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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당도한 한강의 기록들]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신작. 수상 이후 처음 펴낸 책엔 소설에 관한 이야기와 미발표 시, ‘북향 방’과 ‘정원’을 얻고 쓴 일기가 담겼다. 세계와 인간에 관해 묻고 답하며 글을 써온 작가. 일상에 깃든 생명을 마주한 경의, 계속되어야 할 희망과 사랑에 대한 한강의 기록을 마주해보자. - 에세이P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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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7
가장 어두운 밤에도 31 출간 후에 37 작은 찻잔 59 코트와 나 65 북향 방 68 (고통에 대한 명상) 70 소리(들) 72 아주 작은 눈송이 81 북향 정원 85 정원 일기 99 더 살아낸 뒤 165 |
Han Kang,韓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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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 「빛과 실(2024)」 중에서 “그렇게 덤으로 내가 생명을 넘겨받았다면, 이제 그 생명이 힘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생명을 가진 동안 써야 하는 것 아닐까? [......] 허락된다면 다음 소설은 이 마음에서 출발하고 싶다.” --- 「출간 후에(2022)」 중에서 “이제 나는 햇빛에 대해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작은 ㄷ자 형태로 지어진 이 집은 바깥으로는 동쪽 창이 없다. 하지만 안쪽 마당을 바라보는 조그만 서고에는 있다. 햇빛은 가장 먼저 그 작은 동창을 비춘 뒤 성큼성큼 대문 안쪽을, 그다음엔 부엌 창을 비춘다. 남중한 태양이 비스듬히 쏘아내는 빛이 이윽고 마루에 가득 찰 때, 그 단호한 속력에 나는 매번 놀란다.”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 「북향 정원(2022)」 중에서 “내 작은 집의 풍경에는 바깥 세계가 없다. 중정이 주는 평화. 내면의 풍경 같은 마당. 행인도 거리도 우연의 순간도 없다. 그걸 잊지 않으려면 자주 대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내향적인 집에도 외부로 열려 있는 방향이 있다. 마당의 하늘. 그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오래 보고 있었다.” --- 「정원 일기(2021년 12월 18일)」 중에서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 「1979년 4월, 중철 제본 책자」 중에서 이상하지 않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우리를 두껍게 만든다는 것 두렵지 않아? 결코 통과한 적 없는 시공간의 겹들이 우리를 무겁게 만든다는 것 희망이 있느냐고 나는 너에게 묻는다 살아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런 것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희망은 있어 --- 「소리(들)(2024)」 중에서 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 기억나지 않고 돌아갈 마음도 없다 북향의 사람이 되었으니까 빛이 변하지 않는 --- 「북향 방(2023년에 쓰고 2024년 『문학과사회』에 발표)」 중에서 |
「문지 에크리」
친애하는 것들에 대한 미지의 글쓰기 ‘쓰다’의 매혹이 만드는 경계 없는 산문의 세계 「문지 에크리」는 1975년 창립 이래 ‘문학과지성 산문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국내외 유수한 작가들의 산문을 꾸준히 발간해온 문학과지성사가 2019년 여름,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새 산문 시리즈이다. 문학평론가 김현과 이광호, 시인 김혜순과 김소연의 산문으로 첫 선을 보인 「문지 에크리」는 이어 시인 신해욱, 하재연, 시와 소설을 쓰는 이장욱과 소설가 백민석까지 문학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왔다. ‘에크리’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 시리즈는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문지 에크리」는 무엇, 그러니까 목적어의 자리를 빈칸으로 남겨놓는다. 작가는 마음껏 그 빈칸을 채운다. 어떤 대상도 주제도 될 수 있는 친애하는 관심사에 대해 ‘쓴다’. 이렇게 태어난 글은 장르적 경계를 슬쩍 넘어서고 어느새 독자와 작가를 잇게 된다.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과 좀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김 현 사라짐, 맺힘 김혜순 여자짐승아시아하기 김소연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이광호 너는 우연한 고양이 백민석 과거는 어째서 자꾸 돌아오는가 신해욱 창밖을 본다 이장욱 영혼의 물질적인 밤 하재연 내게 와 어두워진 빛들에게 한 강 빛과 실 임솔아 산문(근간) 이기성 산문(근간) |