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은 호흡과 같다. 들숨과 함께 몸 깊은 곳까지 다다른다. 그의 글이 그렇다. 코로 맡지만 폐까지 다다르는 문장들이다. 들숨과 함께 베를린의 공동묘지까지, 그리스의 작은 섬 이드라까지, 학의천의 아카시아 나무와 가족들의 아침 식사 냄새가 들어오는 문틈까지 다다르게 된다. “우리가 마주하는 풍경엔 그것과 조응하는 냄새”가 있다는 말을 들은 후 지척에 있는 것들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놓치고 있는 풍경이 많단 걸 깨닫고 이내 애달파졌다.
‘죽음의 거주지에서 생명’의 냄새를 맡는 그의 성정을, 감각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문장이 인쇄된 책에선 어떤 냄새가 날까. 식물 같은 그처럼, 숲을 지키던 나무의 굳건한 냄새가 있을 것을 믿는다. 그것이 우리의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자랄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