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기반으로 이미지의 생성과 전달, ‘보기’에서 파생되는 관계에 주목하는 작업을 한다. 비물질 이미지와 물질 이미지 사이의 간격과 뒤섞임에, 그리고 의도와 우연, 개체와 사물, 매체 각각의 의지와 이미지가 중첩될 때 일어나는 경험에 관심이 많다. 시집 『투명도 혼합 공간』(문학과지성사, 2022)이 있다.
매일 넘어지던 시간, 흰 셔츠 윗주머니에 진은영의 시를 넣고 다닌 덕분에 새빨간 버찌 얼룩을 잔뜩 묻힌 채로도 다음으로 갈 수 있었다. 넘어진 자세 그대로 움직일 수 없어도 넘어진 자리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힘껏 멀리 온 여기서 다시 우리들의 시인, 진은영을 기다린다. 다른 우리로, 다시 우리로.
사랑은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이름을 꼭꼭 불러주는 것. 그리하여 너의 이름을 부르면 넌 무슨 간식이라도 주는 줄 알고 벌써 꼬리를 흔들지. 동물이 주는 슬픔은, 사람보다 압축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를 보는 데서 오는 슬픔이고, 동물이 주는 위안은, 우리가 똑같은 심장을 나누어 가진 짐승이라는 점이고, 동물이 주는 기쁨은, 사람보다 단순한 삶을 산다는 점에 있어. 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