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무당인 나에게 김해자 시인은 존경할 만한 인간이자 만신萬神이다. 나는 김해자에게 어떤 ‘자매 됨’을 느낀다. 진정한 ‘자매 되기’란 성별이나 나이, 위치, 혹은 종교를 떠나 사람과 사람이 연대함을 뜻한다. 즉 김해자와 자매가 되는 일은 조금 단순해지는 것, 더 ‘인간적’이 되는 경험이다. 무엇이 귀하고 소중한지 잊지 않는 마음은 우리를 아주 근원적 연대의 상태로 이끈다. 자신을 ‘점쟁이’로 낮추고 있으나 그녀가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이웃’ 의 희로애락은 미신이 아니다. 김해자 시인은 모든 아픈 사람, 이웃의 자매이다. 그녀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한 위로를 글로 쓴다. 그것이 그녀가 믿으며 우리가 전해 듣는 신神, 김해자 시의 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