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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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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메모를 지우다 내 미래를 지울 뻔했다
네가 갈겨놓은 그림 속에서 네 무의식을 읽을 수 있구나 불안과 트라우마가 가득하구나 스트레스를 줄이라니 가혹하지 이따위 쉬운 말 ---「권민경_낙서 금지」에서 바람은 창에서 멈춥니다 새는 부딪혀 떨어지고요 통유리 안에 사는 당신이 한밤중 환한 전등을 켜자 놀라울 만큼 멀리까지 당신은 보이고 말았습니다 ---「김상혁_유리 인간」에서 이 사각은 너무 부드럽고 탄력적이다 그로기상태의 상대 같은 구석은 아늑하다 몰리는 일, 한없이 쓰러지고 싶은 곳 얼굴에 빗방울을 받고 싶은 그곳 ---「김철_링」에서 파도체의 소리 나는 푸른 사인을 해볼까 어기적어기적 저 오랜만의 두꺼비 머루 같은 눈빛도 ---「유종인_만년필」에서 꽃은 지는데 사람이 더디 온다는 몸부림을 꽃샘바람이라 한다 곁이 비었는데도 울렁거리는 까닭을 환생이라 한다 ---「전영관_환생들」에서 희고 매운 건 현실이고 검고 순한 건 몽상이라서 ---「한연희_나타샤 말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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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시리즈
한국 문학의 눈부신 결산 소설집 9종, 앤솔러지 시집 1종 출간 이 책은 경기문화재단 주관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으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원, 그들의 작품을 시리즈로 출간하는 기획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올해 출간되는 시리즈는 9명의 소설가들이 참여한 소설집 9권, 13명의 시인들의 신작시를 묶은 앤솔러지 시집 1권으로 구성돼 있다. 온몸으로 건져 올린 발칙하고 싱싱한 언어들, 시대를 감싸 안는 빛나는 감수성이 오늘의 소설, 시의 면면을 보여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올 한 해 우리 문학의 눈부신 결산 중 하나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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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단에서 각 세대와 경향을 대표하는 열세 명 시인들이 모여 새로운 음역(音域)을 창출해낸 멋진 시집이다. 협착한 동인(同人)의 의미망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개성을 최대치로 구현함으로써 이들은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세상을 함께 내다보는 창(窓)을 소담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앤솔러지는, 자신의 제목처럼, 싱싱하기 그지없는 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동시대의 힘찬 기율과 기운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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