 마음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마음에도 쏟아지는 비가 있고 마음에만 쏟아지는 비도 있나보다. --- 「7월 18일 산문, 나와 상관없는 빗소리가 나를 때린다」 중에서 내일의 ‘나’가 겪을(겪고 싶을) 일들을 쓰다보면 지금의 ‘나’는 희미해진다. 그러다보면 내가 모르는 어떤 삶들이 겹겹이 쌓이고 나도 모르는 ‘나’의 하루가 발생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하루를 발생시키기. --- 「7월 19일 일기, 안 함 못함 못함 그리고 안 함」 중에서 오늘은 거기에 내가 있었다. 나와 닮은 사람이 있었다. 나와 닮은 사람이 닮은 또다른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셋뿐인가. 우리가 셋이나 되는가? 내 생각과 닮은 생각도 있었다. 닮은 생각이 닮아보겠다는 또다른 생각도 있었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 「7월 27일 시, 꼬리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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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5년에도 계속됩니다.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시인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달력이 그러해서, 스물여덟 편 담긴 2월이 있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물론,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5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정끝별 / 2월 임경섭 / 3월 김용택 / 4월 이훤 / 5월 박세미 / 6월 이우성 7월 박지일 / 8월 백은선 / 9월 유계영 / 10월 김연덕 / 11월 오병량 / 12월 고선경 *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25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사진을 다루는 작가 장우철과 함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