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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본다
신해욱 산문
신해욱
문학과지성사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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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空冊
2 북쪽 창
3 독고숙의 블로그
4 남쪽 창
5 헬멧을 쓴다
6 우먼센스
7 북쪽 창
8 북행 열차
9 밤의 소리
10 은미네
11 liquid winter

작가의 말
미주

저자 소개 1

1974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무족영원』, 산문집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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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91쪽 | 198g | 120*185*11mm
ISBN13
9788932039299

책 속으로

창밖엔 눈이 쌓인다. 눈 위에 눈 그림자가 날린다. 소리는 없다. 흩날리는 음소거의 풍경. 백색소음에 갇힌 기분이다. 색소에 소리가 흡수된다. 없는 소리가 백색 입자로 응결된다. 백색소음 같은 글을 쓸 수 있다면. 공책을 편다.
--- p.12~13, 「空冊」 중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픽션이 섞이지 않은 글은 없다. 과학적인 글의 논리와 가설도 일종의 픽션이고 에세이에 담긴 생각과 판단도 넓은 의미에서는 픽션이다. 추구하고 기대하는 바가 픽션이 아닐 뿐이다.
--- p.84, 「헬멧을 쓴다」 중에서

풍경화를 지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제목을 가린다면 어디가 어딘지 알 길 없는 숲과 바다와 들판과 거리에 내 마음은 미치지 않았다. 지금은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의 눈에 내 눈을 겹쳐보곤 한다. 창밖을 본다. 직하하는 빛이. 비끼는 빛이. 투과하는 빛이. 반사되는 빛이. 신엽과 구엽과 상엽과 하엽에 닿아 만드는 저 무한한 찰나의 녹색을 팔레트에서 내 손으로 직접 재생시키면 좋을 것이다. 캔버스에 붙잡아두면 좋을 것이다. 창밖의 일기를 쓰는 나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 p.122, 「북쪽 창」 중에서

나는 다른 하루 속에 있다. 감은 눈 속으로 잠은 오지 않았고 잠 없이는 하루와 하루 사이에 금이 그어지지 않는다. 달력의 날짜가 바뀌고 밤이 물러가도 하루는 끝나지 않고 하루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럴 때 하루와 하루를 가르는 것은 창문이다. 창밖엔 오늘이 시작되고 나는 어
제를 이어가고 있다. 나의 오늘은 계속되는데 창밖엔 내일이 흐르고 있다.

--- p.185, 「liquid winter」 중에서

출판사 리뷰

‘쓰다’의 매혹이 만드는 경계 없는 산문의 세계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2차분 2권 출간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의 2차분으로 백민석 『과거는 어째서 자꾸 돌아오는가』와 신해욱 『창밖을 본다』가 동시 출간되었다. 2019년 김소연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이광호 『너는 우연한 고양이』 등으로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이래 2년 만이다. 2022년에는 나희덕, 하재연, 한유주 등의 산문으로 3차분이 출시될 계획이다.

〈문지 에크리〉는 지금까지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다. 에크리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뜻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유는 이 시리즈가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지 에크리〉는 무엇, 그러니까 목적어의 자리를 빈칸으로 남겨놓는다. 작가는 마음껏 그 빈칸을 채운다. 어떤 대상도 주제도 될 수 있는 친애하는 관심사에 대해 ‘쓴다’. 이렇게 태어난 글은 장르적 경계를 슬쩍 넘어서고 어느새 독자와 작가를 잇는다.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과 좀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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