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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사과 | 길고 하얀 구름 | 솔로몬 | 던스 | 물질적 존재라는 행운 | 마리아와 소멸의 전당들 | 크래커벨 | 수지 | 만년의 농밀한 작품 | 자정 급행 | 얼추 그 방향 | 지상의 실패 | 참치와 연극 | 갑자기 | 모르는 사이에 | 어두운 구석 | 차렷! | 작은 시냇물 | 내 두개골에 대한 명상 | 북풍 | 행복 | 로레인 | 결국론자 | 지금 장례식 얘기를 하는 건가? | 친구 | 수도승에게 보냄 | 목욕 시간 | 서치라이트 | 나는 한 시간도 조용히 못 있는다 | 홀로인 플루트를 위한 간주곡 | 숲의 은방울꽃 | 어느 여름날 아침, 책을 짐 상자에 싸며 낙담한 채, 사료飼料가 될 운명이었던 어느 책의 문장들을 빌려 쓰다 | 피사로의 부하들 손에 죽임을 당한 아타우알파 | 단독의 꿈 | 인내 | 가볍게, 아주 가볍게 | 잉글눅 | 슈퍼볼 | 물봉선 | 펼쳐짐 | 세쿼이아 | 그 쪽지 | 특별 배달 | 새로운 새벽 | 닉시 | 작은 여행 책 | 그랜마 모지스 | 오스라 공주의 마음 | 릴리언 | 겨울공중제비 | 목적지 | 생일 축하해 | 기원 신화 | 케이크 | 아침형 인간 | 멸종의 서약 | 우리가 만난 방식 | 심부름 | 버터 축제 | 3월 30일 | 핼러윈 | 부토니에르 | 창세기 | 낙엽들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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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Ruef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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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그것은 침묵이었고
나는 그 침묵을 입에 물고 헤엄을 쳤지 저 예쁜 진홍빛 점과 스르르 미끄러지며 흘긋대는 거대한 이에게 귀 기울이며, 내가 들은 것이 사랑의 밤인지 밤의 사랑인지 모르는 채, 그런 것이 내가 얻은 앎이었지 그 길고 나른한 수영을 하는 동안. ---「물속 사과」중에서 그 즉시 나는 느꼈다 실패해야 할 세월이 너무나 많아서 그 세월들을 하나하나 모조리 실패해 낸다면, 내게 두 겹의 삶이 주어지리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걸 취했다. ---「크래커벨」중에서 내 얼굴은 대지에 박힌 압정 하나 쓸모없는 세부들 속으로 하강하는 홀린 사색이라도 하나 지어드릴까요? ---「만년의 농밀한 작품」중에서 한 명씩 그들은 걸어 나와 차로 향했고 그들은 하나같이 울고 있었다… 마치 온종일 어느 섬을 탐험했는데 나중에야 그게 자기 얼굴의 윤곽이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처럼… ---「지금 장례식 얘기를 하는 건가?」중에서 밤이 내리고 온 세상의 텅 빈 친밀함이 거품이 일도록 내 심장을 채웁니다. 과거는 입에 손전등을 문 채 이 한 지점까지 터벅터벅 걸어왔고 개울물에 빠집니다. ---「수도승에게 보냄」중에서 어쩌면 우리의 머릿속은 우리가 모르는 것들로부터 빠져나온 깃털로 가득 차 있는지도 ---「피사로의 부하들 손에 죽임을 당한 아타우알파」중에서 평범한 눈길 아래 폭발물이 살고 있다. 시장에 가라. 이 모든 걸 알아내라, 세상 모든 걸 알아내라. ---「심부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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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알아내는 것―그게 바로 위대한 모험!"
세상의 모든 별난 틈새를 향하여 이 시집은 질문하기를 그만두지 않는 자의 기록이다.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 그게 바로 위대한 모험이라고 「심부름」은 선언하는데, 생일 케이크 위 글씨가 치약이었다는 걸 알아내는 것과 신이 세상을 만들고는 남은 돌덩이들을 무더기로 던져두고 떠났다는 걸 알아내는 게 한자리에 포개진다. 《뉴욕 타임스》가 이 시집을 두고 "작은 순간들을 광대한 시야로 기록"한다고 평한 것도, 이런 대목을 염두에 둔 말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며 어쩌면 질문을 거두고, 한 번 눈에 담은 세상이 전부라 믿으며 무뎌져 가는지도 모른다. 『던스』는 케이크 위의 글씨, 서랍 속 시침핀, 창밖의 갈매기 울음 같은 무심히 지나칠 세부를 마치 처음 마주한 풍경처럼 새롭게 감각하게 만든다. 바보란 세상을 아직 다 알지 못한 사람이고, 그렇기에 세상이 여전히 놀라운 사람이다. 세상이 여전히 놀라운 사람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나는 한 시간도 조용히 못 있는다」의 화자는 제비꽃에게 말을 걸고, 「세쿼이아」에서는 그릇 안에 기른 이끼 위에서 작고 실감 없는 사슴들이 언덕을 내다보며 물을 찾는다. 이토록 궁금해하는 사람 앞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법이다. 루플 자신도 연필에게, 봉제 인형에게, 샤워실의 거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온 사람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주변의 사물들과 교감하니까요."(《브루클린 레일》 인터뷰) 부러진 양치기 도자기 인형, 뷔페 채소 쟁반 위에서 무 그네를 타는 작은 남자, 딱정벌레들의 행렬. 이 시집은 그렇게 작고 별난 것들과 두루 교감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어머니의 죽음이 고요히 가라앉아 있다. 예고 없이 사소한 틈새로 슬픔이 스며들 때조차 시인은 웃음과 슬픔 사이에 섣부른 다리를 놓지 않는다. 슬픔의 무게에 짓눌리는 쪽을 택하는 대신, 「부토니에르」의 화자처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들을 묵묵히 꼽아볼 뿐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 동물들 사이의 야생적인 짓들을 지켜보는 일, 친구들과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일. 늘 곁에 있었으나 한 번도 온전히 응시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문득 말을 걸어오는 순간을, 시집 『던스』는 선명하게 열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