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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이 풀어지는 계절
아침달 여름의 시
아침달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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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너와 나는 세상으로 작은 열매를 날랐다

파수
자립
수박이 아닌 것들에게
너머의 여름
초록나무 당신
주황 소년
청귤
토마토 빙수
히치하이커
수박향, 은어
나의 소년들
랑헨에서
여름
파랑
여름으로부터

2부 우리를 예상치 못한 캐노피 아래로

바깥 산책
장미의 방식
익선동
밤 산책
유월 오후의 우유
유월
증발하는 세계
산책하는 사람
비의 공습

나의 차례
유기묘
아열대 사랑
작고 멀쩡한 여름

3부 그 말들은 깊은 여름에도 부식되지 않는다고

파우더
난간이 허리춤에 오는 나이
양산 굿즈
여름에 온 마트료시카
섬망
오로라를 보러 간 사람
빛 헤엄
얼굴
다른 방식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
세계의 끝

기획의 말
일부를 품고도 전부를 덮어주는 여름 안에서

여름을 함께한 시인들
색인

저자 소개 20

KIM SO YEON

시인. 수없이 반복해서 지겹기도 했던 일들을 새로운 일들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숨쉬기. 밥 먹기. 일하기. 또 일하기. 낙담하기. 믿기. 한 번 더 믿기. 울기. 울다가 웃기. 잠들기. 이런 것들을 이제야 사랑하게 되었다. 시가 너무 작아진 것은 아닐까 자주 갸우뚱하며 지냈고, 시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커다래졌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이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i에게』와 산문집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등
시인. 수없이 반복해서 지겹기도 했던 일들을 새로운 일들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숨쉬기. 밥 먹기. 일하기. 또 일하기. 낙담하기. 믿기. 한 번 더 믿기. 울기. 울다가 웃기. 잠들기. 이런 것들을 이제야 사랑하게 되었다. 시가 너무 작아진 것은 아닐까 자주 갸우뚱하며 지냈고, 시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커다래졌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이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i에게』와 산문집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등을 썼다. 팀 '유후'의 공동 시작(詩作) 공동시집 첫 번째 프로젝트 “같은 제목으로 시 쓰기”로 공동시집을 펴낸 후 두 번째 프로젝트 “빈칸 채워 시 쓰기”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등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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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백지에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오래된 책 읽기』 『사유노트』, 시론집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평론집 『폭력과 매력의 글쓰기를 넘어』 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박인환문학상, 김현문학패,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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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맑고 높은 나의 이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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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
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든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도서 팟캐스트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세너힘)를 진행하면서, 종종 작은 책방에서 시 모임을 갖는다. 쓴 책으로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독립출판 소설 『영원한 스타-괴테 72세』, 에세이 『팟캐스터』(공저), 앤솔러지 『페이지스 3집-이름, 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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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배가 산으로 간다』,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 『세모 네모 청설모』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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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고 경기도에서 자랐다. 십여 년 간 기자로 일했다. 얼마 전에 작은 인간을 낳았다. 첫 시집을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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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풍경’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5년 만에 첫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2008)를 출간,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이후 출간된 시집들 『눈 앞에 없는 사람』(2011), 『오늘은 잘 모르겠어』(2017)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전공인 예술사회학분야의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의 문화매개전공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문예술잡지 F》의 편집동인으로 활
시인, 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풍경’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5년 만에 첫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2008)를 출간,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이후 출간된 시집들 『눈 앞에 없는 사람』(2011), 『오늘은 잘 모르겠어』(2017)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전공인 예술사회학분야의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의 문화매개전공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문예술잡지 F》의 편집동인으로 활동했다. 예술비평집 『그을린 예술』(2013), 산문집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2019) 등을 썼고, 어빙 고프먼의 『수용소』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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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청주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2024년 《문학수첩》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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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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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였으며, 201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온갖 것들의 낮』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 산문집 『꼭대기의 수줍음』이 있다.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시결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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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이 되었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이다음 봄에 우리는』 『겨울밤 토끼 걱정』과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사진과 시』 『나와 오기』 『천천히 와』 『출근 인사』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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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생. 2016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여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 202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시집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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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햇빛의 아가리』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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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태어났고 신학을 전공했다.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싫음』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동인 ‘도모’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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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0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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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시집 『다정한 호칭』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무해한 복숭아』를 출간하였고, 『케이크 자르기』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지구 밖의 사랑』 등 다양한 앤솔러지에 참여하였다. 시 창작 동인 ‘행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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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현대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안국동울음상점』 『연꽃의 입술』 『라플란드 우체국』 『레몬옐로』 『해저의 교실에서 소년은 흰 달을 본다』, 시선집 『안국동울음상점1.5』, 문학평론집 『환대의 공간』 『콘텐츠의 사회학』 『세계의 끝, 문학』, 영화평론집 『극장전: 시뮬라크르의 즐거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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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多娟

시인. 2015년 [현대 문학] 신인 추천의 시 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을 ‘세상에 사랑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 말하는 시인은 반려견 밤이와 아롱이, 친구, 글쓰기, 밤 산책 등 사랑하는 것들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슬픔을 그러모아 시와 에세이에 담고 있다. 그동안 시집 『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산문집 『마지막 산책이라니』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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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함께 쓴 에세이 『혼자서는 무섭지만』 등이 있고, 『AnA Axt & ARKO vol.01』와 팀 '유후'의 공동 시작(詩作) 공동시집 첫 번째 프로젝트 “같은 제목으로 시 쓰기”로 공동시집을 펴낸 후 두 번째 프로젝트 “빈칸 채워 시 쓰기”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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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창작과비평》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폭설이었다 그다음은』,『희귀종 눈물귀신버섯』, 공저 『연희와 민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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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68g | 120*205*20mm
ISBN13
9791194324621

책 속으로

우리들의 여름은 지킬 게 많았다
지킬 게 많다는 건 어길 게 많다는 것
계절은 지겹도록 오래될 텐데
우리들의 여름은 처음처럼 위험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풀장에 다이빙하고 싶어
수박을 던지면 젖살 같은 과육이 흩어졌다
--- 「파수」 중에서

여름이 오면 그는 옮겨갈 것이다
걸을 때 바닥이 울리지 않는 집으로

누군가의 목구멍에 걸려 있는 기분

포도를 먹지 않고 내버려두면
무르기 시작하고
껍질이 갈라진다

밤이 지나고 커튼을 열면
전혀 다른 빛이 새어 나온다
--- 「자립」 중에서

채 소화되지 못한
빗물이 철벅거리며
바짓단에 흔적을 남기는 동안
하늘은 그 많은 비를 털어내고도 조금도 개운치 않아 보였다

거절당할 게 분명한 순간에 왜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까?
모르면서 네 손을 잡았다
--- 「히치하이커」 중에서

아무리 그려보아도 완성되지 않는 사람이 있어
눈을 질끈 감고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온몸이 젖은 채로
걸어 나와
미리
여름에 속해보기로 해요
--- 「랑헨에서」 중에서

좋아지고 있어
걱정하지 마
뱉은 말을 진심으로 만든다 너를 위해서
나는 할 수 있다

햇빛이 몰려온다 점점 넓어지는 햇빛의 아가리가 풀밭을 집어삼킨다 우리는 햇빛 주위로 밀려나면서 조금씩 걸을 곳을 잃어가면서

시원한 곳으로 가자

멀리멀리 전진한다
--- 「바깥 산책」 중에서

나는 살이 그슬리고
여름 감기가 들고
감기보다는 더 아프게 몸살을 하고
피가 지글지글 끓고

긴 울음 끝에
겪을 것을 다 겪고 나면
내 머리에도
흰 꽃이 필까
--- 「유월」 중에서

여전히 덥고 그저 덥다 쓸모가 없이 물기 먹은 한여름보다 더 가문 손금이 말라가는 모양을 숨기는 더는 비가 내리지 않는 거리에서 나는 열기(熱氣)를 쓰고 덮고 있다 말라가고 있다 의미를 지우며 열심히 다음으로 걸어가 다음을 걷고 있었다
--- 「나의 차례」 중에서

모두가 들어가려 하는 천국의 지하였다. 훌쩍거리는 여름이었다. 우리는 붉게 물든 상자가 언제 다 찢어질지 알 수 없었지만 그곳에서 우리를 꺼내 올 수가 없었다. 잘린 발이 펄럭거리며 지하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을 버려두고 지하로 걸어 내려온 새로운 생물이 있었다. 불에 탄 발을 내밀고 있었다.
--- 「유기묘」 중에서

왜 양산을 활짝 펼쳤더라
창문을 도대체 어디에 버려뒀더라

호시탐탐 어떤 악의가 등골을 파고들어
다큐 영화에서 봤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수조관 밖에서 펄떡이던 생선의 아가미나
개미굴로 빨려 들어가는 메뚜기의 눈알

양산을 모두 다 활짝 펼쳐놓으면
파노라마처럼 그것들이 수없이 지나간다
--- 「양산 굿즈」 중에서

올해의 첫 수박은 기어 다니며 먹었다 올해의 첫 수박은 기어 다녔다 올해는 기어 다녔다 기어 나갔다 은유와 비약은 애도를 꿈꾸게 한다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깊은 슬픔에 빠져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별로 놀랍지 않다 모든 슬픔에서 반드시 기어 나왔다는 사실만큼은

--- 「얼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여름이 좋다고 너는 말한다”
우리들의 찬란한 계절을 다시 한번 엮어
다채로운 온도로 건네는 아침달 여름의 시

뜨겁고도 투명한 계절을 함께 다시 한번 건너는 여름의 시 『포옹이 풀어지는 계절』이 아침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그동안 다채로운 개성과 시적 성취를 이룬 아침달 시집 1번에서 55번 중, 총 22권의 시집에서 여름의 정취가 풍부하고 선연하게 담긴 시들을 엄선해 새로운 배열로 재수록했다. 책 속에는 스무 명의 시인(김소연, 김언, 김영미, 김은지, 민구, 숙희, 심보선, 연정모, 오은, 유계영, 유희경, 육호수, 윤초롬, 이새해, 이영주, 이은규, 장이지, 정다연, 조해주, 한연희)이 여름 풍경을 여러 갈래의 길로 펼쳤다. 여름을 주제로 새로운 시를 수록하는 기존의 앤솔러지 형태와 다르게, 이 책은 아침달 편집부가 그동안 독자와 함께 호흡하며 쌓아온 시적 세계를 여름이라는 하나의 계절 속으로 다시 불러 모았다는 점에서 특별하고 기념비적인 ‘계절 선집’이다.

특히 이번 책은 독자가 계절이 흐르는 감각을 오롯이 시 자체로만 느끼고 자신이 품었던 여름의 한 장면을 겹쳐 읽을 수 있도록 본문에 시 전문만 수록했다. 시집에서 먼저 만났던 시들이 여름 햇빛 아래에서 다른 시들과 우연히 만나 이전의 맥락은 덜어내고 오직 여름으로만 모여 총천연색으로 빛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나면 ‘여름을 함께한 시인들’과 ‘색인’ 페이지를 통해 시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거나 새로 마주하는 시인들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의 영역을 넓혀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책의 제목인 ‘포옹이 풀어지는 계절’은 김영미 시인의 시 「장미의 방식」 첫 구절에서 가져왔다. 만물이 생동하는 여름의 시들이 주로 넘치도록 들끓는 사랑을 다룬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다소 거리감이 드는 제목일 수 있다. 문학에서 ‘포옹’은 줄곧 사랑을 증명하는 행위이자 곧 타자와의 완벽한 합일을 의미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책이 여름을 ‘포옹이 풀어지는 계절’이라 명명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의 양면성을 동시에 확인하게 된다. 사랑을 말할 수밖에 없는 계절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사랑하는 대상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지만, 그 뜨거운 갈망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명백히 다른 존재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서로의 취약한 윤곽을 드러내면서 한 존재의 품을 기꺼이 다른 존재에게 내어주는 일. 그것은 문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온 사랑의 모양일 것이다.

『포옹이 풀어지는 계절』은 우리가 여름 속에서 견디고 지켜낸 사랑들을 거듭해 살아보는 책이다. ‘여름의 시’라는 이름은 이 책이 단순한 시 모음집으로 읽히기보다, 시인들이 통과해온 각각의 시가 모두 같은 시절의 여름으로 읽히기를, 각자의 품속에서 잃어버렸던 소중한 풍경을 또 한 번 불러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리하여 “이 여름이 좋다고 너는 말”할 수 있기를, 이 책은 바라고 또 바란다.

고조되는 시간에 따라
어긋나는 방식으로 채워지는 여름 풍경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계절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순환될 수 있도록 시를 배치했다. 각기 다른 여름의 순간을 살았던 시들은 저마다의 자리에 놓여 모두 하나의 여름 속을 흐르는 방향이 되어준다.

첫 시 「파수」에서 “운동화를 적시며 여름이 오고 있었다”고 나직이 읊조리며 다가오는 올여름에도 우리가 지킬 것과 어길 것이 많아지리라는 예감을 던진다. 지키는 것과 잃는 것은 여름을 지내는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여름이 오기 전에” “이사할 것이”라는 그를 보며 지금부터 혼자를 견뎌야 할 사람(「자립」), “봄부터 차오른 푸를청 푸를청 청귤”마저 사라져 소실될 기억과 사랑을 알면서도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청귤」), “물놀이를 하러” 해변에 와 “벗고 뛰노는 몸들”(「랑헨에서」) 등, “내가 잠시 다른 것이었던/ 여름”(「파랑」)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여름이 곧 하나의 삶의 양식임을 몸소 배운다.

여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계절의 끝을 감지하는 시인들의 기질은 책 속에서 선행적으로 흐르는 여름을 읽을수록 강렬한 색채적 이미지와 활달한 움직임으로 전개된다. “당신이 잠든 사이 몰래 밖으로 나가/ 공원 벤치에 한참을 앉았다 돌아”(「밤 산책」)오듯, 여름밤을 떠도는 발걸음들은 우리가 계절 속에 놓이면서 빠져드는 상념들을 불러 세운다. 여름이 지닌 풍성한 색감은 고유의 계절감이나 물성으로 충분히 감각된다. 장미, 능소화, 코스모스, 체리, 수박, 보리수 열매 등 여름을 상징하는 식물과 과일 들이 모여 끝말잇기를 하듯 초여름부터 한여름, 그리고 늦여름까지 한 계절이 지나가는 흐름을 이어간다. “햇빛의 아가리가 풀밭을 집어삼”(「바깥 산책」)키듯 눈부신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장마 구간을 지나면서 “비의 공습”(「비의 공습」)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슬픔에서 반드시 기어 나왔다는 사실”(「얼굴」)에 도달하는 이 모든 여름의 순간은 우리가 펼친 사랑이 홀로서기에 이르는 여정을 향해 성실히 나아간다. 풍부한 표정들로 가득했던 여름은 이제 “사랑의 끝”이자 “세계의 끝”(「세계의 끝」)에 놓여 “어제보다 헐거워지는 포옹”(「장미의 방식」)을 맞이한다. 빛이 가득한 사랑과 빛이 희미한 사랑 사이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얻으며 “가지 않은 길을 가볼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 짓는 손깍지는 함께한 것일 수도, 홀로 한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손가락이 서로 어긋나야만 비어 있던 간격을 채워주며 손깍지라는 모양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직 여름만을 말하는 시, 여름이 주인공인 시, 여름 속에서만 만나고 헤어지는 시들로 가득한 이번 책 『포옹이 풀어지는 계절』은 한 계절에 대한 무한한 찬사이자 어긋남으로써 사랑이 온전히 붉어지는 모양을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또 다른 색깔의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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