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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말
여는 시: 연 날리기 -강성은 1부: 너는 새가 물어 온 가장 자랑스런 나뭇가지 일인용 은하와 무설탕 쪽지 -이혜미 | 밤의 신비 -이원 | 너에게 -박시하 | 이불 -안태운 | 함께 떨어지며 열리는 -김리윤 2부: 축하하는 식탁 편지 -김승일 | 그 선물 -김유림 | 음음 -배수연 | 임박 -오은 | 미리 하는 축하 -이훤 | 축하를 전하며 -백은선 | 리본 체인 -서윤후 | 축하하는 물 -이제니 3부: 혼자 걸으며 알게 되는 것도 있다 저녁 빛 이울고 있는 -유희경 | 저녁에 살피는 시 -김복희 | 이 별과 이미지 사이에서 -김현 | 위로의 성분 -임지은 | 축복합니다 -권민경 | 이번 여행에서 만나는 건 사랑이 아니다 -김연덕 | 솔방울 줍기 -안희연 4부: 우리가 걸으면 미래는 아문다 커밍 쑨 -신해욱 | 우리가 걸으면 미래는 아문다 -김선오 | 어서오세요 -김소연 | 여력 -성동혁 | 이 세계에서도 저 세계에서도 네게로 -이소호 | 날개의 무게 -유계영 | 숨 고르는 주역 -이기리 | 백지에게 -육호수 맺는 시: 끝이 좋으면 다 좋아 -황인찬 시인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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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자라고
머리가 길어지고 상처가 몇 번 생겼다가 더 단단해진 얼굴로 내 앞에 서 있다” ---「강성은, 연 날리기」중에서 “난 여기 있을게 또 다녀와 새로운 다정에게로” ---「이혜미, 일인용 은하와 무설탕 쪽지」중에서 “밤은 당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조명을 켜주고 싶은 시간의 문지기. 밤의 편지가 미래에 도착해 있어요. 보낸 것은 다정 아니고 신비.” ---「이원, 밤의 신비」중에서 “살아가는 내내 빛을 내는 스러질 때는 빛을 기억해 내는 너는 기적, 꿈에서도 그리워하는 소중한 산들바람.” ---「박시하, 너에게」중에서 “안개같이 난무하는 은하를 보오 이불을 통과하는 샛별들을 보오 그 이불을 드려요 꽃다발 모양을 만들어서” ---「안태운, 이불」중에서 “너무 활달한 기억들이 그 눈 위를 사방팔방 뛰어다녀서. 출렁이는 물의 꼭짓점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어서.” ---「김리윤, 함께 떨어지며 열리는」중에서 “축하는 처음에 몰려 있고 뒤로 갈수록 잦아드는데 이 사람의 축하가 거의 마지막이겠구나 싶은 순간이 오는데” ---「김승일, 편지」중에서 “그것은…… 당신이 나를 위해서라면 준비할 그 모든 선물의 포장지의 첫 장(章)이다.” ---「김유림, 그 선물」중에서 “축하는 무성영화처럼 음이 없을 때에도 색이 없을 때에도 음음-“ ---「배수연, 음음」중에서 “별걸 다 축하할 수 있어서 함께 축하해야 별것이 별것도 아닌 것이 되니까 내일이 매일이 되니까” ---「오은, 임박(臨迫)」중에서 “그걸 하려고 레이븐은 하루 한 권씩 시집을 펼치고 시를 읽다 보면 밤이다 레이븐이 레이븐을 미리 축하하는 방식” ---「이훤, 미리 하는 축하」중에서 “다시 너를 만난다면 돌려줄 거야. 축하해. 어둠으로 쓰인 말을. 너의 가슴 속에 살고 있는 나무들이 한꺼번에 무너지게. 진심으로 축하해.” ---「백은선, 축하를 전하며」중에서 “시는 종이 사슬 너에게로 건너가는 방법” ---「서윤후, 리본 체인」중에서 “너는 너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 너는 너의 형상을 조각할 수 있다. 이름 붙이기 전에 이미 지나가는 것들. 이름 부르기 전에 다시금 태어나는 것들. 너는 축하하는 물을 마신다. 축하하는 물이 도처에서 흐르고 있다.” ---「이제니, 축하하는 물」중에서 “지금 나는 이것이 희망에 대한 소박한 은유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유희경, 저녁 빛 이울고 있는」중에서 “내일 아침에 할 일 중 당신은 시를 끼워두지 않았지만 당신의 시가 제일 먼저 마중 나와 있을 것이다 당신과 저녁을 나누려고 새벽부터 기다릴 것이다” ---「김복희, 저녁에 살피는 시」중에서 “혼자 먹는 밥 혼자 마시는 커피가 알려주는 것도 있다 내가 이렇게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니 말하지 않아야 나와 대화할 수 있다니” ---「김현, 이 별과 이미지 사이에서」중에서 “위로는 초코바처럼 허리가 길어서 한 손으로 잡고 먹기에 좋았다” ---「임지은, 위로의 성분」중에서 “내가 받은 축복들은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잘 자라고 머리를 흩던 손 그것이 인간을 살게 함을 되새긴다” ---「권민경, 축복합니다」중에서 “나만 알아보는 나의 입체를 열어 다시 누군가를 지나게 하는 일. 순간적으로 심장 전체가 정확하게 눈부셔지는 일.” ---「김연덕, 이번 여행에서 만나는 건 사랑이 아니다」중에서 “솔방울 속에서 세상에 없는 언어를 배우고 방문을 열고 걸어 나오는 내가 될 수 있다” ---「안희연, 솔방울 줍기」중에서 “온다. 올 것은 온다. 어느새 온다. 나는 길동무가 되어. 와야 한다. 와야 한다. 함께 길을 트며 되뇌는 수밖에 없었다.” ---「신해욱, 커밍 쑨」중에서 “서로의 몸이 차다 우리는 호수의 반짝이는 표면을 가로질렀지 호수에 두 개의 긴 흉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금세 아물었다” ---「김선오, 우리가 걸으면 미래는 아문다」중에서 “으리으리한 식당에 광활한 식탁 위에 일인용 앞접시 옆에 가장 작은 접시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흘러내리지 않기 위해 무릎을 더 끌어안는 우리들” ---「김소연, 어서오세요」중에서 “서로의 말이 기억나듯 박자가 어긋나면 어긋나는대로 고개를 끄덕이자 너의 질문이 노래였던 걸 나의 대답이 시였던 걸 믿어보자” ---「성동혁, 여력」중에서 “너와 나는, 또 다른 우리로 남아 계속 여기서 여행을 하면서 살아갈 거라고 다른 세계에서는 우리가 거기 있을 거라고 해변에서 손을 잡고 걷고 있는 우리가, 산에서 별을 보고 있는 우리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우리가, 여전히 거기 있을 거라고” ---「이소호, 이 세계에서도 저 세계에서도 네게로 - 절대 좌표의 밤」중에서 “너의 음악은 너였던 적도 있고 나였던 적도 있어서 따라 부르기에 좋았지 세상의 비밀을 엿듣듯이 누군가 돌림노래의 뒤를 서성이고 있다” ---「유계영, 날개의 무게」중에서 “너를 구하는 일이 나를 구하는 일이었는데 숨을 다 고르고 나면 이야기보다 먼저 도착한 대화가 들릴 거야 그걸 쥐고 계속 가야지” ---「이기리, 숨 고르는 주역」중에서 “너의 눈에 새하얀 백지가 비치면 좋겠어 그래서 너의 눈동자 속, 여기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는 우리가 너에게도 보인다면 좋겠어 나는 여기 있어 너도 잠깐 여기로 와서 너로부터 쉬었다 가면 좋겠어” ---「육호수, 백지에게」중에서 “함께 박수치자고 말해도 돼 잠깐 쉬었다 가자고 그래도 돼 그냥 혼자 갈게요 말해도 돼” ---「황인찬, 끝이 좋으면 다 좋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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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간이자 출판사인 재미공작소가 첫 앤솔로지 시집을 선보인다. 오픈 15주년을 기념하며 ‘축하’의 의미를 각별하게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동안 재미공작소의 문학 행사, 전시, 출판 활동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이어온 시인 30명-강성은, 권민경, 김리윤, 김복희, 김선오, 김소연, 김승일, 김연덕, 김유림, 김현, 박시하, 배수연, 백은선, 서윤후, 성동혁, 신해욱, 안태운, 안희연, 오은, 유계영, 유희경, 육호수, 이기리, 이소호, 이원, 이제니, 이혜미, 이훤, 임지은, 황인찬-에게 “각자의 축하, 위로, 격려, 응원을 담은 축시” 한 편씩을 청했고, 섬세하게 빛나는 조각들을 품은 서른 편의 시가 차례로 당도했다.
축하하는 마음이란 어떤 걸까. 물론 ‘축하한다’는 한 문장만으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보다 선명하고 구체적인 모양의 마음이 필요할 때도 있다. 여기 우리 시대의 훌륭한 시를 빚는 시인 30명이 시로 건네는 다채로운 형태의 축하, 위로, 격려, 응원이 “축시집”이라는 포장지 안에 곱게 담겨 있다. 재미공작소가 정성으로 만든 이 책이 여러분에게 선물처럼 가닿을 수 있다면, 그리고 독자들이 자신에게 혹은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은 다정한 조각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